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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미래가 갈린 이유는? 순전히 CEO 때문일까?

오늘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라이코스 CEO로 계신 임정욱님께서 날려주신 트윗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관련 내용을 전달드려 봅니다.

미국의 애플계 블로거로 유명한 존 그루버가 "A Simple Explanation for Why HP Abandoned Palm and Is Getting Out of the PC Business"글을 통해서 왜 HP가 팜(Palm)과 웹OS는 물론 PC 사업까지 포기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네요.

들어가기 전에 간략하게 요약하면 전임 CEO인 마크허드에 의해 인수 되었고, 출신 성분이 전임 마크허드와 칼리리오리나는 각각 하드웨어 제조사 출신으로 팜과 컴팩 출신이었던 점과 현 CEO인 레오 아포테커는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CEO 출신이란 점의 차이가 현재 HP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하고 있네요.




부하직원을 이용만하는 CEO의 만행 팜(Palm) 몰락의 전초
마크허드가 HP CEO에서 쫒겨난지 벌써 1년이 다되어가는데요. 사실 마크허드가 재임 당시만해도 실적은 매우 좋은 편이었습니다. 2005년 마크허드가 CEO에 임명되기전에 $80B에서 매출이었던 것이 2009년까지 $115B으로 상승했으니 월스트리트에서는 좋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너무 정치적이고 리더쉽에 문제가 있는 오너였던 것이 문제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다보니 직원들이 HP를 떠나고자 했고 오퍼만 온다면 바로 사직서를 쓰겠다고 할정도였다고 합니다.

그가 퇴임한 이유는 섹스 스캔들로 기억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회사 비용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되었지만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그를 해고하게 된 것은 HP의 기업 정신에 위배되는 그의 성향 때문이란 것이 당시 미 언론의 의견입니다.

팜의 CEO로 재직했던 그였기에 HP로 CEO 인수시 그가 그렸던 그림은 PC와 함께 모바일 제조사로의 방향 전환을 꽤하면서 큰 위기에 봉착해 있던 모 기업인 팜(Palm)과 웹OS를 HP로 끌어 왔던 것인데, 현 CEO가 이 결정이 잘 못 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팜(Palm)과 웹OS에겐 극상에 가까운 레오 아포테커
사회 생활을 하다가 보면 정말 자신과 잘 맞는 상사가 있다고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궁합이 않맞아서 사사건건 부딛치고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사도 있는데요.

HP가 인수한 팜(Palm)과 웹OS에겐 어쩌면 레오 아포데커는 극상의 조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존그루버는 자신의 글에서 HP의 고유 사업 비즈니스인 PC와 새로운 모바일 전략이 담겨 있는 팜(Palm)과 웹OS를 내치려는 것은 결국 그의 출신이 소프트웨어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HP가 전임인 마크허드에 의해 팜(Palm) 웹OS를 이용해 모바일 비즈니스를 추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무언가 새로운 비즈니스적 돌파구는 필요했지만, 마땅히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애플이 만드는 태블릿을 HP도 만들어 보자는 식의 접근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전임이긴 해도 이미 진행 된 프로젝트를 취소하기엔 신임 CEO 였던 레오 아포데커에겐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기에 기회를 준 것인데.. 이것이 처참한 결과를 나왔기에 그의 생각속에 있었던 HP의 미래 전략을 이번에 꺼내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 전임 마크허드가 신임 CEO 레오 아포데커가 제시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준 결과가 되었던 것이죠.


HP가 팜(Palm) 웹OS를 버릴까?
아이러니컬 하게도 HP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 웹OS를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죠? 실패한 터치패드는 아주 염가에 떨이 판매를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 했지만 HP 입장에서도 1조가까운 비용을 지불한 웹 OS를 쉽게 버리긴 힘들 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정말 HP가 이 웹OS의 미래를 그릴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HP가 11조 가량을 들여서 인수하는 영국의 오토노미사를 보면 그 방향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오토노미는 기업용 검색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지능형 검색, 분석 솔루션, 통합 아키브 솔루션등에서 이름 날리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코카콜라, 네슬레등을 포함해 2만개 고객사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HP는 궁극에는 IBM이 SPSS, 코그너스를 인수해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탈바꿈했듯 IBM이 걸어간 길을 걸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DW(데이터베이스 웨어하우스) 영역으로 나가려는 HP에겐 정형 분석 데이터 시장은 기존 강장들이 워낙 막강해 오토노미와 앞으로 인수할 기업을 비정형 데이터 분석으로 그 영역을 넓혀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결국 궁극에는 HP의 어플라이언스에 이렇게 인수한 기업의 솔루션을 얹힐 것이 유력한데요. 이런 분석용 솔루션의 향후 대응 시장이 결국 클라우드와 모바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 본다면 쉽게 HP가 팜(Palm)과 웹OS를 내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모바일에서의 끊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스마트폰 OS나 범용 인터넷 가전 OS로 육성하는 쪽으로 택하되 직접 해당 OS를 탑재한 제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HP의 변신 과연 성공할까?
위에서 말씀 드렸듯 기존의 정형 데이터 시장으로 진출시에는 성공하기 위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출혈을 감수해야 하지만 비정형 데이터 시장에선 이제서야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단계라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고, HP 정도의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면 M&A를 통해 빠른 시간안에 기술력을 확보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2~3년이 비즈니스 전환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으로 보여집니다.


결론, 어긋난 인연 하지만 이것이 HP에 기회일 수도
어차피 PC 제조사 이미지가 굳어진 HP에게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 내놓지 못한다면 결국 PC 시장에서 쌓은 주도권을 모바일 시장에선 내줘야 할 상황이 도래 할 것입니다.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자금력이 있을때 기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고 그렇다고 HP가 하드웨어를 모두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버와 기업용 솔루션 분야등은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IBM처럼 좋은 성공 모델을 만들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HP를 떠난 마크허드지만, HP에겐 오히려 이번에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다시금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드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오늘은 이만 줄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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