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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종이라는게 참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다가도 알 수 있을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빠른 변화와 전혀 예상 못한 영역에서 새로운 반전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인듯 하다. 페이스북 초창기만 보더라도 그저 마이 스페이스의 아류로서 큰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던 적이 있다. 


물론, 마이스페이스가 뉴스코프에 인수되지 않았고, 창업주가 이탈하지 않고 중심을 잡았다면이란 말도 안되는 가정을 잠시 해본다면 상황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듯 스쳐지나가지만, IT 업종에서 만약이란게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기회를 포착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로 생존의 갈림길에 노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야기 해 보고싶은 노키아가 바로 그런 기업이 아닐까? 불과 3년전만 해도 그 어떤 누구도 노키아가 지금 이렇게 초라한 모습을 보일꺼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모바일 시장에서 경이로운 점유율인 50%를 기록하고 있었고, 그 누구도 넘볼수 없을 것 같던 철옹성으로 근 10여년 이상을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그런 기업이 이렇게 한방에 휘청거리게 되었다. 이미 아이엠데이 칼럼으로 수도 없이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못살린게 지금의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런 기업이 지난 6월까지 1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Layoff를 시행한 것도 모자라 자사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QT와 함께 500건의 통신 특허를 매각 한다고 한다.


일전에도 엘롭의 노키아 살리기 전략은 언젠가 부매랑이 되어 노키아의 숨통을 죌거란 이야기를 칼럼으로 담은적이 있다. 살아남아야 마지막 기회도 있다는 점에선 공감하지만, 때에 따라선 차라리 망하더라도 끝까지 팔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노키아에게 있어서 그것은 바로 특허, 심비안, 기타 핵심 소프트웨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조금 있다고 소개하겠지만, QT는 매우 유용한 소프트웨어로 팔아선 안되는 프레임워크라고 생각한다. 


하드웨어 제조사이면서 비슷한 어려움으로 도산 위기까지 몰렸었던 애플이 기사회생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살펴보면 더더욱 하드웨어 중심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소프트웨어는 당장의 이익은 안될지 몰라도 혁신과 미래 비전을 만들어 가는데 필수조건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생존이란 미명아래 꺼내지 말았으면 하는 마지막 카드를 그들은 꺼내놓게 된 것이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이어지게 될까?



노키아와 QT


Qt는 GUI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일종의 크로스 프랫폼 위젯 툴킷이라고 보면 된다. Qt는 KDE, Qtopia, OPIE 같은 GUI 인터 페이스에서 사용되는 유용한 툴중 하나이며 노르웨이 회사 트롤텍에 의해서 개발되었지만, 노키아에 인수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Qt는 C++를 주로 사용하지만, 파이썬, 루비, C, 펄, 파스칼과도 연동된다. 수많은 플랫폼에서 동작하며, 상당히 좋은 국제화를 지원한다. SQL 데이터베이스 접근, XML 처리, 스레드 관리, 단일 크로스 플랫폼 파일 관리 API를 제공한다.


출처: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Qt_%28%ED%88%B4%ED%82%B7%29)



QT의 역사


QT의 원 개발자로 알려진 트롤텍 CEO인 하버드 노드와 이이릭은 1991년 Qt 개발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만든 회사가 퀘이사 테크놀로지스라고 하는데 이후 트롤 테크, 트롤테크로 바뀌었고 QT 창조의 시작을 걷게된다. 

하버드는 이맥스 글꼴 중 Q라는 글자가 예뻐 보였고, t는 X 툴킷 Xt에서 따와 Qt라는 이름을 이 소프트웨어에 붙여주게 된다. 


QT는  GUI 구성에 매우 필수적인 그래픽 툴킷이었고, 의존적이지 않아서 플랫폼 특성을 거의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플랫폼으로 포팅이 쉽고 유리해서 GIUI 개발에 자주 쓰이게되고 노키아가 심비안 개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QT의 시작을 보면 KDE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Text 기반의 리눅스 체제에서 Window 기반의 GUI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 된 프로젝트가 KDE 였는데 1998년부터 KDE가 주목을 받게되자 KDE 개발에 주도적으로 사용 된 툴킷인 QT도 주목받게 되었다. 


