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KT 회장이 매번 바뀔때마다 말로가 그리 좋지 않게 임기가 정리되고 있다. 징크스 아닌 징크스로 어쩌면 KT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매번 경영자가 교체 될때마다 외부 낙하산 문제, 비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곤 한다. 


그래도 초기 이석채 회장의 행보를 봤을때 연임에 성공 할 줄 알았는데, 결국 낙마하는 것을 보면 KT란 조직에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KT 이석채 회장 낙마를 흥미롭게 보는 것은 그의 재임 기간에 벌인 그의 경영 행보 때문인데, 오늘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집중해부해 보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inside KT]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을텐데, 이석채 회장이 이 정권에서도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란 말이 많았다. 그의 경영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가 KT 회장으로 집권하면서 나름대로 장기 집권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KT에 입성했기 때문에 정권이 변해도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석채 회장은 어떤 생각으로 KT에 입성했나?

이런 시각들을 좀 더 주의 깊게 이해하기 위해 그의 KT 입성 내용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우선 KT에 입성하면서 삼성과 같은 지배 구조를 만들어 영구 집권을 하려던 생각을 품었던 것 같다. 


전임 KT 회장들의 퇴임 과정을 곱씹으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것도 바로 영구 집권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KT라는 조직 자체가 사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론 정부에 영향을 받는 공기업에서 태생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간과한 점과 스스로 사내 영향력 행사를 위해서 능력보다는 자기와의 관계성에 기반해 인사를 배치하다 보니 운신의 폭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자신과 관계가 된 인물이 사내에 배치되 부정을 저지르더라도 눈감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 부실에 부실이 더해졌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자신이 장기 집권하기 위해서 만든 철옹성이 오히려 자신의 영구 집권을 방해하는 배리어 역할을 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어떻게 기업을 사유화 시키려 했나?

우선 이석채 회장은 KT의 지배 구조에 관심을 갖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같이 지배 주주가 명확하게 있는 경우 운영이 어려운데 반해 KT는 민영화를 거치면서 세계적 추세인 지배주주 없는 주식회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은 적은 주식이긴 해도 이건희 회장이 지배 주주로서 전권을 해사하는데 KT는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경영권이 움직인다는 이야기다. 


KT는 정권의 입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정권 실세들을 다양한 자리에 포진시켜 방어책을 썼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동생인 오세현 전무를 경영 전면에 배치해 외압에 대비해 친정체제 구축을 준비했다. 


지난 2010년 3월에는 KT 정관을 변경해 CEO 추천위원회의 구성에서 외부 인사와 전직 사장 임명 권한을 삭제해 사외이사(8인이내)와 등기이사 3인중 1인을 이사로 구성해 CEO 추천 위원회를 구성 할 수 있게 변경했다. 


여기에 사외 이사의 임기를 3년 1회 중임에서 2013년 3월 정관개정을 통해 경쟁사나 계열사 근무경력에 상관없이 최장 10년간 사외 이사를 맡을 수 있게 개정했다. 이런 사전 준비 작업 뒤에 자신들의 측근이나 관계 인물을 이 자리를 채워 결국 재임에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이석채 회장과 같은 고교 동문(경복) 출신의 김응한 KT 이사회의장, 송종환 사외 이사, 고교 13년 후배 표현명 사장등이 여기에 속한다.


KT 경영진 및 계열사에는 고교 동문 김성익 KT 미디어허브 감사, 이창배 KT 에스테이트 대표, 이수근 KT 렌탈 감사 등을 배치해 장기 집권과 자신의 권력화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동문들로 배치했다.



과욕이 부른 참사?

경영자로서 단임시 경영 철학을 회사 내에서 펼치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 집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 같은 수를 썼다면 이렇게 끝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 혁신하겠다며 추진한 다양한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위기가 찾아왔다. 


예를들어 KT의 구조조정이 좋은 예일 수 있다. IT 환경속에 텔레콤과 KT 를 합병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지만, 문제는 그 이면에 실적 악화라는 그림자와 명분으로 내건 구조 혁신의 방법에서 강제적인 불법 퇴출 프로그램으로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역시 이런 문제에 책임이 있는 이석채측 경영자나 임원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친인척 불법 지원과 같은 문제들도 불거졌다. 스마트애드몰 사업, OIC 랭귀지 비주얼 사업, 사이버 MBA 사업이 그것인데, 스마트애드몰 사업은 적자가 예상 되는 상황에서도 계약 변경등으로 부당 지원해 부실을 키웠다. 


OIC 랭귀지 비주얼 사업과 사이버 MBA 사업은 이석채 회장과 8촌 관계에 있는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연계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여기에 결정타가 실적 부진속에서 경영권을 지키고 재신임을 받기 위해 부당 배당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1.8% 증가한 24조37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30.6% 감소한 1조2138억원에 그쳤다. 


반면 부채율은 지난해 155.91%로 전년에 비해 32%나 상승하며 명확하게 경영적으로 위기 상황이었음에도, 이회장이 재임했던 2009년에는 당기순이익의 94.5%를 배당하는 파격으로 주주들의 신임을 이끌어 냈다. 



경영권 방어 방법 3종 세트

경영권을 지키기위해 첫째 자시의 지지자를 이사회나 회사 임원으로 선임해 내부 불만을 잠재웠고, 둘째 주주들에게는 회사 실적이 하락에도 고배당으로 지지를 이끌어 냈다. 


셋째로 실적 개선을 위해서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끌어들여 강제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해 구조 조정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실적 개선을 꽤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이 같은 방법으로도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박근혜 대통령 측근 영입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경영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했다기 보다는 경영권 지키기에 급급했던 것이 이석채 회자의 패착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잘못 된 방향으로 흘렀지만, 낡은 공무원 마인드가 지배했던 조직을 민간 기업처럼 경쟁심을 부추긴점, 구조 조정으로 비대한 조직에 매스를 가하고 Olleh 브랜드 도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 한 점도 실적으로 꼽힐 수 있다. 


IT 컨버전스 사업의 일환으로 통신, 결제, 렌터카 사업등을 다양하게 인수 합병하고 하나의 사업으로 묶어 카드 결제에 이은 가상화 시장에 대비한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경영권을 지켜야 이런 부분들을 실행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그 노력 자체를 폄하해선 안되지만 부정이 낀 방어책은 결국 그의 집권을 무력화 시키는 빌미가 됐다는 점에서 정도를 걷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를 깨달아야 할 부분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