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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LG 경제 연구원은 “애플과 소니의 갈림길”이란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 따르면 애플과 소니는 같은 지향점을 가진 독특한 기업관을 가진 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는 스티브잡스와 당시 소니 CEO 였던 안도 구니다케 회장의 맥월드와 컴덱스 발표를 언급하며 두 회사의 전략적 공통점을 소개했다. 


2001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허브 전략’을 공개했다. “컴퓨터는 생산성의 시대, 인터넷의 시대를 넘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의 시대로 가고 있다. 맥은 모든 디지털 기기를 아우르는 디지털 허브가 될 것이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후, 2001년 11월 12일 라스베거스 컴덱스에서 소니의 CEO인 안도 구니다케 회장은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Ubiquitous Value Network)’ 전략을 발표했다. 다가오는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시대를 맞아, 소니는 기기와 컨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 유비쿼터스밸류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애플과 소니는 모든 기기와 컨텐츠가 자유롭게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 전략을 기업의 중추 전략으로 삶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미래 전략을 가지고 있던 두 기업은 불과 10년사이 전혀 다른 위치로 변해 있었다. 스티브잡스가 위 발언을 하던 시기는 애플에 돌아와 iPod을 준비하며 체제를 정비하던 시기로 가장 힘든 시기였고, 반대로 소니는 최 정성기 수준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전략에 따라 나름대로 IT 업계의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이 이 10년간 이렇게 서로의 위치가 바뀐 것은 서로가 이 디지털 전략을 해석하는 관점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에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다양한의 플랫폼으로 기업의 역량과 제품들을 연결 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애플은 당시 컴퓨터 사업 부분이 크게 위기를 겪고 있던 시점이고, 상당수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며 새출발하는 시기였기에 디지털 허브에 연결 시킬 제품을 전략적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면 되던 시기다. 또, 기존에 강점을 가진 컴퓨터 사업을 탈피해 디지털 허브에 연결되기 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는 MP3를 이용했던 것이다. 


반면에 당시 소니는 음악과 영화 컨텐츠를 직접 제작했고, TV와 PC, 게임기, 휴대전화에 이르는 모든 기기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넓은 사업군은 시너지를 만들기에는 너무 범위가 넓고 사업군간의 이견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소니도 2000년대 초기에 MP3 플레이어 시장 진입을 고려했지만, 소니 뮤직등 컨텐츠 판매 사업부의 반대로 무산됬다. MP3 플레이어와 관련 플랫폼을 만들 경우 음악 산업이 위축되고 이것이 소니뮤직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실적 하락을 가져 올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소니는 독자 표준으로 MD Player와 CD Player를 밀면서 패착을 불러온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디지털 허브에 소니가 가진 사업군을 다 연결 시키며 가기에는 플랫폼의 미래를 예측 할 수 없을 정도 변화와 속도 요구에 부흥 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런 전략적 차이와 기업 규모의 차이 애플과 소니의 모바일 시대의 성공을 갈랐다는 평가다. 애플은 이 전략을 위해 기존에 있던 것을 연결하는 관점이 아니라 MP3를 기본으로 한 iTunes를 허브 전략의 중심 플랫폼으로 만들며 기초를 잘 닦은 것이 중요한 성공의 기반이 됬다.  


반대로 소니는 기존에 있었던 것을 어떻게든 자신들이 구축하려는 플랫폼에 활용하려 하다 보니.. 사업간 충둘과 내부 이견등으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못했고, 이 결정적 실수가 소니의 잃어버린 20년을 만들었다. 세월이 흐른뒤 애플과 소니의 자리 뒤바뀜은 급변하는 경영과 IT 환경에서 전략적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사례로.. 기업의 운명까지 뒤바뀔 수 있다는 교훈을 마련해 준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 IT 블로거로 유명하고 Estima 7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전 라이코스 CEO 였던 임정욱님은 “애플과 소니의 선택과 집중”이란 블로그 글에 이런 표현을 빌어 소니와 애플의 차이를 간단 명료하게 정리해 주고있다. 



“2000개가 넘는 제품을 가진 소니” 


“CEO와 책상 하나에 모든 제품을 가져 놓을 수 있는 애플 “


디지털 허브 전략은 처음부터 선택과 집중의 싸움이었다고 볼 수 있다. IT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와 인터넷의 산업 발전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 경제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니는 이런 미래를 컨트롤 하며 자신들이 가진 모든 포트폴리오를 만족 시키려 했고, 애플은 가진 것이 없었기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며 하나씩 만들어 가려고 했다. 물론 실패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겠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경영적 선택이 용이 했던게 사실이고, 소니는 여러 번의 경영 실수를 반복하며 추락을 거듭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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