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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하면서 논객이 되어버린 날 버리는게 진정한 나의 길일까?


원래 TV를 잘보지 않는데.. 무슨 바람인지 TV를 틀고 재방되던 라디오 스타를 보게되었다. 최근 몇주간 최민수씨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개인적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거의 기인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는 그가 고현정씨가 자신에게 던진 메시지를 언급하며 이런 의미즐 전달했다. 고현정왈 "쉽게 가자. 오빠 너무 힘들 게 사는 거 같아", 최민수왈 "쉽게 가는게 편한거니?"라며 답을 했다. 그런데 좀 묘했다.


잠시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고형정씨의 말이 틀린것도 아니고, 반대로 최민수씨의 대답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생각과 철학이 표현된 질문과 답이었을텐데.. 게 간다고 쉽게 가지는게 아니고, 자기 철학대로 간다고 맘편한게 아니라는 거다.


갑자기 어설프군이 무슨 방송/연예 전문 블로거가 된 기분인데.. 이 이야기를 쓰는건 그 방송을 보고 오후 늦게 종종 방문하는 블로거 3명("릿찡님", "후드레빗님", "균이님")중 균이님 블로그에 방문했다 "IT블로거는 IT를 잊어라."라는 글을 읽고 위의 에피소드와 함께 생각을 정리해 볼 요량으로 글을 쓰기로 한것이다.




위 글을 읽고 오늘 쓸려는 글의 방향을 바꿨다. 개인적으로 IT인중 멘토로 여기고 있는 인물이 한국에서는 안철수씨와 미국에서는 에릭슈미트를 꼽는데 그와 관렪나 글을 쓰려다 스스로에게 더 중요한 IT인의 의미를 생각해보려 이 글을 쓰게 됬다.


글의 내용은 직접 균이님 블로그에 들려서 읽어주시길 바라고 어설프군은 왜? 그 글에 대해서 고민이 들었는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IT 파워블로그가 사라진다..

아시는대로 어설프군은 IT 일을 한다. 그래서 이바닥 사정을 좀 알고있고 많지는 않지만 이쪽 업계에 지인들이 있기도 해 이런 저런 소스를 많이 듣게 되기도 한다. 이런 정보와 일하며 경험한 지식이 지금의 내 글을 쓰는 원동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과거 주변에서 수 많은 IT 파블들을 보고 그들의 성장과 사라짐을 경험했다. 그중에는 IT 기자 출신들도 있었고, 어설프군처럼 실무에서 활동중인 사람들도 있었다.


글에서도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한국과 세계 IT 산업 전반을 다루던 그들은 때론 격렬한 토론을 했고, 때론 대안을 제시하며 기존 미디어와 본질적으로 다른 차별성을 전달했던게 사실이다.


나는 그것이 당시 한국의 IT 발전을 도모하는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그런 담론을 이야기하고 논의 할 만한 블로거가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숨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다 보니 기존 미디어에 대한 견제가 작동하지 않고 이것이 IT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IT 파블이 멸종되는 경고는 한국 산업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블로거들이 이야기 한다고 정책 당국이 IT 산업을 돌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그 담론들이 다양한 사람의 입을 거치고 퍼져 하나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그것들이 지식과 정보로 정책 권자들에게까지 전달되어 질 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IT 담론이 있던 시절 기자들은 블로거들의 입을 경청했고 그들의 지식과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 전개되었기에 그 역할이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현재 다년간의 검색 최적화로 수만명의 방문자를 기록하는 리뷰어들은 하류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재는 그런 분들이 SNS로 숨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이야기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곳의 이야기는 너무 단편적이란 생각이 개인적으론 강하다. 필요가 없다기 보단 블로그 글과 다르게 소비되고 파생되는 만큼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가 SNS가 블로그를 대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는 컨텐츠 생산 툴로서의 SNS보다 정보의 유통과 나눔에 있어서의 역할이 현재 SNS의 중추 기능이라 그곳의 담론은 확장과 확산은 빨라도 깊이를 담을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그런 깊이를 IT 블로거가 블로그를 통해 담았던 것인데.. 지금 그런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거다.



IT 담론을 담기 위한 블로거의 그릇은?

"균이님" 블로그의 글처럼 본질이란 의미를 이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IT의 현재 이슈가 아닌 그 현안의 뒷에 자리한 본질적 이유를 집어내고 풀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정보의 취득자나 생산자 모두 파생적인 이야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양세라는 거다.


그걸 탓하는게 아니다. 나 역시 때론 의무적으로 글을 쓰고, 때론 거만하게 행동을 한다.


