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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희 현 웹디자인 그룹 'MOONI' 웹디자이너
http://goodmorning.pe.kr/v1/Design/designer/02/01.html



- 디자인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말하는 좋은 웹디자이너 되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글은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웹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생각들을 담은 글이다. 이러한 주제의 글을 쓰게 된 이면에는 인터넷이나 디자인 업계 내에서 개개인의 실력과는 관계없이 디자인을 전공했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의 직간접적인 차별이 있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자사의 웹디자이너 구인 광고를 낼 때에 가장 선두에 명시하는 자격 요건은 '정규 대학 디자인 관련학과 전공자'이며, 여기서 디자인 관련 학과는 웹디자인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과정까지도 일컫는다. 또한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디자이너에게 당연하다는 듯 돌아오는 말은 '어느 학교 디자인 전공자세요?'라는 질문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한다. 전공자들은 4년 아니 그 이상의 기간동안 디자인이란 분야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비전공자가 그 이상의 노력으로 보충하지 않는다면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뒤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회적인 이러한 인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바로 비전공자 웹디자이너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럼, 필자가 처음 웹디자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때로 되돌아가 보자. 당시엔 웹디자인이란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대학에 전문 강좌가 마련된 것도 아니었고 특수 전문학교가 별도로 운영되지도 않았다. 또한 지금처럼 웹디자인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았기 때문에 디자인 전공자이든 비전공자이든 대부분 독학을 하거나 사설 학원에서 과정을 이수하였다. 더군다나 비전공자일수록 이러한 성향이 더욱 뚜렷하다.

디자인 관련 학원 교육은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기간동안 전문가를 양성한다.'를 표방하고 있기 대문에 디자인 중심의 교육보다는 기술적인 기법을 전수하는 교육부분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학원 내에서도 학생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기술만을 익히는데 급급한 부류이다. 이들은 근시안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결론적으로 단순하게 웹 기술만을 구현하는 기술자가 되는 것이다.

반면, 학원 교육 외에 틈틈이 습작을 하고 디자인 관련 잡지들을 구독하며 눈높이를 높이고 학원이나 인터넷에서의 스터디 그룹을 활용하는 부류는 결국 자신만의 빛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된다. 결국 디자인 전공자이건, 비전공자이건, 어는 곳에 몸담고 있는가는 관계없이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회적인 저변에 확고하게 박혀있는 비전공자라는 불리한 조건을 현재의 위치에서 한 단계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디딤돌로 삼아 자신을 더욱더 채찍질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약점이 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웹디자인이란 분야에는 본인의 노력한 결과를 정확하게, 때로는 가차없이 판단해주는 '네티즌'이 있다.


여기에 비단 비전공자 뿐만 아니라 전공자 출신의 웹디자이너, 또는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를 조언하고자 한다.

첫째, 웹을 디자인할 때 어떤 기술이나 표현기법을 적용하느냐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어떤 컨셉의 웹사이트를 만들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자. 만약 기술을 먼저 생각하는 디자인이라면 스스로 그 틀 안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기술이란 하루가 다르게 변하며, 디자이너가 구현하고자 하는 컨셉이 있다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는 수많은 길이 있는 것이다.

둘째, 웹디자인 직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비주얼적인 부분들과 컨셉,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늘 고민해야만 한다. 즉, 사이트가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표현하고자 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 텍스트와 이미지를 어떻게 결합하여 비주얼적인 부분들과 컨셉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훌륭하게 디자인된 유수의 사이트를 둘러보고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습관 속에서 길러진다.

셋째, 웹디자인 초보시절에 흔히 하는 실수로 '반응을 얻어내고 싶은 욕심'과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클라이언트를 이해한 디자인이 아닌 개인적 취향에 맞는 웹을 만들곤 한다는 것이다. 웹 디자인에서는 네티즌과 클라이언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웹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네티즌들의 발길을 묶어 둘 수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넷째, 웹디자이너는 다방면의 지식들을 상식적으로 알아두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자. 1년에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이 4가지는 서로 다른 컨텐츠를 담기 마련이다. 자신이 디자인하는 사이트의 주제의 본질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정보의 배열이나 전달 방식을 구현하는데 누구보다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아이디어들을 창출할 수 있다.


웹디자인은 온라인 속에서 그 자체가 마치 생명체처럼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웹디자이너는 그 무엇보다 매력적인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이 안에서 끊임없이 절차탁마하여 나만의 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고 동시에 이것이 웹의 목적을 반영한다면 누구나 훌륭한 웹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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