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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애플 소송에 대한 이야기가 워낙 많이 나와서 이제 더이상 이와 관련한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손을대고 말았으니 새로운 내용을 하나 더 써보기로 했다.
이번글에서 짚어보고 싶은 것은 삼성과 애플의 소송전을 일본의 IT 산업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와 함께, 한국의 IT 산업이 이 소송을 바로보고 있는 시각의 문제점을 잠깐 짚어보려고 한다.
이번 소송이 진행되면서 한국과 함께 일본 기업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전자 산업의 선두 주자였고, 소니의 경우 80년대를 대표하는 혁신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내준 자리를 애플이 차지했고, 아시아 맹주라는 자리를 삼성애 내주면서 초라한 현재를 보내고 있다.
일본 IT를 대변하는 기업이 소니라면 한국 IT를 대변하는 기업이 삼성이기에 어쩌면 당연히 이번 소송에 일본 기업들도 애플에 삼성이 어떤 대응을 펼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거란 생각이다.
오늘은 임정욱님이 올려주신 글을 많이 인용하게 되는데, 닛케이시 신문의 보도 내용에서 일본 언론과 산업계가 삼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을 소개해 주셔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일본이 바라보는 삼성?
일본 언론이 조금 그러하듯, 정제된 듯 하면서도 은근히 논리적으로 자극적 요소를 선동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임정욱 님이 소개해준 글과 오늘 올린 삼성, 애플 관련글을 참고하면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일본의 시각을 참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애플을 우러러 보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정도 되는 기업과의 전면전을 펼치는 삼성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자신들보다 한수 아래로 생각하던 기업이 애플과 전면전을 아주 멋지게 치루고 있으니 아마 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닛케이지는 잡스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자신들에게 부품을 팔고 있으면서도 경쟁 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그것도 애플을 배신하고 만든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해 핸드폰을 만들고 있는 부분 때문에 그 분노의 화살이 삼성으로 향했다고 보고 있다.
또, 삼성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는 요소를 리더쉽으로 꼽는 것 같다. 이건희 회장의 노련한 카리스마와 결집력이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분노 에너지를 자사의 에너지로 바꿔 이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1년 4월 삼성전자 임원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거론하면서 실제 삼성은 애플이 싸움 거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는 뉘앙스의 분석을 내놓는다.
"오히려 우리회사의 선전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11년4월. 애플로부터 제소당한지 2주후 삼성전자의 임원은 웃는 얼굴을 보였다. 삼성의 여러 사업부로부터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이 흘러나왔다. 삼성과 거래가 있는 한 일본기업의 간부는 당시 "천하의 애플로부터 소송당했는데 저렇게 여유를 가져도 되는 것인가"하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사실 아무리 삼성쯤 되는 기업이라도 1조 이상의 배상액을 물어야 할지도 모를 세기의 대결에서 이정도 여유를 자랑한다는게 놀랍기는 하다. 일본 언론은 특유의 과장법을 이용해 삼성을 추켜세워주는 듯 했지만, 독자적으로 이런 소송을 장기간에 걸치고 있는 삼성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인이 바라보는 삼성은 어떤 것일까?
애플이 삼성에 소송을 걸면 홍보 효과가 되는 것 아니냐며 임원이 웃는다는 표현이나. 애플에 소송 당하면서도 여유를 부릴 줄 안다는 표현을 보면, 일본인의 2중적 시선이 보인다.
첫번째 시선은 진정 놀라움의 표현이다. 애플에 대해 어찌 저렇게 당당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놀라움 일거고, 두번째 시선은 저렇게 건방지게 여유부리다 된통 당할꺼라는 시선이다.
일본도 삼성이 대단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후발 주자였지만, 반도체/TV/가전에서 완벽하게 일본 기업을 압도하고 있고 그들의 주력 기업들은 미국/일본 기업의 성공을 아주 빠른 속도로 뒤쫒아 결국 역전했던 점을 높이사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 진행되는 소송에 빗대면서 일본의 기업은 그렇게 배짱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후발 주자 기업인 삼성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부러움과 시기심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은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자신들의 성장 동력을 찾는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지금의 이런 발언들은 삼성을 우러러 보고 있다기 보다는 놀라움의 표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 넘어서야 할 경쟁자로 분석의 대상이라는 생각이다.
어쩄든 중요한 것은 이들 역시도 삼성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이번 소송을 바라보는 한국 IT의 문제점?
이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페이스북 계정에 메시지를 하나 올렸다. 삼성의 억울함은 알겠지만, 그들은 카피캣이 맞고, 앞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삼성은 추적자 일까? 아니면 카피캣일까? 국내외 유명 블로거들은 억울함은 있을수 있으나 카피캣이 맞다고 결론 내렸네요. 이제 정말 혁신해야 할 때란 생각입니다"
그 메시지의 근거와 논리는 이번 소송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저작권과 같은 무형의 자산에 대한 보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언론들이 너무 애국심에 불타 삼성을 옹오하는 듯한 발언을 이야기해 이것은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국 언론들의 말을 보면 일반 배심원 평결 문제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같이 무형 자산의 인정에 대한 의식이 매우 없어 보인다. 좋게 말하면 의식 부족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식하다는 이야기다.
