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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도 그렇고 최근 Fastcodesign에서 소개한 내용을 빌어서 애플의 디자인 주도권 논쟁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의 디자인은 이제까지 조너던 아이브 수석 부사장이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Fastcodesign에 따르면 애플의 디자인 체계는 크게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하드웨어 디자인으로나뉜다고 한다. 



두명의 디자인 수장 거느린 애플, 정체성 결핍 우려..


산업 디자인쪽에 더 가까운 제품디자인의 경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조나던 아이브가 맞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스콧 포스탈이 담당한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람 다 수석부사장 (SVP)의 직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하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둘의 문제를 Fastcodesign이 다르고 있는 이유는 디자인 정체성은 곧 그 기업의 이미지이기 때문인데, 최근 광파리님이 올려주신 글 "애플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어색한 이유"글에서 알 수 있듯.. 애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에서 이상 증상이 감지되고 있다.


제품 디자인이야 스티브잡스와 조너던 아이브가 철학을 만들었고 그 철할을 모든 디자이너들이 공유하고 있기에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 받을일이 없지만, iOS/OS X 등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있어서는 그 철학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있다는 이야기다. 


그 중심에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 책임지고 있는 스콧 포스탈이 있기에 Fastcodesign 에서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Fastcodesign에 올라온 글 "Will Apple’s Tacky Software-Design Philosophy Cause A Revolt?"을 보면 애플의 심플하고 정제 된 디자인 철학에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급진적인 생각이 디자인일까?


우리는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진취적인 UI/UX를 포괄하는 디자인 체계를 가진 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사용자는 첫번째로 아이폰의 외형에 감명을 받고 다시 아이폰에 탑재 된 OS와 프로그램들에 감명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스티브잡스가 떠나고 난뒤 애플의 디자인에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그 조짐은 제품의 외형 디자인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디자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비평가들은 더이상 애플이 최근 몇년간 iOS와 OS X에서 잘못 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내용의 비평들이 올라오고 있다. 


디자인에 급진적인 사고를 갖추고 있어야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 할 수 있지만, 애플의 최근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급진적인 사고를 잘못표현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Microsoft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있어서 많은 욕을 얻어 먹은 기업이지만, 최근 메트로 UI를 기반으로 한 윈도우 8 은 가장 유비쿼터스적인 운영체제로 급진적 설계를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어 많은 칭찬을 받지만, 현재의 애플은 그렇지 못하다. 




스큐모픽(skeuomorphic) 때문에, 비주얼 자위에 빠진 애플


Fastcodesign은 이런 애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현실에 대해 "Visual Masturbation"는 매우 강력한 표현을 빌어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는 애플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문제는 궁극에는 디지털 스큐모픽 디자인 때문인데, 스큐모픽 이란 개념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물체의 특징을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응용하는 것을 말한다. 


애플의 '노츠' 앱 같이, 리걸 패드(legal pad)로 불리는 노란색 노트를 응용한 것이 좋은 예일 수 있고, 뉴스 기판대 앱의 나무 책장 모양도 이런 실체적 개념에 집중하는 스큐모픽 디자인의 전용이라고 할 수 있다. 


Fastcodesign이 지적하고 있듯, 문제는 스큐모픽 디자인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소프트웨어 특성을 무시한채 스큐모픽 디자인에 매몰 된 사고가 iOS와 OS X 의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조류에 대해 산업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조너선 아이브는 스콧 포스톨 부사장의 이런 체제에 크게 반감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Fastcodesign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와 소프트웨어 총괄 부사장인 스콧 포스탈은 이 스큐모픽 디자인에 푹 빠져 있었는데, 이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조너던 아이브와 스콧 포스탈의 생각이 다른 관점으로 치달았고, 중재자 였던 스티브 잡스가 사라지면서 디자인 총괄인 조너던 아이브 조차도 스콧 포스탈의 질주를 박지 못했던지 스큐모픽 디자인이 점차 애플 소프트웨어의 대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 캘런더 디자인에서 볼 수 있듯이 스큐모픽 디자인 접근을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와 스콧 포스털의 입장 때문에 가죽 바느질 모양이 반영되었는데, 이는 스티브 잡스의 걸프스트림 제트기의 영감을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애플의 내부 디자이너들은 "끔찍하고 당황스러운 일" 표현했을 정도 인데,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필자가 생각해도 캘린터용 소프트웨어에 왜? 가죽 바느질 모양이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게임센터 디자인인데 옻칠한 나무 모양을 하고 있고, 녹색 바탕의 컬러감은 카지노 느낌을 계승한듯하며 이에 대해 충격적이고 너무 애플 디자인과 멀어졌다는 비판이 일었다고 한다. 



