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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미디어지만 이렇게 차이나는 현실, 단순 문화라고 이해하기엔 문제 투성이인 한국 미디어 시장 바로보기

최근 한국에서 포털 중심으로 무분별한 기사에 대해 자율규약을 통해 컨텐츠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견을 기사화 한적이 있습니다.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은 공감은 가지만 그 주최가 미디어 스스로가 아닌 제 3자나 다름 없는 포털들에 의해 이런 내용들이 주도 되었다는 점에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 저널리즘의 추락..
사회의 파수꾼, 권력의 견제자와 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저널리즘은 사회에 악한 존재가 아닌 균형자요 견제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인데.. 그런 산업의 주최자들이 외부에 의한 자정 또는 규제가 필요한 대상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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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성'·'선정적' 인터넷 기사 사라진다
- 포털업계, 온라인 기사 배열 규약 제정
- NHN, 다음, SK컴즈 등 인터넷 기사배열 자율규약 제정


물론, 워낙 산업 기반이 취약한데다 미디어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할 수 있는게 결국 자기 하던일 하는 것이라 퇴직후 언론사를 창업하는 경우도 많고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신출내기들이 창업하는 경우도 많아서 물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미디어들의 비 이성적 행태가 미디어 스스로 자초한 부분도 있지만 어떤면에선 포털들이 돌려줘야 할 트래픽을 나누지 않고 자신들에 종속시켜 권력화 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책임이 너무 미디어들에게만 몰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인터넷 기사 자율 규제 협약 내용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인터넷 기사 자율 규약은 어떤 내용일까요?

"성적표현, 폭력성 이용, 약물 사용.. 등 선정적 기사", "배꼈거나 약간 말만 바꾼 복제성 기사", "타사의 기사 사용

과 같은 문제의 기사는 앞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고, 포털들은 뉴스 배치나 기사의 제목 변경과 같은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네요. 
 
내용 좋고 올바른 방향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규제에 대해 분명 납득 안 되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을텐데도 토 다는 신문사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바로 주종 관계로 변하는 시장의 문제점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3. 찍소리 못하는 언론의 이유는?
우선 이 규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뉴스 유통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소리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렵게 뉴스캐스트 노출과 트래픽을 제공해 줬는데 말 안들으면 자리 빼겠다는 이야기지요. 

언론사도 문제가 있는게 뉴스캐스트를 이용해 발생한 트래픽으로 직, 간접적인 광고로 큰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을 잠시 보시죠?

- 뉴스캐스트에 뉴스 공급하는 언론사는 연 평균 매출이 20억 이상 올랐다고 조사 됨
- 대행사를 이용한 직, 간접적 광고 노출
- 뉴스캐스트 노출 조건으로 옵션형 광고 진행
- 뉴스캐스트 노출 보장하고 돈요구하는 행위...

<내용출처: http://venturesquare.net/1960>

<내용출처: http://www.newscast.co.kr/on/naver.asp>

위의 내용과 이미지는 현재 그런 조건으로 온라인 광고 대생하사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내용이고 예제 이미지는 모 매체가 광고성 뉴스를 진행한 내용을 예시로 들고 있는 겁니다. 

왜? 네이버에 몫매는지 아시겠죠?


4. 해외 언론의 현재 위치와 발전 모습은?
이런 모습을 보면 답답하죠? 그럼 해외의 언론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뉴욕 타임즈를 보면 최근 기사에서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 했고, 태블릿 전용 유료 뉴스 신문도 창간했습니다. 

그리고 무었보다 전체적인 패러다임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을 알고 디지털 광고 확보와 트래픽 확대를 통한 매체력 강화를 위해 SNS, 모바일, 바이럴 마케팅등의 기법들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모두 실패한다고 했던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가 조금씩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6.1% 떨어졌으나, 온라인 유료 구독자는 3분기보다 20% 늘어 40만6천명에 이른다”라고 2월2일 소개했다고 하는 군요. 

융통성도 발휘해 이제 새로운 뉴스 유통 채널이 된 소셜 서비스나 소셜 뉴스 플랫폼등에서 단발성으로 들어오는 유저는 유료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서 전체적 트래픽 하락과 부분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이 이렇게 당당하게 특정 서비스에 머리 조아리지 않더라도 자기 살길을 찾아 갈 수 있는 것은 제가 생각 할때 딱 한가지 입니다. 철저한 저널리즘과 그에 기반한 기자들이 생산한 퀄리티 높은 컨텐츠가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한국처럼 인터넷 시장이 왜곡되 있지 않아서 미국내 검색 점율 60% 이상인 구글은 검색 트래픽을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 돌려주고 일반 시민들도 유료 기사의 비중과 가치를 높게 인정해주는 산업적 차이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그들 입장을 더 전하고 싶은 것은? 한국에 All Thing Digital의 편집장 모스버그나 스위서 에디터 같은 전설적인 저널리스트가 있냐란 의견을 표하고 싶습니다. 

이들 이외에도 뉴욕타임즈, 워싱턴 전널, 허핑턴 포스트 같은 신/구 미디어 들에서 전설적인 저널리스트와 전문 기자들이 한국의 기자들처럼 보도자료 받아 끄적여 기사 올리거나 해외 뉴스 번역해 올리는 찌라시 짓은 하는 비율이 현져히 낮다는 거죠. 

단순히 문화라고 이야기하기엔 그 간극이 너무나 커보입니다. 


결론, 공정한 경쟁을 외치기 이전에 스스로의 경쟁력부터 생각해 보길..
포털의 뉴스 독점과 트래픽 독점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그런 문제는 사실 정권이 정신만 차리면 어느정도 교정이 가능하고 현재 모바일 시장이 만개하면서 조금씩 철옹성이 무너지고 있어서 준비만 잘되어 있으면 몇년내에 미국과 같은 상황을 맞이 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이런 시장 구조보다 준비가 덜 된 저널리스트들이 판치는 현재 미디어 시장이고, 그나마 제대로 된 기자를 육성하고 교육시키던 기성 미디어들도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실 한국은 유력 매체와 소셜 + 뉴미디어 서비스들에 의해 시장이 완전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러게 하찮게 대하는 블로거보다 글 못쓰는 기자, 개념도 없고 비전도 없는 기자보다 차라리 가끔 돈받고 글쓰고, 돈받고 리뷰해도 블로거가 차라라 났다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는 일입니다. 

비약적인 가정이긴해도 현재 상황이 그렇습니다. 

미국만 이야기해서 짜증날 분들도 있지만 미국처럼 올드미디어가 흔들려도 건재한 가운데 허핑턴, 보잉보잉, 엔게젯, 매셔블 같은 신흥 매체가 적절하게 시장에 안착하며 경쟁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다들 너무 자신들의 철밥통만 기대는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전 저널리스트도 아니고 능력도 미천해 이런 이야기 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변화되는 세상을 보면서 정신 좀 차려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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