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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오너쉽의 아쉬움과 한국 거대 인터넷 기업의 한계

최근 몇일간 NHN 창업주이자 현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위치에 있는 이해진 의장의 발언이 구설수가 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현재의 NHN 상황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이자 내부 구성원들의 분발과 조직에 대한 긴장감 제고를 위한 제스쳐 였을지는 모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의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은 제가 일전에 쓴 글 "모바일 위기감 반영한 NHN, 통제 중심 문화로 복귀?"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NHN 내부 강연내용 "이해진 "편해서 네이버 왔다는 직원에 억장 무너져"을 보면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기자와 개발자 분들의 시각을 볼 수 있는 반박글", "NHN 개발자들이 떠난 이유를 이해진 CSO는 정말 모를까?", "NHN 개발자들은 왜 떠나는가?", "내 경력에는 조기축구회 4년이 있다." 보시면 현재 상황에 대해 NHN 외부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위 글을 먼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부터는 지극히 제 입장과 관점에서 쓰는 글이니 말입니다.


NHN 이해진 의장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반발의 이유는 인터뷰 내용만으로 봐서는 100% 진실인지 기자가 일부 오도해 썼는지는 모르지만 내용에 반발심을 키울만한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NHN 치열함이 없어졌다 - 성장기 벤처 마인드 지적", "맹목적 내부 혁신 요구 - 치열한 혁신적 구조가 부족함 이야기" 대략 이런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수혈 된 개발자들이 언급한 "편한 직장론"을 빗대며 NHN이 조기 축구회 수준의 회사냐는 일성을 남깁니다.


내용을 곡해하지 않고 가능하면 이해진 의장 입장에서 이 인터뷰를 해석해 보려고 노력한다면 이런 내용으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생하는 직원을 위해 업무시간, 사내 환경, 체계적인 회사와 조직 구성, 다양한 복지와 근무환경등을 제공했지만, 네이버 내부적으로는 벤처 초기의 치열함과 열정이 부족하고 나아진 삶의 질에 비해 개발적 퀄리티나 결과물이 좋지 않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과거 같이 않게 최근에 다음 마이피플, 카카오톡에도 밀리는가 하면, 모바일 영역에서 거센 구글의 추격등에 고전하고 있어 위기감을 느껴야 하지만 "편하게 일하려고 네이버로 옮겼다"는 이야기등을 통해 네이버가 나태해졌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CSO로서의 긴장감과 걱정이 과하게 내부 비판으로 이어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IT 인들과 개발자들은 왜? 격분하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미 NHN은 대기업 수준이 되었고 임직원도 수천을 해아리는데 벤처 마인드를 강조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과 벤처 마인드를 위해서 조직의 유연성을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현재의 위기감을 직원들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부분들이 기분 나빴을 것 같습니다.


또, 외부 SI 업체에서 NHN으로 이직한 개발자의 말처럼 회사를 쉽게 생각한다는게 아니라 개발 환경적인 부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부분을 NHN이 경쟁 IT 업체들에 비해 일하기 편하다는 식으로 곡해하는 부분등이 CSO로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는 반대 급부의 이야기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면 당연히 팀간, 직군간 충돌도 생기고 성과의 이해 득실이 온전하게 모든 조직원에 공정 배분되지 못하는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가 생겨도 마케팅, 기획자들로 그 성과가 넘어간다고 생각하는 개발자들과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현재 NHN의 위기감의 원흉으로 탓하는 듯한 분위기가 그들로 하여금 격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해진 의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잘하고 있을까?

위에 제가 링크 걸어드린 내용들을 보면 내부 단속에 앞서 임원진의 자가 반성이 먼저 지속된뒤 이런 문제가 불거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심정입니다. 결국 아래 직원이야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정한 전략과 비전아래 움직이는데 최근 몇년간 제대로 상황 판단도 못하고 어기짝나는 결정만 해와 놓고 그 탓을 직원들에게 돌리니 성이 안나겠습니까?


대표적으로 모바일 붐 일어나던 시기 NHN 내부의 모바일 센터를 없앴다고 합니다. 메신저 서버스가 모바일에서 킬러 서비스로 정착 되려는 시기에는 네이버 폰 서비스를 없애기도 했고, 일본 검색 시장 진출에 진출하고, 일본 라이브도어 인수, NHN 비즈니스 플랫폼을 분사하며 돈버는데만 열중한데 반해 미래 전략과 비전 제시에 소홀하고 이런 투자 과정에서 성과를 만들지도 못하는 무능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모 기자님의 작성한 글을 보면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NHN은 성골과 진골 같은 보이지 않는 신분이 많은 사업을 좌지우지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 바닥에서 일한 사람들은 한 두번 들어 본 게 아니죠. 서울대와 KAIST로 대변되는 유능한 인재들이 모든 걸 다 장악하고 있고, 일을 해도 그 후배들에게 일감을 주고 그렇지 않은 학벌의 친구들에게는 제대로 기회도 안준다는 것이죠. 저는 설마라고 이야기하지만 많은 이들은 설마가 아니라고 합니다. 유능한 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건 당연하겠지만 서울대와 KASIT만 나온다고 유능한 인재인가는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본적으로 벤처 마인드를 요구 할때에는 벤처 마인드로 일하고 동등하게 그런 열정을 바친 직원들에게도 성과가 같이 나누어져야 하지만 이미 성과의 수탁자가 정해진 상황과 구조적 모순에 비추어 이를 개선하고 동기부여는 못 할 망정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방패삼아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려는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양쪽 의견을 다 생각해 보면?