블로그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가능하면서도 너무 본질을 파고들려 하지 못할때가 있고 그런 고민이 부족해짐에 따라 뭐랄까 깊이가 사라진다라는 생각을하게 되는 것 같다.


과거의 그들은 철학자였다. 돈 되지도 않고, 그것이 자신의 일생에 직접적인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지만 트랙백과 댓글로 담론을 즐겼고 그 당시의 글들은 하나 같이 주옥 같은 글들로 아직 내 뇌리속에 살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는 그릇을 키워야 하는데, 그 그릇을 키우기 위해선 스스로의 글과 생각에 늘 고민해야 한다.


타협하고 돈 되는 생업 블로거나, 전문 리뷰어가 되어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다만, 아직도 담론을 즐기려는 니즈를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해야 한다. 리뷰를 쓰지 말라는게 아니고 이슈를 다루지 말라는게 아니다.


리뷰를 해도 다른 블로거와는 차별화 된 그 제품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의 우리 IT 블로거의 그릇을 결정하는 것이고, 그 그릇을 키우지 못한다면 칼럼리스트가 아니라 그저 리뷰어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최민수의 "쉽게 가는게 편한거니?"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

이제 부터는 나에 대한 물음이다. 그저 쉽게 IT 글을 다루고 이야기하며 지내도 만족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 내 글을 바라보고 화낼때가 많아졌다.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을때, 남들 따라갈때, 돈 되는 리뷰글을 쓰고 업체 입장만을 내세웠을때가 그랬던 것 같다.


요즘은 하도 까대는 통해 리뷰글은 들어오지도 않고, 까임 당할 생각이 있으면 달라는 이야기를 하니 아예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최소한 리뷰에 대한 압박은 사라졌다.


블로그를 진짜 쉽게 가면 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그래서 요즘 드는 것 같다. 오전에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최민수씨를 보면 느낀 내용이다. 그가 공인으로써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이야기를 웃고 즐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에게서 깊이를 느꼈다.


유명인이 아니라 그저 한 인간으로 삶과 부끄럽지 않은 당당함을 느낀거다. 그리고 모나 있던 그가 다듬어지는 모습들.. 어쩌면 내 블로깅과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멋모르고 글을 썼고 나중엔 잘난체하며 글을썼다. 시간이 흐르며 깊이를 찾았고 어느순간 자만이 담겨 있었다. 지금은 많이 다듬어졌지만 그 다듬어지는 과정에 많은 댓글러들과 싸움도 하고 글에 굉장히 기분 나쁠 정도로 잘난체와 오만을 뿜어내기도 했다.


글도 그런거 보면 인생과 닮아있다는 생각이다. 글이 자신의 얼굴로 대변되는 건 거기에 있는듯하다. 쉽게 갈건지 아니면 어렵더라도 자기길을 갈건지를 묻는다면 최민수씨 같이 자기길을 가는게 맞는것 같다. 나를 다듬으며 말이다.



결론, IT 블로거가 되고 싶다면 철학자가 되라

"담론이 사라진 지금 IT 산업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라는 출발점에서 이야기를 했고 내 블로깅을 이야기했다.


블로그를 특히 IT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블로그 운영은 결국 글을 써야하는 일인데 글도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이기 이왕이면 잘 써야 한다. 철학은 얼마나 자신의 생각이 중심을 가지고 있느냐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것을 잘 표현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에서 난 수 많은 파블들을 봐왔다고 말했다. 이미 블로그계를 떠난 사람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활동하는 사람중 과거에 독자들에게 유명세를 탓지만 지금은 독자에게 외면 받는 사람들의 글을 가끔 보면 과거와 같은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감히 내가 누군가의 글을 평가하긴 힘들지만 과거 독자로서 그런 사람들의 글을 읽었을때 생각과 느낌이 지금과 너무 차이가 있다는 거다.


사람이 바뀐것이 아닌 다음에야 결론은 하나일 거다. 스스로 글에 대한 고민도 없고 발전하는 다른 블로거들을 경청하며 자신을 다듬어가는 노력이 없었다는 거다. 내 RSS 구독 리스트도 보면 일정한 주기로 블로그 RSS가 교체된다. 그 중에는 늘 그 자리에 위치하는 RSS도 있지만 어느센가 RSS 목록에서 사라진 블로그들도 많다.


블로그는 솔직하다 그 글을 경청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솔직함의 결과를 얻게된다. 독자가 많을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나눌 독자는 분명히 필요한데 IT 블로거를 꿈꾼다면 스스로를 점검해 보자? 내 글이 독자나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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