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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기자들을 우러러 보지는 못하지만, 저널리스트로서 기자의 역할과 능력은 인정하는 사람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한국 IT 미디어들과 그 미디어에 소속되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들을 보면 찌라시들과 뭐가 다를까란 생각을 조금씩 하게된다.


이는 비단 IT 미디어 기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홍보 대행사 경험을 생각하면 최근의 기자들의 모습은 뭐랄까? 챙기기 싫지만, 안 챙길수는 없고 어쩔 수 없이 대우는 해줘야 하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되버렸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서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꼈던 바를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니, 어쩌면 실제는 필자가 생각하기 보다는 더 권위를 인정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때는 과거와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과거와 달리 미디어들의 정보 독점권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다.



기자들의 권위


정보를 유통하고 이를 생산하는 지위를 누리던 당시에는 미디어와 기자들 스스로 권위를 지키고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체계적인 정보 생산을 위한 기자 육성과 언론 매커니즘을 발전시켜 왔다. 이를 통해서 가치있는 정보를 생산함으로서 기자는 스스로 권위를 만들고 독자들로 부터 그 권위를 인정받는 지금의 미디어 산업이 완성된것이다.


일제강점기, 군사독재.. 민주화를 거치면서 좀 더 사명감을 가진 기자들이 육성되고 철저하게 정부와 기업의 감시자이자, 다양한 정보를 유통하는 유통자로서 입지는 탄탄했을 것이다.


기자의 권위가 검사 수준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고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는데, 그런 권위는 결국 기자들이 생산하는 필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필력이라는 것은 생각을 글이란 구조화 된 툴을 이용해 다양하게 해부하고 분석해 이것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일거다. 지금 기자들이 위에 열거한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이 필력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기자 경험도 없는 일개 블로거 나부랭이가 이런 글을 쓴다는게 기자들 입장에선 씁쓸할지 모르지만,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선 나 같은 외부인이 독자의 시각으로 이들의 틀에 박힌 생각을 깨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기자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필력을 비판하는 것은 그들에게 불편함 일진 모르겠으나, 온라인이 활성화 된 지금은 독자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뉴미디어 앞에 흔들리는 미디어 권력


해외의 IT 매체들은 신흥 온라인 매체들이 양상되면서 기존 미디어 산업의 터주 대감 역할을 하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며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IT 미디어들은 오히려 기존 매체들의 권력 집중도는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간담회나 개별적인 기자 미팅을 다니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얼핏 들어보아도 제대로 개념 잡힌 기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기업들에게 무얼 뜯어먹을까 생각하는 기자도 많고, 자신들의 안일한 생각에 사로잡혀 기업을 훈계하는 못난짓도 서슴치 않는다고 한다.


미디어 권력의 중앙에 있는 이들이 일개 대행사 AE 들에게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결국,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기업을 통해서 광고를 유치해야 하는.. 등 그들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기업은 과거처럼 미디어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소비자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 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겼다.


SNS, 블로그, 까페.. 등은 물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툴은 해마다 수백가지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미디어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능력에 기대 현실에 안주했던게 아닐까 싶다.


 


파워블로그 사태로 보는 미디어 권력의 한계


한때, 블로그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소위 말하는 파워 블로거들이 생겨날때 어쩌면 가장 위기감을 느낀 산업과 사람들이 미디어가 아닐까 한다. 기자와 블로거를 초청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도 기자들이 블로거를 얼마나 천대하는지 여러 시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최근 파워 블로거의 공동구매 피해 사건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모습을 보면 기자들이 블로거 같은 전통 매체와는 다른 파괴력과 대중성을 가진 미디어들에 얼마나 심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당시 미디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체 불로거중 0.01%도 안되는 파워 블로거 문제를 공론화해 압박하고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는 시간이 지나서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블로거 문제를 의식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틈만나면 꼬투리를 잡아서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비판만 가하고 있다. 사실 관계는 뒷전인 것이다. 이것이 현재 모든 미디어 기자들이 가진 현상이자 위치라는 생각이다.


전통 미디어가 가진 영향력과 신뢰가 아직은 독자에게 남아있기에 이에 기대 이런 행태를 벌이는 것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쪽팔리다. 비판과 대안제시.. 등 미디어가 가질 수 있는 본질을 왜곡하기만 하는게 현재 미디어들의 후진적 모습이다.


결국, 미디어와 기자들의 파워는 필력에서 나오지만 이런 필력을 향상시키고 치밀하고 깊이 있는 주장으로 독자를 설득하기 보다는 객관성과 사실성이란 미명 아래 제단되고 정제된 재미 없는 그들의 기사만 양산하는 이들에겐 블로거조차 힘겹게 그들의 위치를 지켜가야 하는 대상이 되버렸나 보다.


더이상 필대로 먹고산다는 말은 하기 어려워진 미디어 환경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미디어 문제


해외의 유명 기자들이 써내는 기사들을 보면 객관성과 사실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자로서 오랜 기간 훈련 받으며 만들어진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칼럼을 대하면 왜? 한국엔 이런 기자들이 없나란 생각을 하게된다. 어떨땐 유명하지 않더라도 주관과 생각의 체계가 있는 블로그에 의해 생산된 글을 보면 기자의 시대는 끝났자는 생각까지 들정도다.


나는 그래서 기자도 블로그를 해야하고, SNS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외부와 교류하며 자신들의 편협성을 깨야 하고 그들 스스로 가두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미디어 현실을 생각해보면 해외의 경우 신흥 매체들이 기존의 정보 유통 프로세스를 넘어서 새로운 시도들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신흥 기업과 이들이 만들어가는 산업의 형성을 글로서 소개하고 있다.


