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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카루스의 전설을 아는가?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인간 깊은 내면에 자리한 어리석음과 과욕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다.


이카루스의 전설은 인간 세계에 만연한 부정이 인간 파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체화 한 데서 출발한다. 이 신화적 이야기가 시작되는 배경은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카루스와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이섬에 갇히게 되면서 시작된다. 


다이달로스는 원래 유명한 발명가이자 건축가였는데,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왕비의 부정을 도왔다는 이유로 미노스왕의 미움을사 이 크레타섬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후 이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새의 기털과 밀납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날개를 만들고 탈출을 시도하는데, 하늘을 나는 것을 신기해 했던 이카루스는 너무 높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너무 높이 날다. 


태양에 가까워지는 바람에 밀납이 녹아 날개가 불타며 바다에 떨어져 죽게 된다는 이야기다.



욕망의 이카루스가 되어버린 LG전자의 추락

이 이야기는 이데일리의 김일문 기자가 2011년 10월 31일자 기사로 LG전자 추락을 이카루스의 파멸에 빗대어 진단한 내용 중 일부이다. 





LG전자가 이카루스의 파멸의 길에 들어설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분기 적자를 처음으로 기록한 2010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는 사상 최고치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물론, 차입이 있어 왔지만 영업 이익이 높아서 부채비율은 80%대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거품이 꺼지고 급격하게 모바일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되던 2010년부터 부채규모는 물론 차입금도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결국 적자를 기록했고, 2011년 말까지도 이들은 적자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LG 그룹의 대부격인 LG전자가 흔들리자 그룹 전체가 흔들리며 위기경영에 놓이게 되었고, 2010년초까지 승승장구 했던 남용 부회장의 경영시대는 마침표를 찍게된다. 


이처럼 초 고공 행진을 하며 한때 글로벌 Top 5 휴대폰 제조사로 이름을 알렸던 LG전자가 급격히 추락한 이유는 뭘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을 늦은 의사결정, 경영 능력부재,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 부족, 성공에 대한 도취.. 등으로 LG전자 문제를 분석한다. 


틀린 말들은 아니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LG가 추락의 원인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문제들은 일반적으로 흔들리는 기업에서는 공통적으로 노출되는 원인들이라, 이런 요인으로 LG전자의 추락을 분석해서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고인이 된 스티브잡스가 주창한 인문학적 사고의 전환에서 LG전자 추락의 문제를 들춰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죽은 인문학의 사회를 답습한 LG전자

한국에 잘못 알려져 많이들 오해하고 있는데, 스티브 잡스가 말한 인문학은 한국식으로 해석한 휴머너티스(humanities)적인 인문학은 아니다. 오히려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에 더 가까운 일종의 지식과 사고의 접목으로 이해 할 수 있는데, 실상은 이 인문학이란 학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것은 실체 할 수 없는 복합적 지식체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리버럴이란 용어가 태동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해야 인문학의 소양을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리버럴 아츠의 태동은 서양 근대의 계몽주의 시대에 적을 두고 있다. 리버럴이라는 말은 개혁적 성향을 뜻하는데, 신적인 권위(교리)와 인간적인 권위(왕권)에 대한 급진적 작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리버럴이란 단어와 예술을 의미하는 아츠라는 단어가 결합해 새로운 융합의 가치를 탄생시킨다. 이것은 자연과 사회를 아우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개선하는 개조의 방법론에 기초한다. 


한마디로 인문학인 기존의 질서와 다른 질서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바탕으로 모바일의 주권을 스스로 강화했다. 남들이 피처폰을 만들고 있을 때 터치 스크린과 하드웨어 컨트롤을 통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실행이 가능한 핸드 PC의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이 제품을 들여다 보면, 애플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거나 발명한 것들은 아니었다. 스마트폰 OS는 이미 노키아가 2000년대 초부터 개발해 심비안이란 훌륭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었고, LG전자 조차도 2000년대말 프라다폰이란 훌륭한 인식의 사고를 전환 시킬 가능성을 가졌던 터치폰을 개발했다. 