둘다 일정 부분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진 CSO의 반대 급부의 편을 더 들어주고 싶은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우선 벤처 마인드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열심히 노력한 뒤 생길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미 네이버는 조직도 비대해졌을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가 일정한 권력 라인이 형성되는 대기업 병이 생기기 시작해 조직의 유연성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했을때 승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성과가 났을때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최소한의 기대감도 사라져버린 조직에 어떤 심리가 작용할까요?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자가 반성의 부족입니다. 지금의 위기의 요인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밑에 있는 직원보다 눈닫고 귀닫은 경영진의 책임이 더 크고 중한데 자신들에 대한 반성이 먼저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도 스타트업 하면서 후배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 따지고 들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저도 모르게 변명을 하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때 중요한게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되, 왜? 그랬는지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서로간의 문제를 먼저 털어내야 직원들도 리더를 믿고 따라가게 되는 것이고 그 결과가 오너쉽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이런 기본적인 프로세스 조차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큰 조직엔 큰 조직 관리법이 있고 스타트업엔 그들 나름의 업무 방식이 있다

구글에 에릭슈미트가 와서 첫번째로 한일은 기업의 기본적인 기업문화를 지키면서 허술한 시스템과 조직을 재 정비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미 조직은 커져있는데 시스템은 벤처 수준의 시스템에 머물로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그들은 그런 노력 가운데서도 혁신적 기업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20%의 시간을 개인프로젝트에 할애하게 했음은 물론 이를 통해 시작 된 Gmail이나 구글 버즈 같은 프로젝트를 실제 서비스로 탄생시켜 성과를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이 가져갈 수 있게 합니다.


스타트 업에선 인력이 작으니 아주 사소한 것은 문서로 만들 필요도 없이 메일 교환하고 직접 옆에서 이야기하면서 바로 수정하기도 하는등 장점이 있지만 거대 조직이 되면 수백 또는 수천의 직원을 운영하기 위한 관리법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 관리법과 조직 구성에만 매몰되 관료화되는 경향을 견제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조직 특성을 가진 상황에서 과거 내지는 전혀 똑 같이 갈 수 없는 조직의 장점을 말하기 보다는 현재 조직 구성에서 문제점을 찾아 소규모 조직의 장점을 취할 방법을 연구하는게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문제의 본질을 꽤 뚫어야?

위 링크 글중 모기자님의 이런 내용을 적어 주셨습니다. MS에서 빌게이츠가 물러나고 스티브 발머가 집권하면서 가장 먼저 한일이 MBA 출신으로 주요 경영진을 교체했다고 합니다.


개발이 주가되는 조직에서 MBA 출신 즉, 마케터 내지는 경영자적 능력을 가진 분들을 자리를 앉히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LG 전자도 과거 남용식 혁신에 실패해 고생하고 있죠? MBA 출신이 능력이 부족하다는게 아니라 각 조직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좀더 마케팅 중심적이고 경영적 사고가 필요한 에이전시나, 광고 대행사 같은 곳에서 개발자 출신을 주요 요직에 앉히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거나? 좀 더 조직적으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할겁니다. (다 그렇다는게 아니니 토달지 맙시다 ㅡㅡ;)


반대로 개발조직이 주를 이룬 회사에서 경영자적 마인드가 강한 비 기술직 임원이 많아지면 당장 수익이 안나는 부분은 내치려는 반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많아질 겁니다.


제가 감히 거대 조직을 이끄는 이해진 의장께 이런 의견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내부에서 개발자들이 좋은 조직이면 왜? 떠날까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NHN은 전체 조직 구성원의 60% 가까이가 개발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 조직을 버리고 떠나려 한다거나 불만을 품거나 한다는건 현재 조직의 건전한 사고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제가 아는선에서도 NHN의 주요 요직에 개발자 출신 임원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더러 발언권도 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파워게임 할건 아니기에 발언권이 중요하지 않을 순 있지만, 최소한 개발 직군에서 어떤 요구가 있으면 그것이 왜? 나왔는지 판단해야하지 않을까요? NHN도 이제 정말 개발회사가 아니라 마케팅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 마인드 버리지 않으면 아무리 직원들 옥좨고 싸대기 쳐도 결국 달라지는 건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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