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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코리아가 공식적으로 철수한다고 한다. 이미 해외 본사에서도 흘러나오는 이야기라 기정 사실화 됬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영원한 기업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야후 코리아는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1세대 왕좌의 권위를 가진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딱 "격세지감"이란 표현이 생각나게한다. 


최근 IT 업계 특히 온라인 업계에서도 1세대는 몰락을 거듭하고 있고, 2세대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 같은 모바일 전문 기업들이 득세하는 걸 보면 확실히 패러다임 변환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야후코리아는 철수하고 네이트는 싸이월드 이외의 조직은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 갔다. KTH의 파란은 서비스를 종료하고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1세대 벤처들이 왜? 이런 몰락기에 있는지를 살펴보고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보려고 한다. 





야후코리아 철수 현황


야후가 공식적으로 한국 비즈니스 종료를 알리고 서비스는 10우러 19일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언론등에서 소개하는 내용에 따르면 한국 지사는 완전히 정리하며 한국에서 진행중인 모든 서비스는 종료 한다고 한다. 


야후 인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야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로는 야후 본사와의 협상이 잘 되지 않아서 결국에는 정리될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재 야후 코리아 직원은 150~2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후배나 업계 관련된 분들이 있어.. 정리에 따라서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인듯 싶어.. 참.. 뭐라 할말이 안나오는 상황이다. 


다음은 야후코리아의 발표 전문이다.


야후!는 오늘 자사의 한국 비즈니스를 올해 말 종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야후!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장기적 성장과 성공을 위해 준비된 더 강력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립하는데 자원을 집중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결정된 것이다.


1997년부터 한국의 야후!팀은 고품질의 편집 컨텐트와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성공적인 검색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운영은 지난 몇 년간 야후!의 비즈니스 성장을 어렵게 하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왔다.


야후!는 아시아 시장에 전념해 탄탄한 비즈니스를 갖추고 있으며 독점 컨텐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자상거래 사이트 전체에서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향후에도 야후!는 야후!에 매일 방문하는 모든 지역의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멋진 경험을 구축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야후 코리아 철수의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야후 코리아가 그나마 실적면에서 유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버추어 코리아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색 광고 서비스로 야후 코리아의 실적은 사실상 이 오버추어 코리아의 매출 때문에 견디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오버추어 코리아가 현재 한국 시장의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는 다음과 계약이 정리되면서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된 것이 야후 코리아까지 정리 대상에 포함 된 이유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야후는 전체 검색 점유율상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유지하던 포털 트래픽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랭키닷컴 기준으로 20위권대로 떨어졌다. 최근 뜨고 있는 소셜 커머스 사이트보다도 못한 트래픽으로 인력 유지 비용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야후는 1997년 9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인기글 구가하며 1위 포털 사업자가 되었다. 2~3년간 업계 최고의 위치에 있었지만, 지사장등.. 야후 코리아 설립 멤버들이 주식을 모두 팔고 서비스를 떠나면서 조금씩 위기에 몰리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다음에 1위를 내주며 추락이 시작됬다. 


개인적으론 홍보 대행사 시절 야후 코리아에 대해 간접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실상 3위 포털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정도 였다. 의사 결정 권한이 없어서 마케팅, 홍보 플랜은 항상 1달 가까이 본사 결정이 날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자체적으로 엔지니어를 활용해 서비스 개발이나 프로모션을 활용 할 수도 없었다. 


지사장도 다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서비스에 대해서 깊이있는 철학과 고민으로 접근하기 보단 현상 유지에 급급하기만 했던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서비스의 질이나 트래픽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점차 잊혀진 포털처럼 되면서 파란의 길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야후 코리아를 유지 시킨게 신기 할 정도라는 생각이다. 



야후 코리아 철수 결정 잘한 것일까?


야후 코리아 입장에서는 안타깝겠지만, 야후 입장에선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글로벌 야후 수준에서 야후 코리아 운영 비용이 많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본사까지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없는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경영적으로 볼땐 말이 안되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면에서 트위터에서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아쉽다는 반응도 있는가 하면 야후 신임 CEO인 마리사 메이어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조직을 유지하기 보다 경쟁력 있는 일본 야후쪽에 더 치중하며 새롭게 조직을 정비해 아시아권 진출을 훗날 도모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게 아닐까 싶다. 




1세대 벤처들의 몰락과 해외 기업의 이탈

싸이월드(SK커뮤니케이션즈)는 희망퇴직과 조직 구조조정으로 파란은 사업 전환으로, 프리첼은 주가 조작과 투자사 마찰로 정리되는가 하면, 상당수 기업들이 망하거나 사업 전환을 하면서 당시의 영화와는 거리가 먼 길을 걷고 있다. 


