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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를 보면 무어의 법칙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으로 인텔의 공동 설립자 고든 무어가 1965년에 내놓은 경험적인 관찰에 바탕을 둔 이론이다.
“[무어의 법칙] 부품 제조 비용이 최소가 되는 복잡함으로 해마다 대략 2배의 비율로 증가해 왔다. 단기적으로는 이 증가율이 올라가지 않아도,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확실하다. 적어도 앞으로 10년 동안 거의 일정한 비율을 유지할 수 없다고 믿을 이유는 없으나 보다 장기적으로는 증가율은 조금 불확실하다. 이 말은 1975년까지는 최소 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집적회로의 부품 수는 65,000개에 이를 것이다. 나는 그 만큼에도 대규모 회로가 1 개의 회로판 위에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40여년 전에 나온 이 법칙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IT 업계에선 통용되는 대표적 법칙이었다. 그런데 최근 무어의 법칙이 붕괴중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뉴욕시티대학교의 이론 물리학 교수 마치오 카쿠 교수가 빅씽크닷컴과의 인터뷰에서 47년 된 이 법칙은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가 설명한 무어의 법칙 수명은 10년으로, 현재의 표준 실리콘 기술로는 무어의 법칙을 지키기 어렵게 됬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무어의 법칙이 수명이 다해서일까? 인텔마저 현재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인텔은 PC 시대의 절대 강자로 MS 윈도우와 함께 한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IT 기업이다. 이 둘의 공고한 비즈니스적 결합은 “윈텔(윈도우 + 인텔)”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PC 시장의 80%를 장악하던 때도 있었다.
현재에 와서 이 무어의 법칙에 대한 수명 논란은 이런 역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풍전등화에 몰린 인텔의 위기 상황과 대변 될 만큼 성장과 추락이 비슷하게 닮아 있다.
불사조 인텔은 얼마나 위기인가?
인텔이 발표한 실적 보고를 보면 2012년 3사분기에서 인텔은 135억 달러의 매출과 3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얼핏 보면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1년 3사분기의 실적과 비교하면 시장 시그널은 이미 인텔이 위기 상태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2011년 인텔은 142억 달러 매출에, 35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총액 대비해서 63.4%라는 이익률이었다. 2012년 3사분기 실적에서도 63%대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반대로 매출은 5%, 순이익은 14.3% 감소했다.
PC 시장은 위축되고 있고, PC 제조사인 HP나 Dell 등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생각하면, 선방했다는 표현을 하기에 무리가 없는 실적이지만,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을 비교하면 가장 작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인 PC 시장의 지표가 하향세라는 점도 인텔 위기설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인텔 역사상 가장 찬란한 성과를 만들어낸 폴 오텔리니 CEO가 2013년 5월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2005년 인텔의 45년 역사상 5번째 CEO가 된 오텔리니는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지만, 모바일로급변하는 시장에서 적절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며 CNN머니가 선정한 '올해 위기의 CEO'명단에 오르는 등 위기설이 나돌았다.
인텔의 5번째 CEO인 오텔리니의 8년을 살펴보면, 결과적으론만 보면 최고의 선택이었지만, 과정적으로는 50%의 실패를 경험한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오텔리니는 순수 인텔 출신으로 74년 입사 후 38년 동안 인텔에 복직하다. 2005년 CEO에 오른 인물이다.
그만큼 이 반도체 시장의 특성과 기술적 역량을 모두 갖춘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텔리니의 경영자로서 장점은 2005년엔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를 설득해 애플 제품에 IBM과 공동 개발한 파워칩을 제거하고 인텔 CPU를 탑재 시킨 인물로 경쟁자를 파트너로 만든 비즈니스 수완이 좋은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레드오션이 된 시장과 인텔의 장점을 잘 살려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매출과 기업 규모를 확대하는 미국식 경영을 성공적으로 인텔에 실현했고, 2005~2011년 인텔의 매출을 57%나 성장 시켜 매출 5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2006년에는 인텔 역사상 최대 구조 조정을 단행해 1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2년간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을 실현해내는 냉철함도 보여줬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제 살도 도려낼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점 때문에 제조업 기반의 안정적인 시장을 가진 기업의 경영자로 재직 했다면 더 훌륭한 실적을 남긴 경영자가 됬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CEO 치고는 IT 기업의 경영자로서는 의문 부호를 달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오텔리니 시대의 빛과 그림자
IT 시장은 시장 사이클 자체가 2~3년 단위로 급변 할 정도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예를들어 인텔이 잘하는 마이크로프로세스 분야만 하더라도 과거엔 고출력의 멀티 코어 기반의 고성능이 대세였지만, 최근엔 멀티코어와 배터리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는 저전력 기반 마이크로 프로세스가 득세하는 상황이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가 PC 시장을 위협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PC 중심의 반도체 시장이 급변한 것은 불과 2~3년이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빠르게 이런 시장에 대응 할 수 있으려면 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 할 수 있게, 조직은 슬림하게 유지 할 필요가 있다.
인텔이 최근 위기를 겪은 몇 년간을 보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미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다양한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됬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지역 시장을 공략하고 각 시장마다 차별화 된 대응력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반해, 기업 규모가 비대해져 빠른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는데, 인텔은 특히나 빠른 기술 발전과 패러다임 변화가 잦은 IT 시장에서 PC 시장의 성장이 지속 될 것으로 잘못 예측해 너무 비대해져 있다는 문제점을 지니게 됬다.
이 때문에 오텔리니는 2006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시 구조 조정을 진행해 왔다.
이런 과감한 결단은 기업의 성장을 유지하는데는 도움이 됬지만, 상시 인력 구조 조정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저하와 고용 불안을 야기 시켰고, 기존에 구축한 시장과 제품에만 안주하며 실적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영 기조는 모바일 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되는 결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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