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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은 IPO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기업 공개를 위해서 제출한 서류중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란 명목의 문서가 소개됬는데, 해커의 방식으로 : 마크 주크 버그가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Mark Zuckerberg’s Letter to Investors: ‘The Hacker Way’”가 그것이었다. 





페이스북 경영과 해커 정신

경영자로서 페이스북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기업을 경영해 나갈 것인지를 밝히는 글이었는데, 기본적으론 소셜 네트워크의 가능성과 그들이 매우 활발하고 창의적인 해커 문화에서 모토를 두고 있음을 소개했다. 


[해커웨이 (Hacker Way)]


강한 회사를 만드는 방법의 하나로, 우리는 페이스북을 훌륭한 인재들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와 경영방식을 계발해 왔으며, 우리는 이를 해커웨이 (Hacker Way)라고 부릅니다.


"해커"라는 단어는 미디어에서 컴퓨터를 터는 사람들로 묘사되어 부당하게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은, 해킹이란 뭔가 재빨리 만들거나,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대부분의 것들처럼, 좋게 혹은 나쁘게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태껏 만나본 대부분 해커들은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이상주의자 경향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참여하는 모든 임직원은 이 '해커의 길'(The Hacker Way)'과 해커 정신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 시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스티브 잡스의 “해적 정신”과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스티브 잡스의 해적 정신은 파괴적 창조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개념에 더 유사한대 반해, 페이스북의 해커 정신은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크버그는 ‘해커는 어떤 것이든 개선할 수 있고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다고 믿는다’는 내용을 통해 변화와 완성의 관점을 초점을 맞춰왔다. 또, 완벽보다는 도전해서 변화 시키겠다는 믿음이 그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해커정신의 요체는 대항문화

이코노미 저널이 2012년 5월에 올린 칼럼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대항문화의 힘’”에 따르면 이런현상을 대항 문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장용준 기자에 따르면 이 대한문화는 자본주의의 뉴 이데올로기로 볼 수 있다. 


19세기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체제 타도의 수단으로 “대항적” 혁명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세월은 자본주의를 선택했고 이제 소비주의와 소비 문화가 주체가 되어 자본주의를 이끌고 있다. “대항”하기 위해 “문화”를 배제 할 수 없는 시대가 됬다.


과거에는 이런 대항문화가 체제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사용됐지만,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소비 문화가 형성되면서 대항문화는 체제 전복을 위한 수단으로서 동작하기 보다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동작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문화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보면 이 문제가 좀 더 쉽게 보인다. 한국계 이민자 애너벨 박이 미국의 개혁적인 유권자 풀뿌리 운동 ‘커피파티’를 주도한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보수적인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가 활성화되자, 그녀는 2010년 1월26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116개 단어로 이뤄진 짧은 글을 올렸다. 


‘정부와 우리의 미래를 축구 경기처럼 보도하는 영혼 없는 주류 언론을 거부하자!’ ‘우리가 깨어나 커피 향을 맡으며 정치를 이야기하자.’


미국의 양당 정치에서 오는 정치적 한계와 염증을 해소하고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이 모임은 미국식 대항문화이자 저항정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의 이익을 국민 스스로가 커피를 마시면서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해, CNN이나 폭스 뉴스 같이 편중된 정보를 제공하는 집단을 대체하자는 운동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힘을 합친 이 문화적 현상으로 41만명이 모였고 미국내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중요한 것은 이런 체제를 전복하려는 변화가 아니라 체제를 변화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저항이 미국내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아 있다. 이는 페이스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도전과 소셜이란 테마가 숨겨진 해커정신의 페이스북

마크 주크버그도 페이스북을 회사로 만들려고 출발한 것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을 좀 더 열린 그리고 좀 더 연결 된 곳으로 만들려는 사회적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이 성공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대항문화 내지는 저항정신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앞으로 성장하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페이스북이 IT 산업에서 취하고 있는 스탠스 자체는 해커정신에 더 어울리는 모습인건 분명하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과 개발자들이 구글의 새로운 대안으로 페이스북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구글 이상의 성공을 찾아 페이스북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요구하는 변화는 거창한 것도 아니다. 일상에서 필요한 것들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구현하려는 것이다. 커피파티라는 모임도 페이스북이 매개가 되어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운동으로 진화했다. 


미국의 사회의 독특한 특징은 바로 이런 현상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한 사회이지만,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저항 문화가 있고, 재미로 시작한 일이 페이스북처럼 하나의 사업으로 성장하는 일도 있다. 


해커 문화라는 것도 이런 뿌리 깊은 미국사회의 저항 정신의 한 단면이고 그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와 결합되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기업화는 구글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고, 성장 과정이나 문화적 교감도 구글보다는 애플의 그것고 유사성이 있을 정도다. 


미국의 IT 산업의 새로운 부류로 분류 해야 할 어떻게 보면 이상한 이 집단의 성공은 한국의 IT 산업에 많은 가르침을 던진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성공의 길을 걷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시작은 작은 변화를 필요로 했던 한 20대 젊은 청년의 도전에서 시작 됬다는 가르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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