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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은 일들이 우연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굳은 의지와 통찰력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두가지다 설득력이 있는 것이지만, 미디어U의 시작은 '의지' 보다는 '우연'이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제 블로그에 먼저 포스팅을 했는데, 미디어U 식구들과 또 미디어U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서 같은 내용을 여기 적어 보겠습니다.
세상일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작정하고 하는 일은 삐거덕 거리기도 하고 때로 틀어지기도 하지만 정작 되는 일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길이 생겨 훨씬 가벼운 걸음 할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미디어U의 시작과 조만간 오픈을 앞두고 있는 블로그 코리아와의 만남도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길을 찾은 예이다.
그 첫번째는 오마이뉴스 오연호 사장님과의 만남이었다. 오연호 사장님은 99년엔가.. 소위 386 세대 중심의 모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일이 있었다. 그 당시는 드림 커뮤니케이션즈에 급격하게 고객이 늘던 시기였고 상대적으로 나는 그 모임에 열성적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모임에서 당시 '말'지 기자였던 오연호 사장님이 시민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매체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솔직히 많은 인터넷 기업의 PR을 담당하고 있었던 나조차도 그 전망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다. 내 스스로가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겠지만 그 당시로서 그것은 마치, "광고를 보면 돈을 줍니다"와 같은 역발상이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인터넷 서비스로 여겨 졌을 뿐이었다.
다시 오연호 사장님을 만난 것은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주최의 CXO 파티에서 였다. 소프트뱅크가 투자사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연말 행사같은 것이었다. 소프트뱅크 홍보대행사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그 자리에는 여러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났는데, 오연호 사장님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명함을 나누고, 사무실이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언제 시간내서 차한잔 하자'는 가벼운 인사를 했다.
올해 초 내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둘 결심을 하고, 블로그 미디어에 대해 한창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오사장님과 '차한잔'의 약속이 이루어졌다. 이런 저런 화제 끝에 블로그 코리아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마침 오마이뉴스에서도 블로그 코리아 개편을 위해 여러가지 고심을 하던 터라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전망에 대해 한층 귀기울여 들으셨던 것같다.
시민참여 미디어의 개척자답게 오사장님은 일반 블로거들의 소리가 미디어 구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다만, 오마이뉴스의 2.0 개편이나 이런 저런 부분으로 블로그코리아 부분이 지연되고 있었고, 내가 설명했던 부분 중에 가장 고민하던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 공감을 하신 듯했다. 그렇게 오마이뉴스와의 협력은 '언제 차 한잔 하지'라는 약속에서 시작됐다.
두번째는 역시 올해 초 미국에 있는 후배와의 우연한 메신저 인사였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후배였는데, 그 당시 샌디에고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거의 연락 없이 지내다가 우연히 메신저로 안부를 나누게 되었는데, 당시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원래 그 후배는 블로그나 미디어 쪽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다시 며칠후 말을 걸어와서는 그동안 본인이 고민했던 얘기들을 내게 해주었고, 브레인스토밍을 함께 했다. 그때의 논의들은 미디어 U가 가진 비즈니스 스트럭처를 갖추는 데 기반이 됐다. 무엇보다도 특별히 블로그나 혹은 미디어 매니아가 아닌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나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용기를 얻었던 듯하다. 그 후배는 지금 미디어U에 합류해서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세번째는 기술팀과의 만남이었다. 블로그 메타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술팀이 필요한데, 솔직히 나는 기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그런 내가 어디가서 기술팀 인력을 찾아 낸단 말인가. 항상 이런 문제가 생길때마다 믿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정모씨는 미국 유학중이었고 그런 일로 새삼 연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모씨가 방학을 이용해 서울에 오게 됐다. 정말 믿지못할 우연이었다. 하루 여유시간이 있는 그를 만나서 지금의 기술팀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후에도 지금 미디어U 식구 하나하나를 만나게 된 계기가 다 우연과, 인연의 연속이지만, 초기 미디어U를 시작할때의 상황은 두고 두고 생각해도 우연의 연속이 만들어낸 필연인 듯싶다. 때때로 어려움이 닥쳐도 무작정 잘 될 것이라고 믿음을 가지는 것은 바로 미디어U의 시작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 이후 황정은 대리와의 만남과 시작도 막연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서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 조금은 낭만적인 것이었으며, 임윤배 대리와의 만남도 아주 일반적인 회사의 '면접'과정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습니다. 진미씨와 박대리를 다시 만난 것도, 불과 한 두달 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채로 만났죠. 최이사님 또한 그렇게 '운명적으로'(?) 합류를 하셨구요.
자 이제, 우리의 의지를 펼칠 시간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낼 미래를 좀 더 희망차게, 즐겁게, 꿈꾸어 봅시다.
by easy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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