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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개발 장정만 있는 건 아닐텐데, 별 의미 없는 개발 꼭 해야 할까?

최근 재미있는 일이 있었죠?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가 4.0 버전을 출시한지 얼마되지 않아 5.0 버전을 내놓았습니다.

빠른 개발 일정을 제시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버그 패치 정도의 버전에 5.0 대 제품 버전명을 제시하는 건 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몇자 해볼까 합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5.0 배경 설명
모질라 재단은 구글의 크롬의 빠른 시장 추격을 견제하고 파이어폭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구글 크롬의 개발 전략을 벤치마킹합니다.

그 첫번째로 올 초 발표한 빠른 개발주기를 적용해 제품 개발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개발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그 전략의 첫번째 제품이 바로 모질라 파이어폭스 5.0입니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5에서 10개의 버그를 패치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적했던 WebGL 3D 렌더링 표준 처리 부분에 대한 버그배치를 잔행했습니다.
 
또한, 파이어폭스 5에 대한 마감기한인 6월 21일을 지켰대도 나름대로 기존의 느림보 전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모질라는 그동안 업그레이드 시한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구라쟁이 모질라 파이어폭스로도 유명한데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니다.


이번 개발이 부실공사로 낙인찍히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비견되는 이유?
먼저 조금 비약적인 표현임을 인정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이 꼭 불필요한 사업이 아님에도 많은 전문가에게 지탄 받는 것은 그 기반이 되는 시스템적 검증과 환경적 검증 여기에 생태학적 고려를 치밀하게 계산하고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이라기 보단 일종의 경기 부양을 위한 토목 사업에 더 가깝기 때문일 것인데요. 이번에 모질라 파이어폭스도 조금 비약을 섞자면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인 구글 크롬이 빠른 개발 전략과 버전업으로 나름의 성과를 내자 이를 쫒아했습니다. 그리고 무었보다 단순 버그패치 정도의 업그레이드를 마케팅에 활용한 점도 조금 안좋은 평을 받고 있는듯 합니다.

물론 1000개가 넘는 버그 픽스와 애니메이션 효과, WebGL 3D등 나름의 개선 효과도 있지만 속도 업그레이드 등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도 많고 업그레이드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종합해 보면 빠른 업데이트 주기는 좋지만 문제는 소비자가 좋아 할만한 신뢰할 수준의 기술적용이나 기능개선이 없었다는 점이 이번 버전업을 차갑게 보고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빠른 개발주기의 장단점은?
빠른 개발 주기의 장점은 역시 소비자에게 제품의 빠른 업데이트에 대한 관심 유도와 이슈 생성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무언가 업그레이드 됐으니 써봐라 하면 관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아무리 많은 기능과 신기술이 들어가도 1년 가까운 업그레이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소비자에겐 빠르게 기술이 진보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지루함을 야기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로인해 최근 IT 시장에서는 빠른 업데이트 주기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제 1년이 지난 구형이 아닌 나온지 얼마안된 빠르고 예쁜 그런 제품을 원하는 시대인 것이죠.

반대로 빠른 업데이트 주기의 단점은 역시 속도에만 치중하다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점입니다.

이번 모질라 파이어폭스가 바로 그 케이스 인데요. 이정도 수준에서의 업그레이드라면 4.X대의 버전업으로도 충분할텐데 기대감을 갖게하는 5.X대 버전업으로 소비자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UI

빠른 개발주기도 마케팅 그러나 본질을 잊어선 안된는 이유?
빠른 개발주기도 어떤 면에서는 마케팅적 영역에서 제품 속성을 활용한 마케팅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프로젝트 계획과 단기적 프로젝트를 적절하게 믹스시키과 관리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애플이 아이팟이든 아이폰이든 지속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은 1년정도 개발주기에 버전업 될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며 트랜드 리더로서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도 이미 이런 트랜드 리더로서의 가치를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눈높이와 속도란 기준을 모두 만족 시키지 못했기에 오히려 이것이 노이즈가되어 제품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항상 마케팅엔 제품 속성 즉, 기업이 가진 궁극의 가치를 올바로 반영 시켜야 제대로 된 마케팅이 가능하단 기본적 철칙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주는것 같습니다.

이번에 그래도 욕이라도 안먹을려고 했다면 UI나 속도라도 개선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결론, 공익 재단의 한계를 넘어 프로로 살아남길 기대한다.
모질라 재단은 오픈소스 진영의 대들보 같은 단체입니다. 기업이라기 보단 웹브라우저 시장의 독과점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좀 더 공정한 시장 환경에서 제품 선택권을 넓혀주려는 목적을 가진 공익 집단에 가까운 단체인 것이죠.

그런 그들이 구글의 전략을 따라했지만 문제는 이 전략을 따라 잡기 위해선 최소한 3~4개 팀으로 장기, 중기, 단기에 수행 가능한 기술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각 제품 업데이트 주기와 개발 프로세스를 맞춰야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제대로 실행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빠른 개발주기를 적용했고 그동안 지적된 많은 버그를 잡았으니 시장이 인정하지 않을까란 안일한 아마추어적 생각이 이런 하수적 접근을 시도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공익 집단의 느낌은 아날로그적이고 올드하단 느낌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업처럼 돈에 움직이지 않다보니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조직문화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모질라 재단이 말한 전략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선 마케팅적 사고의 개선을 넘어 이를 믿밭침 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는지 부터 살펴봐야하지 않을까 싶어 이런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암튼 제대로 성장해 MS의 늪에서 좀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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