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MS제휴, 엘롭게이트 떠올리는 이유?

친 MS파에 속하는 엘롭의 노키아 CEO 취임은 MS와의 제휴를 염두한 게이트이다.

요즘 노키아가 뜨겁습니다. 너무 뜨겁다 못해 불타서 근 10년여를 고수한 자체 플랫폼도 버린다고 합니다. 그 만큼 다급한 사정을 이야기하는 말일텐데요.

근데 문제는 이런 다급함이 아니라 다급함 끝에 나온 결정이 겨우 MS와의 전략적 제휴라는 것입니다. 노키아가 처음으로 핀란드 출신이 아닌 비 핀란드인인 MS 출신의 엘롭을 영입할땐 이런 밑그림이 아니었을텐데 엘롭의 대처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노키아 현재 얼마나 힘든가?
줄곧 40%를 웃돌던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2009년 36%대,지난해에는 29%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아직은 강력한 모바일 강자지만 스마트폰에서 죽쑤고 있는 현재는 찻잔속 등불과 같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같은 상황입니다.

기존 피처폰 시장에 안주하다 상황 판단이 늦어 스마트폰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 했음은 물론,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끌어 올 비장의 카드였던 N8 마저 처참하게 실패하며 과거의 모토로라 같은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주가는 70%나 떨어졌고 MS와의 제휴가 발표된 지난 주말에도 하루 만에 주가는 14%나 폭락하며 시장의 불안을 사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에 노키아의 전설인 요르마 올릴라 이사회 의장마저 내년 퇴진이 예고돼 있으니 노키아가 정말 큰 위기이긴 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워낙 마진율이 좋아서 이런 상태가 지속 되도 앞으로 몇년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버티겠지만 반전이 불가능 하다면 결국 쇠망의 길에 들어 설 걸로 보여집니다.


2. 노키아 전설 요르마 올릴라 퇴진이 의미하는 것과 미래는?
올릴라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애플과 스티브 잡스와의 관계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노키아는 원래 1865년 펄프회사로 출발한 이후 전선, 타이어, 컴퓨터, TV, 발전사업 등 한국의 재벌과 다를바 없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성공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너무 급작스런 확장으로 사업마다 적자가 쌓이면서 파산의 위기에 처하자 1988년 CEO가 자살한뒤 1992년 당시 42세의 올릴라가 CEO에 취임하고 휴대폰 이외의 사업을 모두 정리하며 현재의 노키아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때부터 혁신의 상징이 되면서 20년 가까이 세계 휴대폰 업계의 지존(至尊)으로 군림한 것입니다. 그런 그가 퇴장 한다는 것은 노키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이 도전이 미래의 노키아로 남을지 망하는 회사가 될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 중요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올릴라의 뒤를 이어 취임한 엘롭이 친 MS 진영에서 보낸 자객설이 파다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현재까지는 잘못 대려왔다는 뉘앙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3. 현재의 노키아의 문제점과 반전 가능성은?
우선 노키아의 가장 큰 문제는 혁신에 반하는 관료주의입니다. 조직이 방대해지고 성공에 도취되면서 고객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실무진과 경영진의 단절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결과로 애플보다도 2~3년 먼저 제안하고 개발이 어느정도 완성됬던 터치스크린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바탕의 에코시스템 등을 미리 시장에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피처폰으로 돈버는데 가능성 없는 그런 시스템을 지금 내놓을 필요가 있냐였죠?

