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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잘하면 돈이 되지만, 실패하면 재앙이 되는 이유들?

한국은 과거부터 유교와 민족주의적 성향이 영향을 미쳐서인지 M&A (기업 인수합병)에 대해 부적적인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인수합병이 아닌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단순하게 기술만 유출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것은 잘못이고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제 2의 닷컴 신화를 만들어가는 주추돌이 되면서 M&A에 대한 시각도 다소 변화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벤처기업이 독자 생존을 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일들도 좀 더 크고 우량 기업에 인수되어 자신들이 실현하려는 가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면 마냥 실패한 사례들만 가지고 M&A를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부족한 지식을 짜내 M&A관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M&A의 근본적 목적은 무었인가?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근본적 목적은 인수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이익과 약점을 극복하고 더 큰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함이고 인수 대상자의 입장에선 더 좋은 환경을 가진 기업에 자신들의 기업을 팔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게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인수합병의 목적을 수행 하느냐에 따라 인수합병의 본질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에서는 이런 M&A가 매우 활발하고 M&A를 통해 돈의 흐름이 피라미드 구조의 최 상단에서 최 하단까지 이동하며 IT 산업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A 잘하면 약 이지만 실패하면 독 일텐데..
맞는 말씀입니다. 잘하면 약이지만 실패하면 독이지요. 한국에서도 안좋은 예가 있습니다. 돈은 많지만 기술이 없는 중국의 상하이차 같은 곳에 쌍용차를 헐값에 팔아 기술과 돈 모두 회수 못하고 결국에는 다시 인도 마한드라에 판 아주 악질적 사례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악질적 사례가 유독 아시아계 기업쪽에서 많다는 점인데요. 기업을 바라보고 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차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암튼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니 차후 기회되면 하고 그럼 M&A의 실패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내용은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몇일전 소개되었던 IT 역사상 가장 '재앙'이었던 M & A 10선이란 기사의 내용중 일부입니다 .

1순위는 아메리칸온라인(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한 내용입니다. AOL이 닷컴버블이 사상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0년 타임워너를 무려 1820억달러나 주고 샀던 일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천문학적 돈을 들인 타임 워너는 9년 뒤 시총 360억 달러로 추락했고 이로 인해 AOL마저 25억 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 친 사례입니다.

2순위는 스페인의 테라라는 통신회사가 2000년도에 미국에서 당시 인기 상종가 였던 라이코스를 인수한 사례입니다.(이 기업은 한국의 다음과도 인연이 있었죠)인수 4년 뒤 닷컴 버블이 꺼졌기 때문인지 다음 커뮤니케이션즈에 판매한 금액은 1억 달라가 조금 안된다고하네요. 최초 인수가가 116억 달러 였던 점을 감안하면 완전 털린 사례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그런면에선 성공했고요)

3순위는 미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AT & T 저지른 실수인데요. 1991년 컴퓨터 시장 진출 위해 컴퓨터 제조사였던 NCR를 시장 가격의 두 배가 넘는 74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것 입니다. 당시 컴퓨터 시장이 상종가를 치던 상황이었기에 인수 분위기는 충분이 납득이 가지만 문제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 상이한 기업문화에 대한 충돌, 타깃 고객이 달라 시너지 확보가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죠. 결국 2년 뒤 밥 앨런 회장이 'AT & T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컴퓨터 산업에서 발을 빼는 사태가 일어났죠.(지금보면 차라리 잘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4순위도 AT & T가 사례입니다. 1999년과 2000년에 미국 케이블 업체 1, 2위인 미디어원과 TCI를 1000억달러 이상을 들여 인수했는데 이후 닷컴산업 거품이 꺼지면서 기업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해 실패한 인수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네요. 이때 투자한 돈만 현재 잘 썼어도 미국 시장 1위는 따논 당상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5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7년에 인수한 온라인 광고업체 아콴티브 사례로 인수 금액만 무려 60억달러로 당시에 꽤 큰 인수였습니다. MS는 당시 구글이 온라인 광고업체인 더블클릭을 인수한 데 자극을 받아 이같은 실수를 저질렀는데요. 문제는 인수뒤 아콴티브 중역들이 2년만에 모두 회사를 나가고 사무실 통합도 못하는등 관리에 문제점을 들어내며 실패 사례가 됩니다.

