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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스티브 발머의 실패를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하지만 제목 자체의 흥미도에 비해서 내용은 다소 뻔한 분석을 낳고 있다. 뉴욕커가 제시한 실패 사유는 그가 집권한 2000년도 부터 모든 혁신이 차단 된 체 오로지 매출과 수익에 집중해 윈도우즈와 오피스 제품군에 치중한 나머지 정체 된 회사가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변화를 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집권기 윈도우 비스타, 검색엔진 빙, MP3플레이어 Zune, 서피스 태블릿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그가 인수 합병한 사안들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았을뿐 넘처나는 돈을 이리저리 많이 썼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보는게 더 합리적인 비유같다)
그리고 이런 투자들은 실패로 이어졌다. 그리고 10여년 이상의 집권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암흑기에 속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그 끝의 결과가 바로 불명예 퇴진이라는 사실은 그의 현재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표현이 됐다.
[이미지 출처: 데일리테크]
스티브 발머의 근본적인 문제점?
많은 사람들은 스티브 발머가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고,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한다. 경영적으로 인터넷 사업 기회를 빼앗기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애플에 뒤쳐지게 된 경영 문제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과연 스티브 발머의 진짜 문제가 경영적 문제에서 파생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는 생각이다.
스티브 발머가 퇴임전 2013년 7월 1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한 사실은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 발표에 앞서 스티브 발머는 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 전략은 전세계 사용자가 가정과 직장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을 위한 장치, 서비스, 일관된 제품군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의 전략, 하나의 MS"란 미래 비전이 바로 이 발언에 함축되어 있는데, 이 발언의이면에는 MS가 앞으로 모든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가치를 디바이스와 연동해 가정과 직장에서도 일관 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전략적 사고가 담겨있다.
때문에 MS가 장기적인 비전을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회사에 두고 전략적 변화를 꽤하는 것이라고 분석 할 수 있다.
과연 이런 생각이나 비전이 MS에 틀렸다고 볼 수 있을까? 트랜드에 둔감한 경영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의 이런 편견은 그의 대해 많이 알려진 꼰대스러움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중요한건 경영적 성과가 좋지 못해 우리가 그에 대해 잘못 된 편견으로 그를 분석하는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스티브 발머의 실패는 산업에 있을수도?
MS가 더이상 윈도우를 기반으로 PC 산업에서처럼 시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장악 할 수 없다는 가정이 성립되면, 이전처럼 소프트웨어 중심의 높은 수익 구조를 이어가기 힘들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점은 스티브 발머의 사퇴가 결코 전략적인 경영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융합한 새로운 산업 구조에 적합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이사회가 판단했기 때문에 사퇴로 이어졌다고 봐야한다.
실적 문제가 사퇴의 근본적 원인일 수 없다고 보는 이유다. 물론, 대 주주들이야 떨어지는 미래 실적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스티브 발머를 내쫒아야 하겠지만, 창업 공신으로 처음부터 성장한 지금까지 MS를 지켜보고 속속들이 알고 있는 스티브 발머를 이사회에서 내쫒을땐 이런 대주주들의 압력이 아닌 실질적인 미래 비전에서 그를 평가했다고 봐야 한다.
그가 최근 주창한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 회사로의 새 슬로건은 얼핏 애플을 따라 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으론 MS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이라 생각한다. 시장을 모르고 산업을 모르는 경영자는 아니라는 근거다.
단지, 그는 스카이프, 검색사업, MP3 플레이어 사업, 스마트폰 사업, 서피스 태블릿 사업에 이르는 실패를 맛보았다.
그가 주창하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 회사로의 가능성을 타진 할 수 있는 상당수의 사업들에서 능력 입증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10년 가까운 장기간 집권했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핑계도 어렵다. 운신의 폭이 좁아질대로 좁아진 그의 현 처지에서 사퇴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게 가장 적절한 분석이다.
스티브 발머, IT 산업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지도자?
빌게이츠가 물러난 이후 압도적인 이사회와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집권에 성공한 인물이 바로 스티티브 발머다. 그의 탁월한 정치 능력으로 권좌를 차지 했다는 일부 비판이 있긴 하지만, 세계 최고의 IT 기업에서 과연 정치력만으로 경영자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분명 능력도 있었고, MS가 지금까지 성공하고 기초를 닦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사실이다. 빌게이츠 시절에도 재무와 마케팅 관련해서는 그가 일임하다시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면, 단지 그가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한 IT 산업에 적합한 경영자가 아니었을 뿐이란 답을 내놓기 적당 할 것 같다. 소비재 같은 분야.. 예를들면 코카콜라 같은 기업에 더 적합 할 수 있다. 실제 애플을 망친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스컬리는 애플 이전의 직장에선 꽤 훌륭한 성과를 낸 경영자 였다.
경영적 능력이나 사람 본연의 성격적 특성들이 산업에 맞지 않았던게 스티브 발머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MS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최근 MS는 디바이스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추구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아직도 윈도우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긴 하지만 노키아 인수 같은 전략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MS 매출의 57% 가량이 윈도우와 오피스에서 나오고 있지만, 최근 변화된 사업군을 보면 적자 상태이긴 해도디바이스 부분이나 컨슈머 부분도 분명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구글의 전체 매출의 90%를 광고에서 내는 것과 대비되며, 애플이 하드웨어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90%를 소프트웨어에서 10%를 내는 것만 보더라도 꽤 훌륭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적면에서 공격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많지만, 그들은 새로운 시대로 진화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만약이란 단서를 달아 보자면 스티브 발머가 이전에 Zune이나 서피스등에서 최고는 아니더라도 애플 제품군을 일정 수준 경쟁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그의 실패는 달랐을지 모르는 이유도 바로 이런점에 있다.
UI 역시 애플 아이폰을 처음 썼을땐 쉬운 편이었지만 기존 핸드폰에 익숙한 사용자에겐 사용성을 경험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윈도우의 특별한 UI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이다. 윈도우 클래식 UI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지만, 변경 될때마다 많은 욕을 얻어 먹었던 점을 생각하면, 스티브 발머 자신에겐 당장 실패란 오명이 씌워질 지언정 MS 입장에선 미래를 위한 기반다지는 시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어찌하다 보니 그의 실패와 몰락을 변명하는 글처럼 됐지만, 단순하게 경영을 못해서라는 식의 실패 분석은 오히려 아무 이득이 없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 (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918/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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