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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란을 만든 김선홍 회장, 그의 열정과 그의 삶을 뒤돌아 본다.

엔란 개발기를 연제하고 있는데요. 제가 쓴글은 아니고 어디선가 우연히 듣게된 글인데.. 사장 시키고 싶지 않고 이런 노력들이 있었다는걸 알리고 싶어 연재하고 있습니다. 당시 자동차 전문 회사의 CEO의 마인드와 시대상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ㅎ



<김선홍회장님과 나>
내가 김선홍회장님을 처음 본 것은 봉고신화로 떠들썩하던 시절인 1982년 T.V.에 출연하여 인터뷰하실 때였고, 두번째는 당시 기아산업 사장이던 그 분이 모교방문하시던 길에 우리 과(기계설계학과) 빈 강의실에서 자동차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연하시던 모습이었다.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나 발전현황,기술수준,공학도들의 역할,21세기 전망등을 말씀하시던 그 분은 무척 야무지면서도 재치가 있는 분으로 기억되었다.

그 때 받았던 기아에 대한 이미지가 가슴속에 남아서인지는 몰라도 그 뒤 4년뒤 제대와 더불어 기아에 입사하게 되었다. 특히,군시절 장교통합숙소에서 절친하던 선배가 제대후 기아에 먼저 입사한 뒤 내 제대무렵 기아에 대해 할 일이 무척 많은 회사라고 조언해 준 것도 하나의 큰 동기가 되었다. 삼성처럼 이미 체계가 잡히고 매사에 관리가 빈틈없는 회사와 달리 기아는 급격한 외적성장에 비해 곳곳에 관리부재와 기획추진력의 빈곤이 눈에 띤다 하였다.

하긴 면접시 교통비조로 나누어주던 낡고 너덜너덜한 5천원짜리 지폐에서 처음 그걸 느꼈고 연수받으며 툭하면 시간계획이 안맞아 하릴없이 대기하는 시간이 종종 발생하는 걸 보고,"그래 이 곳이구나...여긴 내가 할 일이 많은 곳이구나..."싶었다.

그 뒤에도 사내에서나 사외에서 먼발치로 회장님을 이따금 만나는 일은 종종 있었다. 그런 평범한 만남이 아닌 다소 독특한 만남은 1992년 가을 비서실장에게서 전화를 받고 난 뒤였다. 회장님이 보자신다. 그 얼마전 나는 회사가 처한 현실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며 몇날 몇일 생각끝에 회장님께 편지를 써 보냈었다.

회사의 양적성장에 비해 관리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질적성장에 대한 필요성과 6.28사태 이후 관리자계층의 자신감결여 현상,종업원주주제의 새로운 변화 모색 필요, 정보관리뿐 아니라 사내외 문화관리에 대한 관심등을 주 내용으로 한 편지였다. 하지만 한시간가량 회장님과 나눈 대화는 전혀 그런 것과 거리가 멀었다.

김우중회장과 비행기함께 타고 가며 나눈 이야기며 헤드램프 디자인의 추세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주로 하셨다. 아마도 이미 서로 공감하는 아픈 부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일개 대리인 나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는 쪽으로만 생각하셨던 것 같았다.

그 뒤 엘란개발팀에 합류하여 개발을 추진하는 동안 이따금 회장님 모시고 보고회도 가졌었고, 업무를 진행하는 중간에 곳곳에 배어있는 스포츠카에 대한 회장님의 열정과 왜 이런 프로젝트가 필요한 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지금의 기아모테인 서해공업에게 이 차의 생산을 맡기며, 서해의 사운을 걸고 하라는 말씀과 이것이 서해공업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는 말씀의 의미도 이해가 된다. 당시 그룹내에서 골치덩이였던 서해공업을 회장님은 Motor Technology 즉,소량 특수 차량 제작기술과 엔지니어링이 강한 회사로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기아사태가 있기 일주일 전 품의서 결재를 받기 위해 회장실에 들어갔었다. 회사의 운명이 촌각에 놓인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만든 엘란을 제대로 파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며 유영걸사장에게 지시를 내리시고 다음 모델은 벤츠의 SLK를 주목하라고 하셨다. 그렇다. 엘란은 스포츠카에 대한 맛을 처음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다.