해외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특허는 크게 표준특허, 디자인특허, 일반 특허로나뉘게 된다. 표준 특허는 기술 개발에 있어서 필수 기술이지만, 선점시 경제적 파급효과와 무분별한 특허권 남용이 우려되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 특허인 FRAND 규정에 적용된다.
삼성의 특허가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모바일 디바이스 개발에 꼭 필요하지만 남용을 막기 위해서 표준 특허로 규정되고 이 표준특허에 들어간 특허들은 일정 비용 이상 지불 할 수 없고, 기술 구매 기업과 협의해 제품당 몇%씩의 로열티를 받는다.
반대로 일반특허나 디자인 특허는 무형적 자산이지만, 감성적 자산으로 기술 특허와는 조금 다르게 가치를 인정 받는다.
어떻게 다르다는 것이고 삼성에는 이게 왜 문제인가?
필자의 페이스북 글에 회원중 한분이 다음과 같은 설명을 통해서 이 문제에 대한 요점을 짚어주고 있다.
"각각의 특허는 원 개발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에서는 뿌리가 같을 수 있으나 줄기는 각각 다릅니다. 게다가 이번의 경우 단순히 직사각형에 테두리가 둥근것 뿐만 아니라 (디자인 특허를 이런식으로 받을 수 없다는건 당연한거겠죠) Radius 값까지 일치할 정도로 유사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과는 별개지만 갤럭시S이후로 나온 광고 형태나 스타일, 패키징까지 거의 유사하게 해왔다는것이 문제이기도 하고요. 수많은 스마트폰들 중에 유독 삼성제품들만 유사하게 만든것도 확연하게 보이는것은 사실입니다."
각 특허의 형태에 따라서 가치를 인정하는 방법이나 범위가 다르고, 현재 삼성의 경우 과거 제품들에서 곡면의 둥근 테두리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라 Radius 값까지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줌은 물론 제품 광고, 패키징.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모방의 모습이 보였다는 점이다.
삼성측의 특허는 대게 일반/디자인 특허와는 다르게 기술 표준 특허로 이미 칩제조사나 각종 부품 제조사들이 삼성에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이걸 애플이 구매했기에 침해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애플은 이런 부품사들이 이미 제값을 다 지불한 부품을 구매후 판매한 것인데, 여기에 다시단말기 가격의 몇%를 붙여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인데, 이런 표준 특허 이외에 몇가지 기술적인 내용이 미국과 유럽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겠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이 이번 소송을 통해 노리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1조 이상의 비용은 좀 과했을수는 있지만, 삼성이 질 가능성이 높았던 소송이 맞다. 아마 삼성도 내부적으로는 이런 분위기를 어느정도 감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삼성은 절대로 밀리지 않았다. 애플이 공격해 오면 받아줬고, 역습하기도 했다. 질 가능성이 높은 소송들에서 이런 전략적 접근을 보이는 것은 크게 두가지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
첫째는 소송 진행해 지면 어쩔 수 없지만, 이기변 이득이란 접근이다. 카피캣 이런 이름 따위는 애플에나 중요하지 삼성에게는 중요하지 않고, 실제 사용자들도 어느정도 그런 이미지를 삼성에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걱정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로열티 지불이 뻔해 보이는데, 제대로 된 법의 평가를 보고 내도 늦지 않는다는 결론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로는 질껄 아는 소송인데, 이 소송을 길게 끌고 갈 수록,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개인적으로 닛케이 글등을 읽게되니.. 후자의 분석에 더 비중을 두고 싶은데, 광고 비용으로 1조는 큰돈처럼 보이지만, 삼성이 국내외에 지불하는 각종 광고를 생각하면 오히려 더 저렴하게 몇년동안의 광고 예산을 다 투입해도 얻기 힘든 광고 효과를 얻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 왠만한 IT 제품을 쓰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삼성이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바로 그런 효과를 누린게 아니겠느냐란 분석이다.
어느것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중요치 않다고 본다. 결론은 애플이 얻은것과 삼성이 얻은것 사이에서 누가 더 이득을 취했느냐는 것인데, 개인적으론 애플은 공공의 적을 만들고, 자신들의 리소를 소송에 날리고 있기에 애플의 손해가 더크다고 보고 싶다.
그리고 그리 좋아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삼성의 이 어마어마한 도전과 배짱은 한번쯤 고개숙일만 하다는 생각이다. 애플이란 기업과 대등하게 싸워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약점과 장점을 잘 파악해 효과적인 싸움을 진행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은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후속 포스팅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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