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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 (주)참좋은인터넷 대표 김한상
http://goodmorning.pe.kr/v1/Design/designer/03/01.html


1. 웹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붓이 아니다.
얼마 전 웹디자이너 구인 공고를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었다. 일주일 정도의 서류접수 기간이 끝나자 1000여 통이 넘는 이력서가 메일 박스에 쌓였다. 지원자들 중 10명을 선정하여 최종 면접을 보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총 지원자 중 1% 정도만이 웹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작년 우리나라 IT 업계의 급성장으로 인해서 웹에 대한 지식 없이 많은 사람들이 웹 분야로 전업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급속하게 성장해 나아가고 있는 웹의 흐름과 근본적인 웹에 대한 이해 없이 학원에서 배운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웹 관련직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웹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다. 이 글을 통해 많은 웹디자이너들이 보다 잘 웹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웹'과 '디자인'이라는 이 두 단어는 상당히 매력적인 단어이다. 예술적인 부분과 최첨단을 의미하는 부분이 합쳐진 합성어가 아닌가? 하지만 웹디자이너라는 명칭에 적합한 디자이너가 몇 명이나 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웹디자인, 웹 마스터, 이제 너무 보편화된 단어이다. 아이러브스쿨 동창회에 나가보면 1/3이상이 이 두개의 직업 중 하나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20대의 1/3 정도의 직업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웹디자이너와 웹 마스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웹에이젠시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점은 아직도 정말 제대로 된 웹디자이너와 웹 마스터를 만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토록 많이 있는데, 왜 나는 아직도 제대로 된 웹디자이너를 만나기 어렵다고 외치고 있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웹디자이너가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몇 가지로 분류하고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답도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임을 미리 밝혀둔다.


첫째, 웹디자이너는 웹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a.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뉴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하라.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라.
사이트의 주요 사용자들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사용자들의 특성을 파악하라. 그리고 그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라. 만약 스타크래프트 사이트를 만든다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인터페이스를 응용하라.

b. 제작 사이트의 주제가 가장 잘 반영된 디자인을 하라.

대부분의 웹 페이지들의 디자인은 매우 유사하다. 자동차 회사 홈페이지나, 건설 회사 홈페이지, 병원 홈페이지나 디자이너의 디자인 스타일이 묻어 나오는 디자인이 많다.

이것은 웹디자인이 아니고, 그 사이트를 디자인한 것이 아니다. 단지 디자이너가 자기 자신의 생각을 디자인 한 것에 그 친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그 사이트의 주제를 분석하고 그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웹디자인을 하기 위해 노력하라.

c. 디자인의 디테일에 신경을 써라.

변화가 가장 많은 매체인 웹에 오랫동안 사용되어지는 디자인을 하려면 무엇보다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때로는 방망이 깎던 노인의 정신을 가지고 디자인해야 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웹디자인에서도 성립된다.

d.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위해 노력하라. 그리고 한글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라.

한글 폰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려 1만 1천 1백 72개의 음절을 디자인해야 글자체 한 벌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한글로 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단어의 조합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폰트를 찾아야 한다.

'참좋은인터넷'이란 글자를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로 사용해야 한다면, 그 글자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폰트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CI(Corporate Identity)라면 웹에 가장 적합한 BI(Business Identity)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독성을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하는 웹 페이지라면 그 페이지에 가장 적합한 한글 폰트를 지정해 주는 것이 좋다.



둘째, 웹디자이너는 화가가 아니다.
웹디자인은 특정한 대상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다. 순수 예술과 같이 매니아를 형성해 나아가거나 작품성을 위주로 작업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잘된 웹디자인은 사용자의 편의성, 정보의 효과적인 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마음에 와닿는 디자인 감각이 느껴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웹디자이너는 웹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시인이다.


셋째, 웹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가공 기술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가장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웹디자인을 하기에 앞서서 디자인을 해야 하는 정보들의 내용 및 특징들을 파악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그것을 가공해서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넷째, 웹디자이너는 뛰어난 기획 능력이 있어야 한다.


웹디자이너는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이해하고, 프로젝트의 진행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개발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의견 교환 시점을 잘 알고, 그에 따른 디자인 컨셉의 변화 및 표현의 범위를 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웹디자이너가 기획자와 달라야 하는 것은 기획이 설계라면 디자인은 표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획력을 갖추고 기획된 것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가장 뛰어난 웹디자이너가 가장 위대한 웹 컨설턴트이다.


자신이 디자인해야 하는 웹 페이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디자인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웹사이트의 주제를 잘 파악하고 주제에 적합한 디자인을 찾아내고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나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말처럼 디자인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표현력 역시 매우 중요하다.


여섯째, 웹디자이너는 디자인 전공자만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10년 넘게 영어를 공부했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영어를 다 잘하는 것이 아니듯,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해서 뛰어난 웹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앙드레 김은 웹디자이너가 아니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주 적당한 비유였다고 생각한다. 그 글의 요지는 전공자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며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감각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지금 웹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디자인 감각에 대해서 먼저 되돌아 보라. 나의 디자인 감각과 센스가 어떤지 분석해 보고, 그 감각을 발전시키고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라.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40 이 넘은 나이에도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라. 그들은 자신의 감각이 가장 좋은 시기에 이미 많은 디자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속적으로 감각을 유지했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까지 웹 디자이너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웹디자이너의 소양과 자질에 대한 질의가 반복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이 웹디자이너라면 웹디자인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한 번 생각해보라.

붓이 아닌 마우스를 잡고 있는 내가 하는 웹 디자인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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