애플은 단지 이둘을 합쳐서 기존의 개념과는 다른 사고에 바탕이되 동작하는 신비로운 제품을 만들었던 것이다. 




애플과 LG전차의 차이점은 그럼 무었이고 인문학적 차이는 무었이겠는가?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에서 자신이 다니더 리드 칼리지에 개설 된 서체학 강좌를 듣게된 내용을 이야기했다. 


리드 칼리지에는 당시 국내 최고의 서체학 강좌가 개설돼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학교를 중퇴 했기 때문에 정규 수업을 들을 필요는 없었지만, 어떻게 글씨를 쓰는지 배우고자 서체학 강좌를 청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수업에서 저는 세리프체가 뭔지 배웠고, 산 세리프 서체도 배웠습니다. 글자 조합에 따라 자간을 어떻게 조정하는지도 배웠고, 어떻게 해야 멋진 서체가 멋지게 나오는지도 배웠습니다.


그게 참 아름답고, 역사가 있고, 예술적으로 오묘해서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여기에 매료 됐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걸 배워서 나중에 실제로 활용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10년 후 우리가 첫 번째 매킨토시 컴퓨터를 설계 할 때 뜬금없이 그게 필요해졌습니다.


스티브잡스는 이 연설에서 LG전자가 놓쳐버린 인문학의 정수중 한 수를 가르쳐줬다. 그것은 바로 모든 지식에 대한 경험은 과거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었지만, LG는 애플에 앞서서 터치폰을 개발했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팟 터치, 아이폰, 아이패드로 넘어가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 왔던 경험들을 활용했지만, LG전자는 자신들이 소중하게 얻은 과거의 자산은 헌 것 취급하며 활용하지 못했다. 


만약 LG전자가 프라다폰 성공으로 더 큰 자신감을 얻어서 OS를 개발하려고 했다거나 PC를 프라다폰속에 집어 넣으려 했다면 모바일의 역사에 있어서 LG는 어떤 위상이 됬을까?


인문학은 객관적 사고의 실천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으로 사고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이다. LG가 실패한 것은 인문학적 소양이나 자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 받지 못했기 때문이고, 이것은 죽인 인문학을 가르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에서 비롯됐다고도 광의적 개념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파멸의 전주곡은 성공에서 비롯되... 

LG전자는 2010년 초반까지 엄청난 성공을 경험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이 최고 정점에 있을때 나노를 내놨고 다시 터치를 내놓으면서 기존 시장이나 세그먼트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런데 LG전자는 아니었다. 피처폰과 개발 네이밍 폰인 초콜릿, 샤인.. 등의 글로벌 히트에 고무되 이런 제품들 개발에 더욱 열을 올렸다.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그 시기에 좀 더 넓은 화면, 웹과 연동되눈 무선 통신 터치 스크린 폰등에 투자를 하고 시장을 확대 했으면 아마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하지 않았을지도 모를일이다. 


근본적으로 LG가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없었던 이유가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직원들을 육성하지 못한게 큰 원인이었다면, 실패의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것은 허울뿐인 성공에 도취됬기 떄문이다. 


영업 이익률이 10%를 넘지 못하는 구조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와 아이폰으로 촉발 된 모바일 빅뱅은 자만심에 빠져 더 높이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며 피처폰에 올인한 경영진의 욕망에서 비롯됬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옵티머스 G폰에 올인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점에선 아이폰 수준의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스펙과 제품 개발 능력으로 일정 수준에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더 많이 팔기 위해 수익을 버리면 남는게 없고, 수익을 높이면 비싸서 실제 시장 확대가 요원하다. LG의 딜레마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G폰이 아니라 기존 시장 리더들과 다른 게임의 룰로 경쟁 할 새로운 방향성과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그걸 끄집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LG의 미래는 애플의 하청 기업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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