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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 역행하는 이통사와 준비도 노력도 없는 정부가 버린
우리들의 잊혀져가는 유산 위피 플랫폼!!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의 이런 대사가 생각난다. "우리가 5년전 약속한 모든 것은 이제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5년전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우린 그저 그 변화에 순응해 갈뿐이다."

이 대사를 통해 어설프군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변화는 늘 순식간에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며 우리는 이런 변화를 막을 수도 지킬 수도 없지만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할수는 있다는 것이다.


버림받은 '위피' 왜 팽당했을까?
하지만 미 드라마 웨스트윙의 대사처럼 한국 모바일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키지 못한 것은 무었이 있을까?

그건 바로 불운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인 '위피' 였다. 그럼 위피 플랫폼은 무었인가?

(WIPI(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는 한국무선인터넷 표준화 포럼(KWISF : Korea Wireless Internet Standardization Forum)의 모바일 플랫폼 특별 분과에서 만든 모바일 플랫폼 표준 규격으로서 무선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된 응용프로그램을 이동통신 단말기에 탑재시켜 실행 시키기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표준규격이다.

"KWISF의 모바일 플랫폼 특별 분과는 이동통신사, 모바일 플랫폼 개발 업체, 단말기 제조사, 컨텐츠 개발 업체들로부터 요구 사항을 받아 들여 WIPI 규격을 작성하기 위한 표준화 활동을 수행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의 통신 시장에 특화시킨 독자적인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다만, 이 플랫폼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바로 한국 통신 시장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시장 최적화라는 것은 한국 시장과 다른 구조의 시장에선 통용되기 어려운 플래폼이었고 세계으로 확산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이 부분은 자세히 뜯어보면 일본시장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결국 일본의 아이모드의 전철을 밟다
일본도 강력한 기술력과 소비자를 무기로 자신들의 시스템에 최적화된 선진형 플랫폼인 아이모드를 만들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 배제된체 갈라파고스화 되었다는 것을 우린 알 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당시 위피 개발 시점등을 고려할때 일본에 앞서 선진화된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고 그런 역량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과 이통사 현재 상황과 수익 구조의 유지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위피가 개발된 측면이 있었다.

이것이 불행한 위피 플랫폼의 비극을 나은 시발점이 된 것이다.


한국 통신 시장에 특화된 것이 왜 문제인가?
당시 한국 통신 시장 구조는 크게보면 이통사 -> 콘텐츠 제공 CP -> 콘텐츠 제공 소 업체 형태의 수직적 시장구조가 만연되 있었다. 한마디로 이통사가 문제를 제기하면 중간 및 콘텐츠 제공 업체는 전전 긍긍 할 수 밖에 없고 수익 분배 구조도 불합리한 상태였다.

여기서 대기업인 이통사와 정부 중심으로 위피 플랫폼이 표준화 되었고 세계 최고의 플랫폼이라고 떠들어대며 홍보하기 시작했다.

일부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논의 자체가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다보니 구조적 한계는 물론 플랫폼 구축 과정 자체가 대기업의 입장이 상당부분 반영된 구조였고 기존에 구성된 산업 구조의 틀을 크게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되었던 것이다.

즉,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 플랫폼이라면 이통사는 영원히 굴림하고 중간단계 이하의 업체들은 영원히 하청 업체로 존속 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 관점에서도 위피 플랫폼 자체가 가진 기능적 확장성이나 개발자 참여 관점이 기존의 이통사 개발자 중심에 맞춰져 있다보니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를 공유하고 개발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고 이것은 결국 통신시장의 쇠국화란 문제적 측면과 함께 발전에 한계가 있는 반쪽짜리 시스템으로 개발되고 말았다.


한국정부와 통신사는 위피를 버렸는가?
위피 진영에서도 이런 문제를 일부 인식하고 있어서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었다. 현재의 구조적 문제와 다양한 통신환경 대응에 대한 지각있는 개발자들의 의견과 컨퍼런스를 통해 해당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시작은 했었다.

하지만, 그 씨앗을 맺지 못하고 2008년을 기점으로 한국 통신 업계는 위피를 버리게 된다.(버렸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어 사용되었습니다.) 통신사의 기존 수익 모델을 바꾸기 싫었고 이런 이동통신사의 지원이 미비해지자 위피 진영에선 독자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한계를 맞게된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지지부진하고 있을때 미국에선 애플이 획기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며 단번의 모바일 한국의 기치를 무너뜨리고 모바일 애플을 구축하며 위피를 벼랑끝에서 밀어넣어 복구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비극과 미래의 우리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가?
결국 화려하게 시장에 출시됐던 위피 플랫폼은 이렇게 시장에서 잊혀지게 되고 도태되게 되었다. 이통사들도 더이상 위피에 기대지 않으며 기존의 WAP 팀을 대다수 해체하며 새로운 통신 체계인 앱스토어 체계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기존에 이통사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애플때문에 일부포기하기는 했지만 애플이 제시한 정책보다 매력적이지도 혁신적이지도 못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그나마 한국의 강력한 적이 된 애플의 영향으로 기존의 한국 통신 시장의 수직 계열화된 산업 구조가 변화되고 개발자와 통신사가 평등한 수익구조가되는 수평형 구조로 변화되고 있고 개발자와 각종 콘텐츠 개발사가 새로운 다양한 플랫폼에서 엮량을 만들어내며 기존 통신사의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운 상태가 됬다는게 위안 아닌 위안이 될 수 있을것이다.

서두에서도 밝혔듯 위피 플랫폼이 사장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던 한국은 결국 애플을 통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발생시켰고 당분간 새로운 시장 형성을 위한 과도기적 상황이 지속 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고 이런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 발전 시킨다면 우리가 부족했던 준비 된 노력의 결과를 이제는 맺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남기며 오늘 글을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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