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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HTML5 때문에 플래시 망한다고 예측했던, 내 전망이 맞아서 소름끼쳤어..


이 포스팅은 약간은 스스로에 대한 우쭐거림으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2~3년전쯤 난 HTML5 이야기가 본격화 되면서 트위터와 지인들에게 플래시는 망한다던 망언 아닌 망언을해 공분을 산적이 있다.


특히나 관련 업계에서 플래시 기반의 웹 전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던 디자이너들에겐 직격탄을 날린 것처럼 욕을 많이 얻어 먹었었다.


결국, 내 예상이 맞았다는 우쭐 거림 한마디 남기려는 포스팅이지만, 사실 당시 나와 있던 HTML5의 스펙만 조금 훓어봐도 플래시는 웹 표준으로 인정 받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종말을 맞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다가 이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예상 뛰어넘은 성장 웹의 한세대를 담당한 플래시

원래 공치사는 잘 안하는 편이지만, 당시 워낙 욕얻어먹었던 기억이 있는지라 뻔한 예상이지만 본인의 예상이 점차 맞아 들어간다는 점에서 뿌듯함과 함께 이런 생각이 들게한다.


"거봐.. 내말대로 되가고 있잖아?"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예상하고 있던거라 조금 쪽팔리기도 하지만 결국 어설프군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쩌면 플랫폼 하나를 깊이 파고든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스럽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일이란 생각을 갖게되는 것 같다.


10여년전 플래시는 단순한 비주얼 무비 플레이어로 당시 웹 표준으론 대응하기 힘들었던 웹상에서의 다양한 역할들(영화, 애니메이션 처리, 입체적 UI 적용.. 등)을 지원해 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플래시는 가치를 입증 할 수 있었다.


여기에 Adobe에서 만들어서 인지.. 특히나 비주얼 중심의 웹서비스를 제작 할때 큰 도움이 되었고, 이런 강점들 때문에 광고는 물론 기존에 자바 애플릿이 담당했던 역할까지 침범하게 되고 액션 스크립트까지 지원하면서 정말 웹용 플랫폼으로 자리하기 시작한다.


일부에서는 플래시가 웹 성장을 방해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플래시가 있었기 때문에 HTML5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에서 기존 웹 표준으로는 지원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환경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었고 이런 역할 때문에 웹 발전에 일정부분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플래시의 역사와 발전 방향

자료를 찾아보니 플래시는 원리 혁신적인 드로잉 툴이었던 SmartSketch라는 툴로 FutureWave Softwar에서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1995년 셀 기반 애니메이션 지원 툴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웹에서 활용 될 수 있게 Vector 기반의 비주얼 그래픽 지원툴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Shockwave를 지원하던 Macromedia가 이 Futurewave라는 툴을 1996년 인수하게 된다. 물론 Adobe 역시 이 툴을 원했지만 Micromedia의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시는대로 CD-ROM 타이틀 지원에 강점이 있었던 Authoware와 Director 지원에서 웹에 더 강점이 있었던 Futurewave가 더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은 역시 웹의 발전과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FutureSplash에서 Flash로 이름을 바꾸고 디자이너들의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간소함을 제공해 웹에 대응하는 인터렉티브한 콘텐츠 제작툴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MS의 Internet Exploer에 번들 계약을 체결하고 비표준임에도 표준 플러그인처럼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의 길을 겪게 된다.


MS역시 Flash를 밀수박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썬과 자바의 지원을 등에 업은 넷스케이프가 시장을 장악하던 시기였기에 이를 견제하고 IE를 주 웹브라우저로 밀려던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 당시에도 웹의 가능성과 그 가능성의 중심에 서 있었던 웹 브라우저의 중요성을 MS가 인식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열과 성을 다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MS는 자바를 윈도용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루머가 있기도 했고 웹 표준인 W3C에서 제정한 HTML을 IE 전용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이런 추세와 상황을 잘 이용했던게 Micromedia와 Flash였다. 


이런 역학적 관계와 함께 인터렉티브 웹의 요구도가 증가하는 것을 적절하게 홍보와 마케팅, 영업에 이용하면서 웹 애플릿을 좀 더 손쉽고 간단하게 만들면서도 최고의 비주얼 인터페이스 지원이 가능한 플래시를 내세워 MS와 지금까지 잘먹고 잘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든것이다. 



Adobe의 야욕 결국 2005년에 수십배 뻥튀기 된 가격으로 Micromedia 인

2005년 당시 크게 화제가 되었던 Adobe의 Macromedia 인수는 결국 Flash의 가능성을 인정한 어도비의 도박이라고 표현 할 수 있을것 같다.