이제 진짜 우리 기술로 스포츠카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 시작은 회장님이 하셨지만 그 다음을 누군가가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 엘란, 아무나 타는 차?>
엘란, 아무나 타는 차가 분명 아니다. 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차이기에... 또한 아무나 만드는 차도 아니다. 왜? 모두의 무관심과 냉대속에서도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없다면 결국 포기하게 되니까... 그런 차는 결국 아무나 팔지도,아무나 고치기도 어려운 차인 것이다. 『Car Mania』. 사전대로 해석하면 『자동차광』이고,광은 나쁘게 말하면 『미친놈』인 것이다.

그렇다. 미치지않고는 만들수 없고 미치지 않고는 사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같이 미칠 수 있는 사람만이 팔기도 하고 고쳐주기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미친다는 것은 중독성과 전염성이 강한 것 같다. 곁에 가까이 있다보면 맛을 느끼게 되고, 일단 맛을 느끼게 되면 쉽게 끊기도 어려워지는 법이다. 그러나, 역시 미쳐도 곱게 미쳐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일게다.

콜린채프만의 백야드빌더 정신과 엘란이 길거리 건달을 위해 만든 차가 아니라는 개발 철학을 이해한다면...

엘란은 나름대로의 멋과 맛이 있는 차다. 따라서 엘란의 고객을 크게 분류하다보면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우선 멋보다는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엘란동호회의 김현민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물론 이들도 멋을 즐긴다.

하지만, 엘란의 멋보다는 맛을 즐기는 걸 훨씬 선호하게 된다. 오직 관심이 차에 가 있을 정도의 중독성도 심한 편이다. 다음은 맛보다는 멋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개 나이가 많은 편이다. 엘란을 타면서부터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말씀도 하신다.

젊은 층에도 이 부류는 꽤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젊은층 중에 이 부류는 대개 자기돈으로 구매하지는 않는 것 같다. 마지막 세번째가 맛과 멋을 반반씩 나누어 즐기는 부류이다. 아마 나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나 생각된다. 엘란동호회에도 꽤 많은 분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하이텔 엘란동호회와 어울리면서 또하나 재미있었던 점은 엘란보다는 P/C통신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엘란동호회를 구성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세가지 유형은 참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즉, 수단은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고 그렇다고 함께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서로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인 엘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동호회를 보다 활성화시키려면 이런 세부류를 나름대로 소모임화내지는 분과화해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글로써 접할 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특정장소에서 목적을 갖고 모여보면 이러한 성격의 차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모두들 엘란을 사랑하고 엘란을 나름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기나름대로의 엘란을 즐기는 방법을 계발하고 연구할 수 있게 동호회들은 성격을 잘 조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엘란,진짜 아무나 타는 차가 아니다. 주위의 비난도 선망의 시선도 감내한 마당에 보다 더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겸손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차라고 본다. 이런 소리도 아무나 하는 소리가 아닐 지 모르지만...

<스포츠카에 대하여>
도요타의 2세대 MR2를 개발한 아리마 가쯔토시는 일본의 스포츠카 역사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스포츠카를 "speciality car나 고성능 스포츠세단의 거주성을 어느 정도 희생하고, 경주용차가 일반 도로를 달리는 데 필요한 법률요건을 부여 해서, 스타일과 동력성능을 특화시킨 차이며 두 사람이나 그보다 많이 타는 자동차로써, 주문생산 스포츠카와 양산 스포츠카로 크게 분류된다. 양산 스포츠카는 Luxury, Medium, Light weight 스포츠카로 분류될 수 있다." 라고 말한다.

나아가서 "스포츠카는 기분을 전환하고,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 차다. 따라서 일상생활과 일에서 자아가 해방되고, 무념의 상태에서 본질의 자신 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근처를 한 바퀴 달리고 나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기분을 느끼는 자동차가 스포츠카라는 것이다.

즉, 마음의 휴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스포츠카의 운동성능에 대해서도 명쾌한 정의를 내렸다. "스포츠카는 경주용차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경주로(circuit) 를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경주용차는 운동신경이 특별히 뛰어나고, 눈치빠른 사람 중에서 철저히 훈련을 받은 특정의 운전자에게 맞춰 서스펜션 튜닝이 고려되어 있지만, 스포츠카는 어느정도 훈련을 받은 불특정 다수의 보통 사람이라도 경주로를 안심하고,매끄럽게 달릴 수 있어야 하며, 전문운전자는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몸을 통해 지구와 우주(뉴톤의 운동법칙)를 느낄 수 있는, 일상을 벗어난 다른 차원의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MR2: midship engine rear drive의 첫글자와 2인승의 의미)

다음편 엘란 개발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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