스큐모픽 디자인이 나쁜가?


흔히들 디자이너가 UI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아주 사소한 감정 표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상 이상의 고민과 고뇌가 담겨져 있다. 


이것은 사용자를 이해하는 수단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인 은유는 자칫 과도한 디지털 모방으로 호도 될 수 있다. 


즉, 실체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것을 실제 디지털적으로 은유화해 표현해야 하지만, 모방이 앞서다 보니 차용한 요소에 대한 지나친 의존 덕택에 UI의 특성이나 소프트웨어의 목적을 혼미하게 한다는 것이다. 





나무 디지털 책장의 예를 보면 디자인적으론 나무랄대가 없지만, 이 책장이 UI나 디자인은 오프라인 책장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론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책장처럼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장에서 선택한 책을 꺼내들어 보면 그저 펼침 상태로 전환되는 프로세스만을 가지는데 굳이 책장의 표현을 여기에 빌어올 필요성이나 이유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상황과 이용자의 습성이 다른데, 굳이 스큐모픽한 요소를 실체적으로 디지털에 접목하는 이런 행위가 은유에 그처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전문 디자이너들에게서 나오는 이유다. 


Fastcodesign은 애플의 전 수석 UI 디자이너의 말을 빌어 이 스큐모픽 디자인의 문제점을 직시한다. "나는 애플이 실제적 기능 보다는 스큐모픽 접근에 의한 시각적 디자인의 모방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스큐모픽의 실제적 문제점의 예를 e-티켓과 쿠폰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쿠폰 삭제를 표현하기 위해서 종이 분쇄기의 영감을 차용했지만, 실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종이 분쇄기를 경험했냐는 것이다. 


종이 분쇄기 경험을 가젼 아주 극히 제한적인 사용자를 위해 스큐모픽 디자인을 응용함으로 인해서 오히려 사용자가 프로그램일 이해하는데 단절을 가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럼 대체 어떤 방향을 갖어야 하나?


스큐모픽 디자인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너무 과하지 않아야 하고 보다 소프트웨어 본질에 빠져야 하는 것이다. 책장 이미지, 가죽 바느질 질감 디자인은 아무 생각을 안하고 볼때는 이해 할 수 있지만, 실제 동작하는 과정이 그런 디자인적 표현 요소와 다르게 동작하는 것이나, 극히 제한적인 사용자만 그 느낌을 이해하는 경우 스큐모픽은 오히려 거추장 스러운 불필요한 에너지에 불과하다. 


그런 관점에서 Window8에 많은 디자인 리더들이 흥분하는 것이다. 심플하고 평면적인 인터페이스를 강조하며 매우 직관적인 디지털적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메일 응용프로그램, 사진 응용 프로그램을 나타내기 위해 카메라, 봉투를 아이콘으로 처리했다. 이것은 스큐모픽 이지만 좀 더 빨리 어플리케이션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사용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또, 윈도우 8 에서는 메트로 UI는 타일 표현을 실체화 한 것이지만, 타일 질감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매우 직관적인 UI에 집중하고 있다.


Fastcodesign은 이런 MS의 진취적 디자인 추구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디지털에서 스큐모픽은 매우 제한적이고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주도하던 디자인 트렌드가 MS의 추세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바로 애플의 무분별한 디자인 차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작고하면서 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조너던 아이브의 조언을 경청하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개발자들과 일하면서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디자인을 디자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체적인 표현이나 조금은 비 감성적인 표현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디자인은 감성 + 직관적 표현에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 톤앤매너를 요구하는 경향이 그것 때문이다. 


스콧 포스탈이 스큐모픽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알겠지만, 실체에 집중하다 보니, 보다 본질적인 것을 못보는 것은 그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는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애플의 모든 디자인에 대해서 만큼은 조너던 아이브가 관여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가 주장하는 현재의 애플 디자인은 세계의 주도적 트랜드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도 그의 입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불필요한데 굳이 넣어야 할 이유도 없고, 불필요한 스큐모픽을 시도하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끝내야 그들이 세계에서 인정 받았던 사용성 중심 디자인이 앞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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