한국처럼 속보라는 타이틀로 단순하게 해외의 기사를 번역해 몇자 코멘트 달아서 전달하는 기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혹자들은 이에 대해 독자의 눈이 해외에 집중해 있기도 하고 한국의 벤처 현실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만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미국가서 기자하지 왜? 한국에서 기자하냐고... 과거 빌게이츠 사망 루머로 인한 오보 사태만 봐도 객관적 사실성도 담보되지 않은 해외의 정보를 무조건 받아 적은 습성 때문에 기사의 권위와 미디어의 권위는 더더욱 무너지고 있다.


해외의 정보를 취급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산업이 미국이나 서구 중심으로 움직이고 이슈도 많이 생산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 IT에서도 어느정도 수준 높은 기사와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음에도 편하다는 이유로 해외 뉴스에 편중되는 점은 지적받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들어서 후배들에게 들리는 이야기론 기자가 직접 연락와 정보를 취재하거나 조사해간 사례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행사에서 전달한 보도자료나 기업이 취재를 위해 만든 포토 이벤트등에나 잠깐 참석하지 발로 뛰면서 새로운 기사를 발굴하고 정보를 취재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미디어 산업이 경쟁 서비스들로 부터 미디어 산업을 축소 시키는게 아니라 기자들 스스로 미디어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 미디어 산업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해외에서 매셔블이란 신흥 매체가 3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미디어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의 서비스를 보면 특별할 것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NYT 의 IT 섹션을 보기보다 매셔블을 구독하길 원하는 것은 정보의 소비 욕구가 독자들에게서 사라진게 아니라 독자가 요구하는 기준에 미디어가 부흥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자가 새로운 매체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셔블은 미디어로서 소셜 미디어를 지향하고 SNS 연동을 통해 컨텐츠 유통을 시도하는등 온라인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물론, 영미권이라는 프리미엄과 영어 사용 국가등에 잠재적인 사용자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또, 한국 처럼 폐쇠성 짖은 온라인 생태계가 아니라 검색 최적화 등을 통해서 조금은 쉽게 신흥 매체로 인정 받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한국에 지사도 없고 마케팅도 안하며 검색 최적화등으로 유입 효과를 누리기 힘든 페이스북, 트위터는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했어야 한다. 이 역시도 해외에서 유명해져서 그 후광 효과등으로 한국에서도 성공을 만들었다고 변명을 해보려 하지만 알지 않는가? 이미 트위터, 페이스북은 그들이 한국에서 유명해지기 이전에 뿌리를 내리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해 왔다는 것을..


미디어가 좀 더 날개를 달아주긴 했지만 결국 될 서비스는 된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beSuccess나 테크니들 같은 신흥 미디어들이 정보 큐레이션이란 가치를 바탕으로 조금씩 인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미디어 입장에서 볼땐 그저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며 기존 미디어가 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미디어 산업을 비웃는다면 이 때도 당신들은 기존 미디어가 아니라는 말로 변명하며 도망칠 궁리를 할 것인가?


 


IT 산업 성장을 위해 미디어 성장도 꼭 필요해


IT 미디어가 살아야 IT 산업도 산다. 미국의 IT 산업 역사를 보면 미디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던적은 없었다. 소뱅 역시도 미디어 산업을 이용해 큰 홍보효과와 이득을 얻기도 했었다. 작은 것부터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 노력을 해주고 새로운 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정보를 유통해 준다면, 기자와 미디어의 권위는 다시 생겨날 것이다.


누가 해주길 바라지 말길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끝으로 그런 관점에서 Techit은 현재 시작한지 얼마 안됬지만, IT Geek들과 IT 산업 종사자들에게 급부상하는 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필자가 모든 IT 인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중인 SNS에 연결 된 IT 인들이 Techit의 새로운 접근이 돋보이는 글들에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좀 더 노출도가 높아지고 이름이 알려지면, 매셔블 같은 성공도 점진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아직 더 보완할점도 있다고 보여지지만 지금의 시도 만으로도 첫 발은 잘 내디뎠다는 생각이다)


Techit이 기존 미디어와 다른점이 있다면 기자 시각에 정보 큐레이션 역할을 좀 더 강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의 평이한 속보성 글이 아니라 외부의 유저들의 생각을 반영 할 수 있는 큐레이팅과 이를 취합한 새로운 컨텐츠를 생산하는 점이 일단 긍정적이다.


의제 설정과 깊이도를 높여서 기존 미디어들처럼 속보성이 70% 이상인 점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전규현님 같은 유능하고 경험 많은 외부 필진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 하는 것도 칭찬 할만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시도가 한번만 성공 한다면 전통 미디어들의 생각도 바뀔지 모른다. 현재 온라인 생태계 여건이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면 이런 노력을 비웃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고 이런 새로운 접근이 좀 더 폭넓과 다양하게 발전 할 수 있게 응원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이런 형태의 미디어들이 많아져야 IT 업계도 단순 홍보성 컨텐츠만 난무하는 세태가 변할 것이라 본다. 기업이 미디어를 선택하는 건 고객과의 관계 형성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은 단순한 홍보성 컨텐츠를 원하는게 아니라, 고객으로서 제품 구매와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원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미디어의 기본 원리라는 점을 이쯤에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기자도 아니면서 어줍잖은 시각을 제시했지만, 해외 매체만 보다 한국 미디어들의 재미없고 지루하며 천편일률적인 기사들을 답답하다는 마음이 있어 이런 이야기를 한번 꺼내봤다. 미디어가 이글로 변화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글을 읽는 독자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컨텐츠를 소비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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