문제는 Flash가 Macromedia가 웹 플랫폼 지원과 확장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툴이었기에 쉽게 팔려고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Adobe는 Macromedia 인수전 경쟁 제품으로 Flash와 Micromedia를 말살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아마 그 시기를 살았던 사람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말살 정책의 시발점이 된 것은 1998년 W3C에서 진행 된 그래픽 확장을 위한 표준 제정시점부터라고 한다. 넷스케이프의 하락 이후 더욱 공고한 그들만의 동맹을 유지했던, Macromedia와 마이크로소프트는 VML을 벡터그래픽 표준후보로 지원하고 있었고 반대 진영에서 Adobe와 썬은 PGML을 지원하고 있었다 결국 표준으로 두 사양에서 강점을 결합한 SVG (Scalable Vector Graphics)가 새 표준으로 제정되었지만 말이다.

이 과정에서 Micromedia의 견제 필요성을 느꼈는지 Adobe가 SVG Player를 무료 웹플러그인으로 뿌리면서 Flash 말살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문제는 MS가 SVG를 지원하지 않고 독자 표준인 VML을 지원하며 웹에서 벡터 그래픽 표준을 자신의 입맛대로 가져가길 원해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이 Adobe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계기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당시 IE 점유율이 세계를 거의 지배하다 시피 했기에 SVG를 지원하던 Adobe의 SVG 플레이어는 힘을 못쓰고 결국 경쟁에 탈락하게 된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MS 입장에서 그동안 긴밀하게 협조해 온 Micromedia와 Flash 운영에 따른 시장 장악력을 회손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IE 체제하에서 끊임 없이 Flash가 성장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물론, 당시에는 MS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고 W3C는 그닥 큰 힘을 발휘 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Flash의 성장 결국 웹이 그래픽을 받아들이던 패러다임을 예측했기 때문..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과정에서 Flash 성공을 단순한 MS와의 동맹 때문으로 봐서는 안된다.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에서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읽지 못했다면 결코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순한 텍스트와 이미지 지원이 일반화되던 시장에서 웹에 대한 서비스 확장과 기술 발전에 따라 인터렉티브 웹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벡터그래픽 지원이 매우 중요해지게 되는데 바로 이런 흐름을 Flash가 제대로 부응했던 점도 Flash 성공의 큰 요인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MS가 엄청나게 밀어준 부분을 간과 할 수 없지만.. Micromedia 체제하에서 Flash는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서 한발짝 앞서 나갔던 것도 사실이다. 동영상 지원이랄지.. 애니메이션 플레잉 지원은 물론 차후 액션 스크립트까지 지원하며 전자 출판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까지 보여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Adobe Micromedia를 인수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전자 출판과 그래픽 영역에서 최고라고 평가 받았던 Adobe지만 점차 Micromedia가 자신들의 영역을 잠식하는 걸 위기 요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Flash가 javascript까지 받아들이면서 점차 완벽한 웹 개발툴로서 독자적인 웹 플랫폼을 구축 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되가고 있었다.


이과정에서 Flashpaper라는 툴을 이용해 PDF 대안제를 자처하는가 하면 Flash 포맷을 이용해 전자 문서 유통까지 넘보려 했기에 Flash 인수를 더욱 원했던 것 같다.


문제는 Micromedia가 손쉽게 Flash를 내주지 않았기에 거대 딜을 진행해 결국 Micromedia를 인수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Adobe는 사실 출판시장에서의 강점으로 지금의 성공을 맞보았다. 애플에 반기를 들었던 이유도 자신들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Postscrip을 자신들이 특허를 가지게되고 애플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을 버리고 더큰 다플랫폼 지원으로 돌아선 것이 지금의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


그런데 Flashpaper에 기반한 Flash가 급격히 이런 영역까지 치고들어오자 Adobe가 위기를 느겼던 모양이다. Macromedia 인수후 Flash는 지속 개발했지만 Flashpaper는 PDF보다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개발을 포기하고 PDF 지원에 올인하게 된다. 



공용 웹플랫폼이 될 기회를 차버린 Flash와 Adobe

Flash는 웹 서비스의 발전과 함께 더욱 성장한다. 대다수 웹 어플리케이션을 플래시를 이용해 제작하고 이러닝을 포함해, 일부 게임분야와, 다양한 무비 스트럭처까지 진입하면서 공용 플랫폼화 된다.


이때, 위기가 발생하는데 MS가 윈도우가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걸 두려워해 실버라이트를 개발하게된다. 윈도우의 장악력과 IE 장악력으로 한국에선 성과가 적었지만 빠른 시장 장악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수년간 쌓아올린 공든 탑이 쉽게 무너질리 없듯이 플래시도 독자 영역을 유지한다. 그러다 애플이 플래시 지원을 중단하고 퀵타임을 기반으로 애플의 제품에선 Flash를 철수시키는 정책을 펼치게된다.


그리고 java 진영에서도 java FX를 미는가 하면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또 다른 생각으로 별도의 혁신적 플랫폼 지원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이미 이때부터 플래시는 도전에 직면하는데 그들은 오픈 소스 진영을 끌어안지도 않았고, 애플과는 대립각을 세운다.