NHN, 다음, 네오위즈 같은 기업이 10여년 이상을 문제 없이 건실함을 유지하고 있는게 대단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이런 일을 비일비재 하지만, 1세대 벤처들의 몰락 뒤에는 몇가지 법칙이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는 변화에 둔감했다. 모바일 이전도 늦었고, 네이버 다음이 지속적으로 게임, 검색 이외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마찰이 있기는 하지만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비해서 퇴출된 기업들은 여러 이유로 이런 대응에 뒤쳐졌던게 사실이다. 


둘째는 킬러 컨텐츠가 없었다는 것이다. 1위 기업이 자금력과 인력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며 시장 외형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야후 같은 조직이 스페셜 키워드도 없이 백화점식 포털 서비스를 따라간다는 것은 실패를 부른 경쟁을 한 것과 같다. 


각 서비스마다 고유한 철학과 가치를 반영하며 끊임 없이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개선되고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지만, 인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조직에서 쓸데 없이 경쟁력을 여러 서비스로 분산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셋째 도전을 두려워 했다는 것이다. 서비스가 대부분 네이버 따라하는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띄었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네이버니 네이버와 비슷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네이버를 찾았던 사용자가 다시 야후나 그 이외의 서비스를 찾았을때 약간 디자인만 다르지 컨텐츠 배치나 정보 전달 방법에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가 과연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까? 같은 디자인에 같은 레이아웃으로 승부를 보려면 그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패착의 수를 둔것이라고 보면 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런 과점에서 파란이 포털 서비스를 정리하고 모바일 사업에 전념하고 그것도 위치기반과 푸딩 카메라 같은 장점이 있는 분야에 올인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작은 조직에서 서비스를 늘려서 리소스를 분산하는 것보다 이런 방법이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세대 서비스들이 유의해야 할점.. 


카카오나 새롭게 떠오르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과거처럼 포털식으로 가서는 안된다. 시장 초기도 아니고 이미 어느정도 고도화 된 시점에 경쟁 기업을 따르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유지하며 서비스를 고도화 하고, 그것을 확장해 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서비스 성공의 지름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약간의 친분이 있는 양준철 대표님이 운영하는 온오프믹스의 모습은 매우 이상적인 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온오프믹스 인수후 지금까지 근 5~6년간을 같은 서비스를 유지했고, 회사가 어려워 외주일을 하는 동안에도 온오프믹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에 소셜 붐이 일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안정되는 모습인데, 이런 안정적 운영 기조 때문인지, 최근엔 행사 상품 중심의 쇼핑몰까지 오픈했다. 


다양한 컨퍼런스, 세미나 유치에 최적화 된 플랫폼에서 매우 좋은 수익모델을 찾았다는 생각인데, 2세대 서비스들도 애니팡 같은 0.1%안되는 성공 확률에 도전하기 보다 멀리 내다보며 점진적인 성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능력이 있다면야 애니팡처럼 신드롬을 일으키며 성공을 질주해도 좋겠지만, 그런 성공은 일생에 한두번밖에 맛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결국 꿈을 이루고 이것에 대한 대가로 성공을 얻으려 하는 것이기에 보다 현실을 직시 할 필요가 있다. 



결론, 어쩔 수 없는 세대 전환기.. 


모든 스포츠도 스타가 된 선수가 죽을때까지 필드에서 스타로 남아있기는 힘들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도퇴되서 쫒겨나는 경우도 있고, 은퇴하기도 한다. 이후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듯 IT 산업이라는 것도 사람의 움직이는 일종의 생명체와도 같은 것이라 사회적인 이런 현상이 당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2세대 벤처들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에 성공에 현혹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필드에 나와 뛰어보면 정말 머리 좋고 아이디어 좋지만, 실행력이 딸려서 나가 떨어지는 사람도 많고, 실행력이 밑받침 되지만 아이디어가 부족해 나가 떨어지는 사람도 많다. 


경험, 돈, 인력, 아이디어, 실행력을 모두 겸비했어도 너무 앞서나가 나가 떨어지기도 하고, 운이 안따라줘서 그런 경우도 많다. 


정말 쉽지 않은 야생의 세계라는점 잊지 말아야 할 것 같고, 좀 더 멀리 보고 어려움에 정신적으로 견뎌 낼 수 있는 정신적인 체력을 기르라는 말을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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