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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 문화 양성소 DCinside 매각, 폐인들은 어디로?

인터넷 하류 문화의 배설구, 수 많은 신조어와 문화 트랜드를 창조하던 디시 인사이드가 듣보잡 같은 2달 된 신생회사 '인터넷 팩토리'에 매각됐습니다.

사실 이런글 쓰면 잉여들에게 무한 공격 받을까 두렵기도 하지만 디씨 폐망의 전조 뒤엔 대표 김유식이란 분의 옹고집과 무능함이 이런 일련의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판단되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려 합니다.


<이미지출처: dcinside>

디시인사이드 매각이 네티즌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건 문화 테러리스트로서 한국 인터넷 문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텐데요.

인터넷 하류 문화, 음지, 폐인이란 단어들이 파생시키며 일반 사이트나 서비스에서는 공론화 조차 될 수 없는 직설적이고 때론 외설적이기도 했던 담론들을 가감 없이 배설하고 소비 할 수 있는 곳이었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성지 같은 곳이라 더 큰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합병 실패의 상처가 가시지도 않은 지금 다시 단 돈 5억 5천만원에 듣보잡 같은 회사에 인수 된다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시인사이드의 대표이며 폐인들의 대장으로 통하는 김유식씨의 행보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1. 디시인사이드는 어떤 사이트이고 어떤 문화가 있는가?
디시(디시인사이드의 총칭)는 1999년 한국 인터넷 초창기에 만들어진 한국 온라인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서비스입니다.

숱한 인터넷 신조어와 사건을 생산하며 인터넷 문화 생산지로서 각광 받아 왔고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갖가지 주제에 대해 자기 의견과 생각을 ‘싸며’ 노는 폐인 문화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디씨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건 논객으로 중추적 활동을 하는 인터넷 언더그라운드의 이단아들은 물론 의견이나 생각에 대한 부담 없이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뻘글을 쏟아 내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만끽 할 수 있었던 편안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폐인’과 ‘아햏햏’에서 최근의 북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해킹까지, 인터넷과 연관 된 모든 신조어와 사건사고, 유행은 디시에서 탄생하고 만들어 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때론 악플과 신상털기의 온상으로 비난 받았지만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주민등록번호 수집해 회원 통제권 높이기에 열중할 때 홀로 익명의 가치를 지켜 온 소신을 가진 사이트이기도 했습니다.


2. 특유의 문화가 퇴색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온라인이 없던 시절 골방과 만화방을 통해 배설되던 하류 문화가 온라인화 되면서 PC 통신을 통해 그리고 인터넷의 디시를 통해 전파되며 새로운 문화 트랜드로 형성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 문화에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인터넷 서비스들과 새로운 문화 트랜드가 생겨나며 2004년 이후부턴 “그 명성이 빛을 바랬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매년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의견 배설 창구인 갤러리(게시판)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가면서 좀 더 마니아틱한 문화를 생성합니다. 특히 네티즌 수사대란 명칭으로 소개 된 다양한 사건 사고도 역시 발원지가 디시라고 보는게 더 정확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김유식 대장의 알 수 없는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2007년경 부터 문제가 붉어지기 시작했습니다.

IC 코퍼레이션과 합병이야기가 나오고 궁극에는 김유식 대장이 바지 사장임에도 구속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게 됩니다.

당시 상황은 한 매체에 실린 글을 보면 "2007년 김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주간경향 735호 관련기사 참조) 낯설어 보이는 신축빌딩의 사무실이었다. 그가 “새로 판 것”이라며 내놓은 명함엔 ‘IC코퍼레이션 대표 김유식’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그는 “태국으로 호텔 건물 하나 인수하러 간다”고 했다. 카지노를 지어보는 것도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단이 났다. IC코퍼레이션의 ‘바지사장’이었던 그는 법정 구속돼 감옥에 갔다(디시인사이드에 가면 김 대표가 이때의 감옥 경험을 회상하는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라고 소개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투옥 이후 그의 잘못과 평가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고 어려웠지만 계속 디시의 역사는 이어지게 됩니다. (물론 후에 무혐의 처분되어 풀려난걸로 압니다.)