그뒤 애플이 아이팟 시리즈와 아이팟 터치, 아이폰으로 대반전의 서막을 열면서 노키아는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내부 의견을 체택하고 미래에 대한 패러다임을 놓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다만, 아직 반전 가능성은 많습니다. 20년간 지배하며 쌓아 놓은 강력한 자산과 아직 1위를 고수하는 시장에서의 리더쉽등이 남아있으니 말이죠. 여기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와 시작한 것처럼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내부 조직을 슬림하게 리빌딩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 조정후 미래 플래폼 전략과 현재의 스마트 디바이스 성공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우선 현재 스마트폰 분야는 삼성이 취한 전략처럼 심비안을 버린 만큼 MS 윈도폰에 기댈게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미고 플랫폼 전략을 동시에 가져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미고는 인텔하고만 진행 할것이 아니라 Nvidia, AMD, ARM등 다양한 칩셋 제조사와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고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디자인 팀은 물갈이하고 외부 수혈이나 외주를 통해 1차적인 스마트 디바이스 디자인을 구축 한다면 어느정도 승부를 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엘롭 게이트는 무슨말인가?
어쨌든 오늘 할려는 이야기는 이것 인데요. 바로 MS 출신의 엘롭이 노키아 취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었인가 입니다.

사실 현재 트위터에서 떠도는 소문에는 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죽쓰고 있는 상황에서 (큰 기대를 걸었던 윈도폰7도 기대 만큼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죠)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타겟을 노키아로 정하고 노키아를 집어 삼키기 위해 노키아 이사회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엘롭의 CEO 선임을 전략적으로 추진 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설이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MS와 노키아가 제휴하며 엘롭 게이트설이 터지고 있는 것이죠.

시장도 노키아와 MS의 제휴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노키아의 반 MS 진영의 이사진들까지 반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볼때 MS와의 제휴는 어떤 면에서 엘롭이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한 배경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특히 MS 제휴 이전에 내부 긴장감 유발을 위한 제스처를 취했고 사전 준비 작업으로 심비안에서 손때도록 조치한 부분은 어떤면에서 MS 제휴를 염두해 뒀다는 설이 많습니다.

처음엔 이사회가 지지했지만 심비안 퇴출의 결과물이 MS라는 결과에 당황했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MS 제휴 이외의 PlanB는 어떤 것인지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관련 기사가 있는데 링크를 잃어버렸네요. ㅠㅠ)

결과야 어찌됬든 이번 게임의 승자는 MS인 것은 틀림 없지만 아직 게임의 막이 내린 것 같지는 않아서 앞으로 2~3주가 최종적인 승자를 확인 할 수 있는 기간으로 예측됩니다.


결론, 잘못 된 엘롭 영입과 불투명한 미래
이런 논란이 생긴 것은 엘롭의 경영 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단 하필 MS가 시장에서 죽쑤고 있을때 같이 죽쑤는 노키아 CEO로 갔기에 시장이 동요하는 것이라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에 앞서 MS 제휴 문제를 집어보면 우선 자체 OS를 버리고 MS 윈도폰7을 선택 할 만큼 심비안이 쓰레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심비안 유저가 있고 심비안 특유의 마니아성으로 애플, 안드로이드보다 좋은 장점도 많은 운영체제기 때문입니다.

또, MS가 PC 처럼 시장의 장악력을 모바일에서 선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1위와 꼴찌가 만났다는 것은 시장의 기대감 보다 실망감을 부추길 수 있고 시장에서 이용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1위 사업자를 얻은 MS는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노키아는 MS 선택후 반전 카드를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 오히려 더 추락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유럽 통신사들과 노키아 내부에서 엘롭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노키아가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가는지 지금부터가 클라이막스라 생각하시고 시장을 집중해 보시면 재미있는 전개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튼 결론을 내놓으면 엘롭카드가 현재까진 불안전한 히든카드라는 것이고, 앞으로의 MS 제휴 이외의 움직임이 노키아 반전의 핵심키가 될 것 같네요. 하지만 현재는 미래가 너무 어두운데 어떻게 빛을 내보일지 궁금해집니다.

한주간 너무 뜨거웠던 노키아였습니다. 시장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힘차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노키아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네요. 위기의 노키아 소식 감사하게도 2011년 2월 17일자 메인에 올랐습니다. 댓글과 추천으로 공감주신 이웃님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