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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몰락이 핀란드에 이익이 된다? 그럼 삼성 몰락하면 한국에도 이익이 될까?

오늘 글은 제목이 좀 자극적으로 나갔습니다. 제목을 심플하게 작성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안되더군요. 낚시질이 좀 포함되서 작성 된 만큼 양해를 먼저 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얼마전 Estima7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계신 라이코스 대표인 임정욱님의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어서 그와 관련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란 글로 한 나라의 경제 비중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중 있는 기업이 망하면 오히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역발상의 접근법을 이야기해 주시고 있습니다.

전 그것이 한국 경제에도 적용 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번 글을 기획해 보았습니다.




노키아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이득이 된다는 시나리오는?
우선 "이스티마"님은 "WSJ의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Nokia’s Losses Become Finland’s gains)" 컬럼에서 발췌 된 내용을 들어 흥미로운 반전 시나리오를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첫째. 노키아가 20년동안 양성한 세계 수준의 모바일 엔지니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다

둘째. 노키아 몰락으로 안정적 직장이 아닌, 도전을 선택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

셋째. 앵그리버드 성공을 만든 로비오가 롤모델 역할을 하며 핀란드 벤처가 생겨나고 있다

넷째. 5백만 교육 선진국으로 20명중 8명이 박사학위 소지한 핀란드는 최고의 인력 양성소로
         핀란드 벤처 생태계를 양적 성장으로 이끌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빌어 오히려 장기적으론 핀란드 경제가 노키아 몰락으로 재기 할 가능성이 높고 이런 기반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벤처 생태계가 짊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노키아란 안정적인 직장에 죽치고 있던 고급 인력이 벤처 생태계를 형성하고 벤처 성공이 재 투자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제조업 중심의 핀란드 경제가 변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입니다.

생각만 해도 매우 짜릿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성공 시나리오와 노키아와의 상관 관계는?
우선 노키아는 한때 노키아 경제의 20%를 책임지던 기업입니다. 한나라 경제의 20%를 책임진다면 당연히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위험하단 생각이 들텐데요?

기업이 영원히 성장하고, 성공이란 밑그림을 완성한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한순간의 실수로 추락한다면 20%의 경제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니깐 말입니다.

결국, 오지 말았어야 할 위기가 결국 도래했고 이것이 핀란드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등.. 여러 경제적 지표가 후퇴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 될 수밖에 없고 말이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노키아가 잘나갔기에 노키아란 좋은 울타리에서 걱정 없이 안정에 안주하던 인력이 정리 해고나 명퇴로 회사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몰락한 20% 경제력이 몰락이후 스타트업에 뛰어들면서 벤처로 성장하고 성공 후 다시 핀란드 벤처에 재투자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면서 중소 기업이 확대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만들어 진 것입니다.

어떤 나라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많고 이 중소 기업이 잘되어야 대기업도 강력해 지는데 한국처럼 핀란드도 역성장 구조의 경제 구조가 노키아 몰락으로 제대로 된 성장 모델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핀란드 사례말고 다른나라 사례는 없는가?
대표적인 예로 창업의 국가 이스라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특징상 주변에 아랍국들에 포위 된 형국이고 실제 정세도 이스라엘과 서구 동맹 대 아랍의 대결로 대변되는 나라입니다.

인구 7백만 소국이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주변 아랍국들에 비해 높은 경제 수준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전 ICQ를 만들었던 벤처 기업인이 iCQ를 팔아 얻은 비용을 다시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에 투자하면서 벤처 창업 국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예도 있습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도 미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죠? 여러분들은 페북, 트위터등 유명 온라인 서비스만 기억하시겠지만 실리콘 밸리 내에서는 IT, 온라인,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헬스케어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위해 달리는 벤처 기업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성공응 바늘 구멍 통과처럼 어렵지만 이 바늘 구멍에 통과해 성공후 다시 실리콘 밸리에 투자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끊임 없이 혁신적인 기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실패했다고 한국처럼 영원한 무저갱에 감금되는 현상은 없습니다.)


한국 삼성과 대기업이 무너진다면 한국도 가능할까?
어려운 이야기지만 전 한국도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삼성 같은 기업이 무너지면 사회적 변혁을 떠나 너무도 큰 상처와 위기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겠지만 IMF이후 1차 벤처붐으로 한국에 새로운 IT 산업이 일어났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되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핀란드보다 한국 IT 계에서 삼성을 대표로하는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데 있습니다. 금융, 유통, 제조는 물론 최첨단 신소재, 부품, 중공업까지 대기업의 영향력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에 인구 500만의 핀란드와 경제적 구조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고 그 파급력이 어떠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단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벤처나 중소 기업이 진출한 분야가 돈벌이만 되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경제적 구조만 제안되더라도 벤처와 대기업이 상생 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요? 기술을 사주고 팔아줄 수 있는 문화만 갖추어져도 제가 생각 할땐 이스라엘, 핀란드 같은 새로운 벤처 생태계 구축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분중에 삼성 반도체와 협력사로 일하는 분이 계신데, 해외에서 사오는 제품을 삼성에서 투자할 테니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처음엔 해외 기업한테 돈 더줄테니 커스터마이징 해달라고 했지만 삼성 한 곳을 위해 변경 해줄 수 없다고 했고 고민하다 한국 벤처에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것이죠. 어차피 들어가는 돈 해외 기업에 줄 비용 국내 벤처에 투자 할테니 자신들이 원하는 기술만 만들어 주면 제품을 사주겠다고 했고 실제 구매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좋은 예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가끔 이렇게 좋은 예가 하나 생겨나는 걸 보면 충분히 상생 가능한 구조인데 대기업 내부의 실적주의, 성과주의가 이런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도 내부 재투자가 아닌 벤처 재투자를 시행할때..
끝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인구가 적은 이스라엘, 핀란드의 산업 구조가 달라서 무조건 그들의 성공 방식을 따를 수는 없지만 대기업이 해외에 의존하는 기술을 한국 벤처 기업 투자를 통해 만들어 내고 이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사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든 제품 한두번 사주고 내부적으로 팀 만들어 빼았는 배신 행위만 없다는 전재가 깔려야 하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기업내 우수 인력이 대기업 밖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벤처 펀드등을 조성해 이들을 밑받침하는 역할만 해도 충분히 새로운 성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이렇게 성공한 벤처의 결과물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빼았지만 않는다면 말이지요.

지금 대기업을 보면 2세들에게 재산 몰아주기 문어발식 확장등으로 중소기업 씨를 말리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투자에 비해 성과가 높을 수 없는 1인 벤처 육성이나 단기 성과 위주의 벤처 육성을 원하고 있고요.

제대로 이런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면 재벌의 벤처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고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 장치를 만들고 건전한 토대에서 경쟁 할 수 있게해야 합니다.  벤처 생태계가 자립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죠.

또, 성공한 벤처나 다양한 캐피털이 서민금융과 사채식 금융 서비스에만 몰두하지 않고 이런 선제적 투자를 통해서도 새로운 투자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투자를 유치해 레퍼런스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안철수 교수님 말씀처럼 변화는 큰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데 이 작은 것을 안하는 한국 정부와 대기업의 의식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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