참고기사: [언더그라운드 넷]디시인사이드, 역사의 뒤안길로?

3. 디시의 실패는 결국 김유식의 실패로 봐야하는게 아닐까?
이제 본격적으로 두려운 대목이 시작되는데요. 디시의 광명어린 역사도 김유식 대장을 통해 시작됬지만 암울한 역사도 결국 김유식씨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어쨌든 김유식시 이외에 디씨의 문화를 짊어질 사람이 없었고 매출 200억대의 중소 규모 서비스를 지탱하기 쉽지 않았기에 다시 복직후 경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초창기 인정과 그들만의 문화로 만두를 좋아한다는 김유식 대장을 위해 만두를 자비를 털어 배달해주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이젠 그의 제대로 된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그의 꿈이 어떠했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그의 꿈과 욕심만으로 이 서비스가 이용되어서는 안되는건 아닐까요? 그가 디시의 시초라는 건 맞지만 그의 능력보다는 좋은 시기와 시점에 그런 트렌드를 잡았던 행운과 그가 깔아 놓은 마당에서 활보하며 놀 수 있었던 디시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디시인사이드가 있는 것일텐데요.

이런 영광과 역사가 이어지기 위해선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처하고 무능력함을 인정으로 감싸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잠시 디시 인수설에 대해 디시의 공식적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머니게임에 휘말리면서 재무제표가 악화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부득이하게 자산양수도라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팩토리는 이를 위해 설립한 ‘관계사’이며, 실질적으로 디시인사이드가 사라지거나 운영방침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게 디시 측의 설명이지만 법적으로 하자는 없을지 몰라도 의혹 자체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어쨋든 디시가 다시 일어 서기 위해서는 김유식 대표의 진짜 경영능력을 보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4. 이번 일로 폐인들의 디시 탈출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사실 많은 언론과 네티즌이 걱정하는 것은 이번 일로 디시가 받을 타격이 경영적 타격 뿐만이 아니라 디시인들의 탈출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란 것 때문에 더 관심을 받는 부분도 있습니다.

디시에는 이외수님의 활동 근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수 갤이 있을 정도 였죠. 많은 기자들이 서식하며 이런 하류 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싱하형, 딸기.. 등 전혀 새로운 문화적 가치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구요.

디시 이전에는 아니 디시와 비슷한 시기에 더 주목 받았던 서비스는 김어준 딴지그룹 총재가 운영하는 딴지 일보 였습니다.

톡톡튀고 정류를 벗어난 반체제적 기질과 당시 일반 미디어가 하지 않았던 독특한 행보가 그 인기를 대신했지만 결국 김어준 대표의 딴지일보 기업화 실패와 많은 시행 착오등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지금의 명맥만 유지한 것은 디시에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합병 실패라는 전례도 있었기에 불안한 마음 감출 수 없는데요. 탈출이 본격화되기 전에 디시인의 마음을 먼저 해아려 지금의 성역이 지켜지길 기대해 봅니다.


결론, 디시여 영원하라!!
디시인에게 김유식씨는 뭘까요? 지금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욕을 먹는 것이 대표인데.. 흥미로운 것은 디시에서는 지금도 “디시는 이대로 닫히면 안된다”, “유식대장(김유식 전 디시인사이드 대표)은 어떻게 되는거냐”, “진작 광고 좀 누를 것을” 등의 글이 등록된다고 합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고 결속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홍보대행사 시절 한창 버즈마케팅이 유행할때 디시에서 놀던 친구들과 일한적이 있습니다.

워낙 남다른 세계관을 가진 친구들이라 만나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론 너무 착하고 사람을 이해해 줄줄아는 그런 친구들 이었습니다.

또, 그들이 만들어준 버즈 동영상도 일반인이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 너무 재미있고 대단해서 큰 호응을 얻어 폐인문화가 인그라운드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가 숨쉬는 디시를 잃고 싶지 않네요. 김유식 대장이 어여 빨리 정신 차리시길 기대하며 다시 일어서는 디시를 꿈꿔봅니다.



저와 비슷한 세대를 사신 분들이 많나 봅니다. 공감을 많이 주셔서 2011년 2월 25일자 다음 메인 View/IT 카테고리에 올라갔네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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