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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폰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블랙베리는 2008년 최고의 한해를 보낸다. 누구나 알고 있듯 북미지역에서만 51%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이 과거의 기록만 들춰봐도 현재 북미 시장 점유율  3.4%, 글로벌 시장 점유율 2.9%의 기록은 이해 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입바른 소리 잘하는 호사가들의 입장에서야 아이폰을 쉽게 생각했다느니..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간과했다는 소리는 개나소나 다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블랙베리는 많은 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 경영진의 문제가 핵심이었지만 난 이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서 오늘 글은 풀이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발실리와 라자리디스에 대한 재조명

한때 블랙베리의 시가 총액은 840억달러 기업이 44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대규모 적자 상태를 기록한 기업으로 전락하게 된 원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영진에 있었던게 분명했다.

 

발실리와 라자리디스는 경영에서 입장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주창했던 내용을 보면 그들이 주장한 내용대로 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우선 발실리는 가장 잘나가고 현재도 블랙베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블랙베리 메신저(BBM)’를 외부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을 블랙베리 시스템에만 가두지 말아야 하고 이를 활용해 좀더 폭넓은 접근성을 확보해야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플랫폼 유지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라자리디스의 경우 토르스텐 하인즈 경영자와는 또 다른 경영적 충돌을 야기했는데, 그는 하인즈와는 달리 섣부른 블랙베리 고유의 전통을 버리고 터치폰을 만들경우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되어 기존 고객마저 놓치게 될 것이라 우려하며 기존의 것을 강화하면서 미래의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블랙베리 추락의 원흉이라는 점에서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이 아주 상황 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공동 창업자의 우정이 파탄나다

RIM 성공의 자리를 함께했던 이들의 우정에 영향을 미친것은 회사가 승승장구하던 시기 규모가 커지면서 주도권 싸움이 시작되면서였다.

 

어느 회사나 다 똑 같다고 치부 할 수도 있지만, 둘중 하나는 기술 개발을 좋아하고 하나는 경영을 좋아하는 형태로 권력 지형이 구분되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밑그림이 필요하지만, 블랙베리 내에서 이 둘의 권력은 중첩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2010년 전후로는 이들이 성공에 도취되어 기존 것을 지키는데 열중하고 기술 개발보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치중하면서 내부 불만이 생겼다고 한다면, 2011년을 전후로 해서는 경영적 실권잡기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는게 옳을 것 같다.

 

예를들면 발실리는 ‘블랙베리 메신저(BBM)’를 타사 플랫폼으로도 사용 가능케 개방하려 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라자리디스와 심각한 충돌이 있었다. 모바일 메신저가 지금처럼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추진한 결정이었지만, 라자리디스가 이사들을 모아 반대를 표명하며 본격적인 파워게임이 시작됐다.

 

라자리디스의 반론에도 의견이 충분하긴 했다.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며 BBM은 개방보다 오히려 더 내부화 하고 특화시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만약, 회사가 잘나가고 있었고 경영적 압박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가정하면 이둘의 의견이 충분히 협의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마이크 라자리디스 역시 퇴출

발실리 퇴임에는 마이크 라자리디스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토르스텐 하인즈 (당시 이사회 임원)의 역할도 상당했다.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아마도 토르스텐 하인즈를 자신의 입맛대로 움질 일 수 판단했던 것인지 발실리를 내쫒은뒤 토르스텐 하인즈를 CEO에 오르게 했다.

 

분명한 것은 이는 악수였다는 사실이다. 또, 라자리디스와 토르스텐 하인즈의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풀 터치 ‘블랙베리Z10’ 개발을 두고 충돌한 것이다.

 

하인즈의 의견에는 일리가 있었지만 단순한 인터페이스 환경의 변환을 통해 터치를 제공한다고 떠난 사용자가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란 라자리디스의 의견에 더 타당성이 있었지만, 이미 블랙베리 내부의 파워 균형은 라자리디스에서 토르스텐 하인즈로 이동중이었다.

 

창업자로서 자신의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하인즈를 무시하거나 발실리에 철퇴를 가한 행동들이 내부와 이사회로 하여금 반감을 갖게 했고, 결국 그 역시 퇴출되고 말았다.

 

 

경영 통제 수단이 약했던 RIM의 위기

경영자의 결정이 모두 옳을 수는 없다. 사실 경영적 판단을 100가지 결정해야 한다고 하면 그중 잘한 것도 있겠지만 못한 것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이건희 회장 같은 인물들이 거대 기업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몇개 안되는 옳은 결정이 회사를 살리기도하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구 기업의 경우 좀 더 의사 결정에서 견재 장치를 부여하고 경영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유도하기 위해 이사회를 두는데, 라자리디스의 경우 너무 독선적이고 권력 지향적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견재를 제대로 못하게 됐다.

 

창업자이고 기술적으로 밝은 눈을 가진 사람들이라 그들이 주창한 내용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었다. 왓츠앱의 성공이나 스냅쳇의 성공 만약 BBM을 기업에 특화 된 오픈 메신저로 키웠다면 어떤 결론이 나왔을까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토르스텐 하인즈도 이 가능성을 알았기에 BBM의 안드로이드, iOS 버전으로 출시했지만 너무 시기가 지난 결정이었고, 라자리디스의 의견을 무시한 풀터치폰은 2013년 2분기 순손실 9억6천500만달러(약 1조370억원)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9억3천400만달러(약 1조원)를 ‘Z10’ 재고 처리 비용으로 사용했다.

 

그들의 내부 이야기를 끄집어내 좋은 면을 보려했지만 아이폰의 성공을 폄하하고 터치폰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점, 안드로이드를 보면서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지 않았던.. 모든 결정들이 지금의 블랙베리 추락의 근간 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영과 권력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 시키는가 하는 점은 매우 경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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