6순위는 시스코 사례입니다. 바로 2010년 자사의 주력 사업인 라우터와 스위치 사업이 정체를 겪자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비디오카메라 등 소비자 부문에 진출을 위한 M & A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 플립형 비디오카메라 업체인 퓨어디지털을 5억 달러에 샀는데 결국 시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550명 감원과 함께 2010년 4월 철수합니다. 이 여파 때문인지 현재 정리해고가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7순위는 야후로 1999년 1세대 SNS 사이트 지오시티스를 40억달러에 인수 사례입니다. 인터넷 초창기만 해도 지오시티는 무료 웹 계정 서비스 제공 업체로 2000만명에 수익도 35억 7000만 달러에 육박한 우량 기업이었지만 발빠른 사업 전환에 실패하며 신진 SNS 페북, 트위터 등장과 함께 2009년 완전히 서비스를 닫았습니다. 이 이외에도 딜리셔스, 야후 버즈등.. 이 있고 실제 성공 사례는 플리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8순위는 이베이가 2005년 26억 달러에 인수한 스카이프 사례입니다. 사업 방향과 비전이 달랐고 타겟 광고 등을 통한 다양한 사업전환을 노렸지만 실패해 결국 상거래 플랫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4년 후 19억달러에 재 매각했습니다.

9순위는 또 야후 입니다. 2006년 온라인 미디어 회사 브로드캐스트닷컴을 50억달러에 샀던 상황으로 당시 야후 전략이 디스플레이 광고등을 통한 미디어 서비스 전환을 목표로 했기에 어느정도 납득가는 대목이었지만 결국 시너지 형성에 실패하며 사업부를 철수시켰죠.

10순위는 HP 사례로 HP에서 인수한 PDA의 최강자이자 선구자 였던 팜 인수 사례입니다. 12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고 야심차게 태블릿을 내놓았지만 문제는 차가운 시장 반응에 따라 완벽하게 실패로 규정되며 PC 사업 분사와 함께 사업도 정리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꼭 M&A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HP나 시스코등의 사례등을 보면 기업이 가장 어려울 때 적절치 못한 방향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으로 기업에 큰 위기를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업들이 M&A에 실패하는 이유는?
몇가지 부류로 실패 사례를 살펴 볼 수 있는데요. 첫째는 기업의 인수 가치 평가에 대한 오류이고 둘째는 모 기업과의 시너지 확인 미흡, 셋째로는 사업 포트 폴리오와 비전에 따른 전략적 인수였는지 살피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큰 실패 이유들 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P의 경우 모바일 시장의 확장으로 위기감을 느꼈고 새로운 사업 모델 전환을 위해 팜을 인수했지만 이미 모바일 시장은 레드 오션이 되어 있었고 기존의 모바일 제조사는 물론, 애플과 같은 신흥 강자가 시장을 석권하던 중이었습니다.

또한, HP의 사업 방향은 소비재와 서비스, 엔터프라이즈 영역을 넘나들고 있었지만 모바일과는 연관성이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오히려 최근 인수한 분석 솔루션 업체인 오토노미사 인수가 더 합리적인 결정이 아닐까 생각 될 정도입니다.

HP가 신임 CEO 아포데커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비전 전환을 이야기 했는데요. 전 찬성입니다. IBM이 걸어서 성공했던 길이라서가 아니라 HP의 사업 분포도와 클라이언트 대상으로 볼때 정밀하게 분석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 분야와 타깃이 겹치고 시너지도 더 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단순하게 트랜드에 의존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사업 방향 전환을 위해 인수하는데는 자기 모기업과의 시너지, 타겟, 경험의 역할, 문화적 배려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여기에 합리적인 비용이 제시 될 때 그나마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네요.


결론, 인수합병에 인색한 한국도 빨리 방향 전환해야..
현재 라이코스 CEO로 재직중이신 이스티마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뽀로로 디즈니 1조 인수 거부 사태를 빌어서 한국의 편협한 M&A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매출 600억하는 기업을 수십조 기업으로 스스로 키울 수 없다면 인수 시키는게 맞는 것이고 인수합병이 아니더라도 그정도 기업과의 거래에서 비즈니스적 가치를 찾는게 순서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를 민족의 자긍심을 지킨 이미지를 심으려고 했던 것도 문제지만 토종 브랜드를 지켜냈다거나, 영웅시 되는 언론 분위기도 문제를 키운 한 원인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기업이 해외에 팔리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 아닐수는 있지만 해당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 한국내에서의 고용 창출과 해외 기업의 판매망등을 통한 세계적 확산을 통해 한국의 토종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면에서의 경제적 이득이 될 수 있죠.

물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액션으로 결론이 나는 상황이었기에 더 언급할 가치는 없지만 단순하게 벤처 기업 정신을 버리고 메이저의 세계에 진출한다느니 돈에 팔려간다느니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언론의 몰지각함을 드러내는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마치 연극 배우들이 드라마, 영화에 진출후 인지도 상승으로 벌어들인 돈을 다시 극단과 연극 기획등으로 연극계에 큰 투자 돌려주는 선순환 기조에 비추어 볼때 올바른 인수합병 문화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제 언론과 기업들 사이에서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잘못되면 쌍용사태처럼 독이 될 수 있지만 몇몇 악성 사례때문에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런 비즈니스에 대해 너무 보주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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