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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로 나 앉을 위기에 처한 HP 팜 '웹OS' 하지만 삼성은 인수해선 안되는다는 경고는 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이은 HP의 PC사업 분사 계획, 요즘 IT 업계가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8일 이었죠? HP가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 PC사업은 분사시키고 팜에서 인수하며 시작했던 웹OS 기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개발은 철회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납득이 안가는 부분은 팜의 웹OS를 탑재한 태블릿을 출시한지 딱 49일만에 발표된 내용이라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HP가 PC 사업과 하드웨어 사업 철수후 소프트웨어 중심의 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IBM과 같은 길을 걷겠다고 말했는데요. 이 이야기는 좀 있다 살펴보기로 하고 인수한지 1년정도 밖에 안된 팜의 웹OS와 스마트폰/태블릿 산업을 왜? 철수하려 하는지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HP 스마트폰 시대 첫 낙오자가 된 이유?
PC시대의 절대 강자이고, 현재도 PC 부분에서 전세계 1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HP는 왜? PC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PC와 인터넷 가전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등의 IT 기기의 성장률이 교착점에 와 있다는 사실과 과거 PC시대 방식의 낡은 사업 방향으로는 미래의 리더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HP는 지난해 410억달러(44조 3600억원)의 매출을 PC 사업 부분에서 기록했지만 반대로 영업 이익율은 급감하고 있어서 현재 5%도 겨우 지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죽하면 레오아포데커 HP CEO는 PC 3대 팔아도 맥북 한대 파는 것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이야기 했을까요? 이정도면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PC 단가는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마진율은 줄어서 제품을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 도래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돌파구를 위해서 2010년 5월 인수한 팜의 웹OS를 12억(1조 3000억)을 주고 인수한 뒤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터치패드가 현재까지 100만대를 웃도는 판매를 기록하며 결정타를 날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IBM에 비해서는 한참 늦은 선택이지만 상황 판단은 좋았다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무시무시하게 빨라진 IT 시장 변화 무었때문인가?
이 부분에서 조금은 철학적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혹자들은 단순하게 IT, 모바일, 정보통신, 클라우드, SNS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이것은 어떤 사안 하나만을 가지고 단순하게 의견 제시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IT 진화론적 성격에 입각해 판단해 볼 수 있는 문제로 인간이 영아, 유아, 소년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거치는 과정을 이해해 볼 수 있듯 이 과정 가운데 학습능력이 빨라지고 정보의 접근 폭이 넓어지면서 영/유아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지능이 발달하며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되는 것과 유사한 것입니다.

IT산업 역시 산업 초창기에 비해서 전기, 전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식의 전달과 활용폭이 확대되어 이 지식을 활용해 산업을 창출하는 정보 순환의 고리가 극대화 되었고, 이 과정에서 융합적 사고가 형성되면서 트랜드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IT 진화론의 실체인 것이죠.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시장 변화의 흐름이 빨라지고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 것은 기술 진화론적 접근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여질 수 있는 것이죠.

이런 토대 아래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이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게 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확장되는 프로세스를 거치는 과정속에 이런 빠른 변화의 흐름이 생긴 것입니다.


HP의 PC 산업 포기와 소프트웨어 산업 이전 맞는 방향일까?
IBM은 PC의 아버지였고 창조자급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HP와 다른점이 있었다면 창조적 소산을 중시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IBM은 크게 시스템 테크놀로지 사업 분야와 메인프레임, 유닉스 서버 분야, X86 서버, 스토리지를 비롯해 서비스 산업(분석서비스, 상거래컨설팅, 애플리케이션 관리.. 등)에서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HP의 모델은 결국 IBM 같은 모델인데 그동안 축적한 자금력을 활용해 적극적인 M&A를 통해 기업 인수 합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IBM이 PC를 버리고 사업 영역을 변경하던 시점과 지금 시점이 너무 큰 시장 변화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선택을 잘못할 경우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 큰 위험성으로 다가옵니다.

또, IBM에 비해서 PC 부문의 매출이 전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부문 전환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PC 부분의 매출 하락과 시장의 압력을 어떻게 이겨낼지 가늠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HP가 인수한 팜(Palm)과 웹OS는 왜 종말을 맞이했나?
일단, 안드로이드란 커다란 장애물이 생겨서 그렇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고, 두번째로는 웹 OS개념을 활용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에 실패한점, 세번째로 웹OS란 개방성과 유연한 확장성에 비해 시장 장벽이 낮은 원인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미 구글에서 크롬OS를 출시했는데 이것이 바로 웹OS의 일종이고,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 같은 SNS 서비스도 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 기술적으로 완벽한 웹OS라기 보다는 불완전한 웹OS라서 기존 안드로이드나 심비안등에 비해 차별요인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들을 지지하고 웹OS를 확장할 수 있는 개발자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인데요. HP쪽에서는 PC시장 철수와 함께 웹OS 처리를 크게 두가지로 보는 것 같습니다.

타 경쟁사에 특허와 함께 매각하는 방안과 공개용 OS로 만들어 제2의 안드로이드의 길을 걷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HP가 신 사업을 정리하는 마당에 웹OS를 언제까지 지원해 줄것인가와 이미 시장에서 패배의 쓴맛을 본 죽은 OS를 개발자들이 선택해 줄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굳이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면 우분투 같은 리눅스 진영도 존재하기에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웹OS정말 시장성이 없나?
제가 과거에 쓴글 "모바일 OS의 종결자, 웹OS 시대는 어떤것?"에서 밝혔듯 OS의 패러다임이 웹 중심의 클라우드형 네트워크 OS로 변화해 갈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시장성이 남아있지만 최소 4~5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HP 입장에서 큰 돈을 들여 투자한 터치패드가 크게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급해졌던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만, 앞으로 크롬OS 같은 클라우드형 웹 OS로 체재가 전환 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걸 알고 있기에 애플과 구글은 App 스토어 이외에 웹스토어를 구축 다양한 설치형 Application 생산과 개발자 유치를 독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웹OS의 종말과 HP의 PC 산업 철수 한국 기업도 고민해봐야 할때..
HP 같은 기업이 PC 시장 철수를 고민할때에는 그만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애플, 구글 주심의 인터넷 가전 시장에서 빠르게 체제 전환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체제 전환을 할 수 없다면 아직 기회가 있는 신사업 분야로 기업의 성장 목표를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한국은 그나마 삼성이 세계에서 드물게 반도체부터 세트사업과 완제품 판매까지 수직 계열화하고 있어서 HP 같은 세트 제조사들에 비해서는 좀 더 시장 대응에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던져 준 충격파 처럼 이런 급변하는 시장에서 빠른 시장 대응과 체제 전환이 점점 힘들어 진다는 사실을 꺠닫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도 체제 전환을 위해서 뭔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할텐데 결국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일 수 밖에 없다는 답이 나옵니다.

물론, 바이오/제약/신재생에너지/헬스케어.. 등 다양한 신 시장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IT 기술 기업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그런 신사업과 기술을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파워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몇일 지나지 않아서 IT 계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재밌기도 하면서 소름돋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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