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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재팬 지분도 매각한 캐롤바츠 8조원 현금으로 뭘할까?

캐롤바츠는 제리양을 대신한 야후의 CEO 입니다. 창업주 였던 제리양이 야후의 끝없는 추락을 구하기 위해 다시 일선으로 복귀 했지만 뜻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미 거대해질대로 거대해진 조직과 내부에서의 끊임 없는 긴장과 혁신을 유도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비대해지고 권력자들의 놀이터로 변한 야후에 제리양이 영향을 끼치는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무었보다 창업주로서 가능하면 제살을 깍지 않고 위기 타파와 혁신을 동시에 취하기에는 조직이 너무 무겁고 둔해져 있었던 것이죠. 결국 이사회는 오토데스크의 캐롤바츠를 대려와 난관을 해쳐나가기로 합니다.



여기까지가 바로 캐롤바츠의 등장 설화입니다. ㅎㅎ;; 그러나 약간은 극적인 상황과는 달리 야후의 개혁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내부 이익 집단의 반대와 몇번의 무리수가 따르는 정책적 결정이 그녀의 도전적 개혁에 어려움을 봉착시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야후의 검색 조직을 MS에 넘기는 결정(말은 빌려줬다고 하지만 실제로 MS와 거의 통합 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입니다.)은 그녀를 큰 위기에 빠뜨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야후재팬마저 판답니다. 이미 충분히 이익 실현이 되었고 더이상 성장 가능성 없이 정체기에 들어선 일본보다 중국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데요.

일본이 이렇게 가치 없는 시장이 된건지, 캐롤바츠가 너무 개념이 없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1. 야후 CEO 캐롤바츠는 어떤 인물인가?
캐롤 바츠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인사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9년경(년도가 맞나 모르겠네요 ㅡㅡ;; ) 야후로 옮길때도 당시 회장이던 로이 보스톡 회장이 CEO직을 제안한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했다네요.

그녀만큼 위기의 야후에 적합한 적임자가 없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아직까진 그녀의 선임이 썩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캐롤바츠의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면 그녀가 그렇게 만만하고 경험 없는 풋내기 CEO가 아니란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바츠는 1992년부터 2006년 4월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토데스크의 사장과 회장, CEO를 겸직해왔으며 야후로 옮기기 전까지도 오토데스크의 이사회 의장역을 수행 할만큼 친 오토데스크 진영 인사입니다.

이 이외에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3M 에서 근무한 경력과 시스코시스템즈, 인텔, 넷탑 등 이사를 지냈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런 영향력 때문인지 당시 미 포천지가 선정한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 배런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30인' 등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야후 CEO로 옮기기에 스펙상 문제는 없었고 오토데스크의 신화적 성장을 이끈 점도 그녀가 결코 제리양보다 하수가 아니란 사실을 증명합니다.


2. 야후가 원했던 CEO는 경영능력
미국 유명 CEO들의 장점은 전략적 구상하에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전략적으로 그리고 단계별로 실행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전략적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경험이 뒤따라야 할텐데요. 위에서 설명한 대로 캐롤바츠 역시 만만치 않은 경력을 소유했고 이런 경험을 토대로 오토데스크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오토데스크에서의 경험이 그녀를 신생 회사를 키우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CEO로 인정받게 합니다.

바츠가 1990년대 초 오토데스크 CEO직을 맡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 회사 매출은 3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퇴임직전인 2006년에 매출은 무려 15억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5배이상 회사를 성장 시키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오토데스크 이전에는 1987년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마케팅 담당 부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후 연간 210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익을 2년 만에 1억24000만달러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기록하며 IT계의 거물이 되죠.

(비전 구상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료가 많이 없어서 이 부분은 뺐습니다.)


3. 캐롤바츠가 그리는 미래의 야후는 어떤 모습일까?
야후가 캐롤바츠를 선임한 배경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당시 야후의 MS 매각등 여러 굵직굵직한 대형 M&A를 위한 영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리양이 1차 방어는 했지만 결국 검색 개발 조직을 MS에 넘기는 결과까지는 막지 못했습니다.)

저도 일정부분 동조하고 있고 실제로도 캐롤바츠가 야후에와서 가장 많이 한일은 불필요한 조직을 매각하거나 정리하는 일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를 인정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하지만 납득이 안가는 부분은 바로 검색 조직 제휴 입니다. 사실상 MS에 개발 조직을 판매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런 결정을 한것은 결국 캐롤바츠는 개발의 야후가 아닌 미디어 중심의 야후를 원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야후 버즈를 비롯, 딜리셔스등 굵직한 M&A로 야후 품으로 끌어안았던 SNS 서비스 폐지는 물론 30% 넘는 인력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며 기존 야후의 질서를 허무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이 결과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상승하긴 했지만 이젠 검색 영역에서 조차 빙에게 밀리며 더이상 예전의 개발의 야후는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광파리님의 올려주신 2010년 야후의 3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디스플레이광고, 메신저 메일, 개인화에 대한 야후 플랫폼의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집중하는 서비스를 보면 야후 사용자의 개인화 정보와 야후 브랜드 가치를 이용한 광고 영역을 확장해 미디어 그룹의 야후를 꿈꾸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야후에게 캐롤바츠는 구원투수 아니면 재앙?
이익이 안되는 조직을 정리하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필연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색조직 매각과 야후 재팬 매각은 조금 의문점이 남습니다.

인력까지 구조조정한 야후는 현재 꽤 슬림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야후 재팸을 소프트뱅크에 팔며 8조원의 현금도 확보했고 매출도 늘어 어느정도 자금력이 생겼는데 문제는 핵심 경쟁력을 팔고 나서 얻은 돈으로 그만한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겠는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야후 재팬이야 지분만 있었지 실제론 소뱅것이나 다름 없었으니 투자이익 환수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검색 조직 제휴와 검색엔진의 빙엔진 채용은 선뜻 납득이가지 않습니다.

핵심 경쟁력을 넘겨주고 경쟁사의 엔진을 사온다니요. 그리고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말했듯 중국의 알리바바에 5년간 투자를 하면서 지분 40%를 확보했습니다.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제 2의 이베이를 꿈꾸며 성장하는 만큼 납득 할만한 결정이지만 중국 이외에 집중 한다던 이머징 마켓 투자 소식은 뜸합니다.

수익면에선 구원투수 역할을 했지만 실제 야후 스스로의 DNA 측면에선 재앙에 가까운 일을 해온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한 것이기도 하고요.


결론, 1년뒤를 봐야 성공을 확인 할 수 있다.
분명 수익적 면에서는 캐롤바츠 영입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년뒤 MS나 기타 회사에 야후를 되 판다거나 지속적인 분할이나 M&A로 조직을 더 축소시킨다면 재앙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미디어 기업으로의 야후를 꿈꾸기엔 매체력이 떨어지고 검색 사업의 역량도 없고, 트래픽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괜찮다는 글로벌 지사도 하나둘 매각하고 있어 돈은 벌었지만 이돈으로 야후의 DNA가 아닌 새로운 DNA 이식에 실패한다면 미래도 없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반면 그녀가 제시한 비전대로 성공적으로 야후 DNA를 탈바꿈시키고 나아가 AOL 같은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방향 전환에 성공한다면 성공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결론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까진 재앙으로 보이진 않은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네요. 맘에 안드는 결정도 있지만 때론, 그런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인만큼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되새겨 보는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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