MS는 어쩔 수 없어 적당히 굽신 거렸지만 말이다. 그리고 Adobe의 가장 큰 치명적 실수는 너무 윈도우에만 몰입해 64bit 환경이나 ARM 환경 비-PC 미지원, 모바일 지원 부족등으로 위기 상황을 자초한다.


어찌보면 이미 애플은 과거 Adobe 배신에 자존심이 상한 상태였던데다가 윈도우보다 한참 늦거나 완벽하지 않았던 Flash 지원 환경에 더이상 인내를 보이지 못하고 이탈한다. 이후 모바일 빅뱅 상황에서 아이폰에서 Flash를 결정적으로 밀어내는 계기가 된 것도 다 이런 역사적 배경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HTML5 출시설과 함께 표준 채택에도 관여를 했어야 했지만 오만과 독선은 결국 HTML5에서 Flash를 버리는 효과를 낳는다. 그래도 그동안 해온게 있어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던것인지.. 아니면 노력했지만 이미 표준 재정에 참여한 기업과 단체에 밑보여서인지.. 표준에서도 멀어진다.


그래도 기회가 있었던게 이때라도 오픈소스화 했으면 어떻게 됬을지 모를일인데 이 기회마자 차버려 지금의 상황이 된다.



AIR로 반전 노렸지만 끝내 시장에서 퇴출되..

플래시가 사실 웹에서 중요한 평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임베디드 비디오 시장 때문인데.. FLV라는 비디오 컨텐이너 포멧의 대중화가 큰 기여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H.264라는 진보적 코덱이 나오고 Flash의 H.264 지원을 종용 받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대다수 휴대용 기기가 전부 H.264로 돌아서고 PC등에서도 지원폭을 늘려가자 Flash의 강점을 급격히 상실하게 된다.


이후 구글이 유튜브에서 플래시 보다 AVI와 GVI, H.264를 지원하고 아이폰/터치/아이패드에서 H.264가 기본으로 지원되며 임베디드 비디오 시장의 표준이 H.264로 급격히 쏠리게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것이  AIR(Adobe Integrated Runtime)인데, AIR를 통해 Flash 기반의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지만 MS의 Silverlight, Java FX, google Web Toolkit, javaScript 기반의 Ajax가 웹 시장에서 급속도로 Flash와 AIR 영역을 대체하게 된다.


한국 시장이 글로벌 시장보다 한발짝 늦게 반응한걸 생각해도 당시 RIA 진영에서 AIR와 Flash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다소 의외라는 생각도 이때문에 생기게된 것이다.


그리고 다 아는 것처럼 HTML 5에서 플러그인 타입의 런타임 툴인 Flash 지원이 아닌 바로 웹에서 이런 플러그인 설치 없이 인라인 에디팅, 드래그앤 드롭, Mode 드로잉등 대다수 플래시의 강점을 가졌던 요소들을 지원하면서 Flash는 힘을 잃게되는 것이다.


이후 Adobe는 반전을 위해 플래시 라이센스를 개방하고 포멧 제한 제거, API 포팅정보 공개, 서버간 폐쇄형 데이터 전송 프로토콜 공개는 물론 AIR와 Flash 플레이어에 대한 라이센스 요금을 제거 했지만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결론, 영원한 것은 없어.. 독선과 오만을 경계해야..

최고라는 것은 더 올라 갈 곳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최고가 되어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면 까마득 할 것이다.


그런데 최고점에 오른뒤 다시 내려 간다면 중간에서 내려가는 것보다 더 가속력이 붙어서 추락 상황에서 해어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플래시가 아마 그런 상황일 거라고 생각한다.


최고를 맛보았고 아마 그 지위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오만했고 더 정확히 하면 Adobe는 오만했고 그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서 좀 더 원대하고 모바일과 유선웹을 넘나들며 궁극에는 Cloud 체계에서 까지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면 웹에서는 Flash.. PC에서는 Window, 모바일에서는 Android란 그림을 그리면서도 이모든 영역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 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포함해 철학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모두 포기하더라도 적어도 Flash와 Adobe에겐 적어도 지난 3년간 2번정도의 반전 기회가 분명히 있었지만 그 기회를 못 살렸고 4년전 최고의 기회를 날린 대가를 지금 얻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Flash가 좀 더 융통성 있었다면 아마 Flash 전용 폰이 만들어 졌을지 모른다. 아니면 Flash OS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를일이다. 클라우드 체제하에선 더 큰 강점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플래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더 확장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로 이끌어냈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이렇게 내려졌다.


아마.. 몇년 뒤에는 Adobe는 이 결론이 자신들의 미래에 어떤 큰 영향력을 미칠지 깨닫게 될 것이다. 단순히 플래시 플레이어 개발과 웹 지원 중단을 발표한 것으로 끝날일이 아니다. 빠르게 HTML5로 넘어가려고 발버둥 치지만 이며 대안제가 너무 많다.


그리고 우리는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을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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