문제는 KDE가 오픈 윈도우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제약성을 가진 상용 소프트웨어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이것이 오픈 소스 확산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한 오픈 소스 진영은 하모니 툴킷이라고 하는 자유 소프트웨어로 된 Qt의 복제품을 내놓게 되었고, 이와 함께 KDE와 오픈소스 GUI 의 대명사가 된 그놈이 출시되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툴킷이 바로 김프를 위해 작성 된 GTK+ 였고, 이를 바탕으로 양대 큰 축이 형성되게 된 것이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버전 1.45까지의 Qt는 FreeQt 라이선스로 공개 되었지만,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에서 수정 및 재배포가 불가능했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Qt 2.0 부터 오픈화를 시도하며 Q 퍼블릭 라이선스로 공개하게 되는데, 이전보다는 양호해 졌지만, GPL과의 호환성 문제로 천덕꾸러기 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오픈소스지만 오픈소스 진영의 힘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상용의 굴래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여러 이유들 때문에 욕먹다가 트롤텍에서 오픈소스 진영의 지지와 QT 확산을 위해 트롤텍 파산시 QT가 QPL보다 더 제약 사항이 많은 라이선스로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서 KDE 자유 Qt 재단을 만들게 된다.


이 재단을 통해서 Qt가 이 기업의 운영이 어렵게 될 경우 악용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BSD 라이선스로 전환하도록 조취를 취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2002년 KDE on Cygwin 프로젝트의 회원들이 GPL로 공개된 Qt/X11 코드를 윈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포팅 작업을 하고 나름 선전하며 윈도우 진영에서까지 인정을 받게 된다. 이후 QT 4부터는 상용 에디션과 오픈소스 에디션 간의 플랫폼 차이를 없애며 본격적인 오픈 프레임웍의 길을 걷는다.

그만큼 심비안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툴킷이었고, 그 중요성을 알았기에 노키아도 지금껏 이 툴킷을 지원해 왔던 것인데, 이것을 팔았다는 것은 심비안 존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에 시장에서는 심비안의 종말을 예견하는 것이다. 



휴대폰에 집중하는게 과연 옳은 전략일까?


All Things D에 따르면 이들은 QT 이외에도 3만건의 특허중 500건의 핵심 이동통신기술 특허를 브링고(Vringo)에 2천2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렇게 얻어진 자산을 바탕으로 휴대폰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해외의 유명 칼럼리스트들은 삼성이 OS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자체적으로 OS 개발에 나서기 보다 RIM을 인수하라는 이야기를 하기까지 한다. 


물론, 이는 RIM의 투자가들이 RIM의 수익을 회수하기 위해서 언론을 이용해 삼성에 먹잇감을 던지는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그 이면에 OS 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내용이라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엘롭이 노키아 집권이 시작 될때부터 심비안 퇴출의 우려가 있었지만, 이젠 정말 MS 따깔이로 전락하느냐 주도권은 없더라도 하드웨어 비즈니스로 연명하는 기업이 될것이냐의 갈림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적인 판단으론 이런 노키아의 행보는 매우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비안을 유지하더라도 애플이나 구글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기에 MS 윈도폰에 올인해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어쩌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지만, 살아남았다는 가정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MS 때문에 노키아는 하청 업체 이상으로 재도약 할 발판을 버린 꼴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번 QT 인수도 최소한 경쟁사에 넘기지 않고 오픈 소스 유지에 기여 할 수 있는 기업을 택하고, 차후를 도모하겠다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역시나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에 지나지 않는다. 


손발 다자르고 남은 돈으로 먹고 살 새길을 찾아야 하는데 기것이 결국 모바일이라면 더더욱 인정하기 쉽지 않다. 


이런말하기는 속쓰리지만, 이번건은 정말 패착이란 생각이 강하다. 정확하게 노키아가 다시 일어서기 위한 방향 전환이라거나 새로운 비전을 위한 매각이라면 다른 논제겠지만, 모바일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유럽과 미국이 LTE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LTE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것은 10~20년전 세계 1위를 달리던 모토로라가 다시 1위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천박한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모바일 부분을 매각하고 전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거나 앵그리버드 같은 벤처들을 인수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방향 전환 했어야 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직까지 신흥 시장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심비안의 영량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에 과감한 결단을 이런 식으로 풀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세계 여러 지역에 여러 공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위해 핵심 기술을 팔았다는 것은 결국 몰락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것이 아닐까?


필자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노키아의 이번 승부구는 7회말 만루상황에서 나온 데드볼과 같다는 생각이다. 남은 이닝동안 새로운 돌파구를 어떻게 찾느냐가 핵심인데.. 이런식으론 곤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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