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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서 생태계란 말을 자주 거론한다. 최근 거론되는 생태계는 대부분 모바일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생태계가 완성 될려면 기본적으론 "콘텐츠 + 플랫폼 + 네트워크 +소비의주체"가 필요하다. 이걸 모바일 업계에 적용을 해보면 "어플리케이션 제작자 + 스토어 + 네트워크(통신) + 단말기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같은..)"으로 규정지어 볼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고 한다. 


 




 


생태계 구성의 원칙


자연적인 서비스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어떻게 되야 할까? 모바일 시장을 예로 들어보면 일부는 컨텐츠 판매가 가능한 단말기가 우선 공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단말기를 통해서 판매할 컨텐츠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국은 단말기가 우선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말기에서 사용 할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이 없으면 제품이 안팔린다고 이야기 하지만, 무조건 그런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실제 애플의 iPod을 사용하는 유저중 음악 이외의 wifi만 되는 환경에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이용율이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부수적인 수단으로서 컨텐츠가 필수적으로 필요한건 인정하지만, 컨텐츠가 단말기를 구매하는 동기가 되는 것은 어느정도 시장이 형성 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 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는 결국 단순히 제품을 보고 생태계에 들어오고 이후 그 제품을 통해서 활용하려는 다양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보고 생태계에 유저들이 몰리며 확장되어간다고 보면 된다. 


이 조건에서 네트워크나 스토어는 기본적인 요소로 필수적이란 생각이다. 


그럼 이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입해 보면, 스토어와 네트워크는 이미 인터넷과 인터넷에 연결 된 다양한 유통 플랫폼들을 통해서 구축이 잘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처럼 고비용의 비용을 들여 홍보나 마케팅에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시장에 도전해 볼만한 상태가 되고 있다. 


또한, 모든 오프라인 서비스들이 웹으로 연결되어 지고 있기에 웹이란 인프라이자 플랫폼은 이미 스타트업 들의 성정을 위한 아주 좋은 기본 요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컨텐츠는 결국 그걸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이고 이 역시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요건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문제는 단말기 즉,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스타트업 모델링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모델링을 위해선


생태계 모형을 설명하면서 필자는 모바일을 예로 들었고, 이 모바일 시장에서 우선적인건 단말기가 초기에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계이 성숙되면 그 단말기를 활용하는 컨텐츠의 비중과 가치가 중요해지지만, 생태계가 미성숙 단계인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생태계 일원이 되기 위한 단말기 활용이 중요해진다. 


한국의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생태계 성장기에는 컨텐츠인 다양한 스타트업이 중요하지만, 생태계 육성 초기에는 그 어떤 것보다 이 컨텐츠에 접근하고 소비해 줄 수 있는 단말기 역할을 할 소비자들이 필요하다. 그 소비자들은 이런 접근을 미디어, 검색, SNS 등을 통해서 다양하게 접해야 하는데,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외곡되어 있는 것은 이 기본적은 요인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모델링에서 중요한 것은 "생산자(창업자) - 플랫폼 (인터넷) - 소비자 (고객) - 단말기 (유통 플랫폼)" 이 완전하게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의 경우 다양한 스타트업이 성공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이런 선순환의 구조를 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벤처캐피털이나 엔젤 같은 투자자가 제 3의 영역에 위치하며 생산자에 자금을 제공해 이런 선순환적 고리를 만들 수 있는 생명력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생산자를 육성하는 부분에 투자를 많이하고 있는데, 이 역시 중요하기에 포기하거나 늦춰서는 안되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접근하는  유통 플랫폼을 좀 더 확대 재생산해줘야 올바른 스타트업 모델링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유통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창업자가 만드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홍보하고 유저에게 접근하게 하는 기본적인 모델이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유저를 모아주는 트래픽이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어 선순환의 경제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생각된다. 


 


유통 플랫폼을 위한 모델링


기본적으로 미국은 검색 (구글), SNS (트위터/페이스북), 미디어 (다양한 테크미디어)...등의 많은 플랫폼들이 하나의 시장을 잘 연결해주고 있다. 검색의 경우도 구글이 미국 검색 트래픽의 70%를 점유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컨텐츠로 유입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다. 최근에 영국에서 구글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구글 외부로 나가는 트래픽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구글이 이렇게 트래픽을 외부로 발산 시킬 수 있었던건 바로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국의 포털들 특히, 검색의 70% 트래픽을 점유하고 있다는 네이버는 그 70%의 트래픽중 30%만 외부로 유출되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구축한 서비스 (지식인, 블로그, 뉴스, 까페.. 등)의 DB로 재 유입되도록 유지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만 그런게 아니다. 문제는 검색 트래픽 이외에도 미디어 트래픽 등에서도 이런 독과전 현상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미디어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포털에 종속되는 문제도 그래서 심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네이버 같은 포털은 성장하지만, 벤처 서비스는 점차 사라지는 외곡을 만들어 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 해외의 소셜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광고나 특정 단체의 지원 없이도 어느정도 트래픽을 만들어내면서 숨통이 조금 트이는 분위기지만, 포털이 가잔 유통 권력이 워낙 거대해 이런 소셜 서비스에만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제대로 되려면 이 부분을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반독점 규제법을 기초로 모든 검색에서 원본을 우선시하는 기능을 요구하도록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해줘야 할 역할


기본적으로 생태계가 잘 유지 될 수 있게 관리를 해줘야 한다. 돈이 없는 경우 조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스타트업들이 조기에 철수하지 않게, 멘토링과 다양한 경영 관리 프로그램을 무료에 가깝게 만들어 줘야 한다. 이건 사실 벤처 캐피털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 어느정도 해소되는 문제지만, 한국은 아직 이런 부분이 부족하기에 정부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미디어들과 손잡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소개하고 알리는 프로그램도 병행해 줘야 한다. 이와 함께, 가능하다면 스타트업들이 일정한 성장을 위한 수익 보장 차원에서 정부 프로젝트중 일정 수준을 스타트업들이 담당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다. 


정책적으로는 포털 권력 남용을 차단해야 한다. 모든 검색에서 검색 결과 페이지에 30% 이상은 광고로 채울 수 없고, 검색 결과가 우선되도록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수십개의 검색 광고를 보고 검색 결과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을 조금만 측정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발벗고 나설 필요가 있다. 


구글 검색 결과가 좋은 예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포털안에 갖혀있는 트래픽의 50%만 외부로 내보내도 아마 미디어 + 다양한 신생 서비스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성장 할 수 있는 기폭제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포털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누구나 인정하듯 이 부분이 전체 생태게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식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은?


스타트업도 좀 더 스스로 노력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유통 채널을 찾고 개발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소셜 서비스들을 활용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 같고, 서비스 개발시 검색 최적화가 되도록 페이지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노력도 그래서 필요하다. 


또한, 가능하다면 스타트업끼리 교류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고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며 코웍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필자 역시 작지만 이런 노력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고, 후배 스타트업들이 문의해 오는 내용에 가능하면 친절하게 답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서로간의 장점을 확인하지 못해서 코웍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노력이 선행되어야 건전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최근 많이 드는것 같다. 


모델링 이야기를하다 다른 부분으로 많이 샜는데, 요점은 이렇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장 중요성은 전혀 이름이나 서비스를 들어보지 못했던 스타트업이 다양한 미디어, 검색, 소셜 서비스등을 통해서 노출되고 컨텐츠가 유통 되어질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 좋은 분위기들이 육성되고 있기에 이런 부분을 잘 활용 할 수 있으려면 준비를 철저히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스타트업들의 건승을 빌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 (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1849/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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