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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로이터를 통해서 재미있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미 법무부가 애플과 미국내 가장 영향력이 큰 5개 출판사와 이북 컨텐츠에 대한 가격 담합을 진행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애플은 혐의가 없다고 부인했다고 합니다.

왜? 애플은 이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걸까요? 애플 대변인은 이렇게 표현하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2010년 iBookstore의 런칭으로 기존 아마존을 위시한 ebook 업계의 독점을 깨는 효과를 얻었다고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기존 아마존 중심의 유통 체계에 자신들이 들어감으로 인해 새로운 경쟁과 혁신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담합한게 아니라 경쟁으로 봐야한다는 해석인 것 같습니다.



2010년에도 동일한 이야기를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서 했는데 이번에 로이터에서도 같은 언급을 하는 것으로 보아자신들은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한국쪽 시각으로만 본다면 담합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담합 내용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건 아마존과 기존 ebook 업체간의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미세한 다툼이 그것입니다.

사실 현재 ebook은 아마존의 강력한 유통 권력에 기반해 아마존이 결정하고 ebook의 마진폭을 놓고 출판사가 협상을 통해 판매하는 식입니다. 아마존의 컨텐츠 유통력이 워낙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가능했지만 기존 출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오프라인 수준의 수익을 얻기를 원하지만 전자출판이란 한계 때문에 아마존은 이를 수용 할 수 없었던 거지요.

그런 미세한 틈속에서 애플이 기존 출판사들에게 좋은 먹잇감을 준 것이지요.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마존을 견제 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마진율도 높일 수 있기에 애플과 담합에 적극적이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것이 사업 논리로만 봤을때는 애플과 출판사 입장이 더 고려 될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으로 봤을땐 분명 담합이란 점입니니다.

미법무부는 그런 관점에서 애플측 의견보다는 아마존쪽 의견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과정에서 애플의 꼼수가 짜증납니다. 아이북스 런칭 시점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애플이 아마존과 협상을 벌였습니다. 이북은 아마존에 넘길테니 음원, 영상은 애플이 먹겠다는 일종의 상호 불가침 조약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는대로 보기좋게 아마존이 거절했습니다. 어설픈 제가봐도 이건 말이 안되는 협상이지요. 조금만 눈돌려보면 넷플릭스, 훌루, 판도라 라디오등이 뜨면서 이북 이외에도 좋은 매출이 기대되는 시장에서 과연 누가 "그렇게 합시다"하겠냐는 것입니다.

결국, 아마존은 모든 콘텐츠를 대응하기 시작했고 태블릿까지 내놓으며 승승장구하자 어설픈 견제구를 던진게 바로 아마존의 이북 컨텐츠 견제였던 모양입니다. 담합한 5개 출판사는 미국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이 권력이 앞으로도 유지 될 것인가 하는 부분과 이미 이북 매출 비중이 점차 다른 영역으로 확대중인 아마존에게 과연 타격을 입힐 수 있느냐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닥 좋은수는 아니라고 보여졌습니다.

아무튼 애플이 이런 고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애플과 애플의 정신을 만든 스티브 잡스의 말 그대로 해적 정신에서 비롯 된 건방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이런 고자세와 자신들 밑에 경쟁사를 두려는 편협함은 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애플 이번에도 그닥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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