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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떡이떡이님의 웹사이트에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현재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모 학생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빌게이츠의 서울대 강연과 연관되 있어 더 흥미를 끄는게 사실이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빌게이츠 강연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겠지만, 기사로 나온 내용들을 훓어보면서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 입장으로 공감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사업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사업을 구상 중인데 학교를 자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좋은 대학에서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학위 과정을 포기하고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단순하게 남 다른 사람이구나 싶은게 사실이다. 빌게이츠의 답도 어느정도 뻔한 답이기도 했고 말이다.  


난 자퇴했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학생이 SNULife라는 서울대 학내 커뮤니티에 자신의 이야기를 옮긴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창업을 위해 꼭 학교를 그만둬야 할까?


물론, 한국도 언젠가는 미국의 대학들처럼 창업을 권장하고 학업과 창업을 동시에 진행 할 수 있는 문화가 지원될지 모를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이 글의 주인공인 해당 학생은 창업 과정에서 교수들과 마찰은 물론 학내에서 창업을 독려하지 못하는 문화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하고 있다. 


스스로 잘못도 있었다고 인정은 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압박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이고 죽을 죄를 지었을 만큼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이 부분의 압박은 결국 실험실 생활에 대한 것이 대부분 이었을 것으로 판다된다. 


대학원은 기본적으로 학생이 연구원이지 수익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해당 연구원이 창업을 하며, 연구 과제와 회사일을 동시에 한다고하면 좋아 할 교수는 없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마찰이 있었겠는가?


이런 문제들 때문에 필자가 아는 선에서는 대학원은 기본적으로 파트타임 석사까지는 어느정도 허용은 해도, 파트타임 박사는 허용을 안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연구 실적을 올리고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해야 하는데 파트타임으로 잠깐씩 왔다가는 박사 과정이 필요하겠는가?


이 글의 주인공은 이런 환경속에서 결국 학교를 그만 두기로 한 것이다. 같이 창업한 친구 몇명은 벌써 학교를 자퇴하고 회사에 몸 담았고, 학내에 있던 회사도 강남으로 옮기는.. 등 나름의 준비를 해온 것이다. 



폐쇠적인 한국 대학의 초라한 현실


이 글의 주인공이 마음에 결정까지 하고, 담당 교수들이 있을 수 있는 자리에서 이런 공개적인 발언을 한 것은 어찌보면 대학원생으로서는 학교와 인연 끊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힘든 일이 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갈 곳은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친게 아니겠는가? 


그런 그가 이런 용기를 낸 것은 결국은 창조적 인재 양성을 위해 빌게이츠를 초빙한 행사가 서울대 문화를 바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것 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글을 옮기는 것은 서울대 뿐만이 아니라 한국 대학 문화가 바뀌길 바라는 저의 마음도 있겠죠?)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하버드나, 스텐포드 같은 명문대학의 인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학교 출신들은 성공후 다시 학교에 재투자하기도 하고, 학교 선후배를 이끌어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내며 실리콘 밸리를 다시 창업의 요람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대학들도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학내 창업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 학교 스스로 연구활동을 독려하고 창업 지분등을 확보하는 형식으로 특허와 주식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내고 있다. 


능력있는 학생들에게 레포트나 학교 수업에 열중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가 창업 밴더가 되어 창업자를 육성하고 새로운 실험들을 학교내에서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학내 연구소나 실험실은 철저하게 이론과 연구에 집중하고 이를 지원한다.


창업에 생각이 없는 학생들은 더 교육에 집중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조화를 이루며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학은 어떨까?


학부 창업은 그나마 교수들이 지원하는 모양이지만, 대학원생 창업은 거의 전무하고, 실제 창업하더라도 학위 못딸걸 각오하고 창업해야 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 한국의 IT 산업 구조와 연구 산업 구조가 정부 -> 기업 -> 대학 또는 정부 -> 연구소 -> 대학.. 등의 정부 중심 구조로 구도가 잡혀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 연구실 운영과 교수의 부업을 위해서 어떤 영역에 더 집중해야 할까? 교수들이나 대학원생이 다른 실험적 연구과정에 자신의 잉여력을 투여 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창업 하라는, 메시지를 정부는 던지고 있는 것이다.  



창업을 위한 자퇴는 한국 문화에 대한 비판


해외 사례까지 필자가 알 수는 없지만, 대학원다니는 선/후배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 상황이 위와 같다는 것이다. 교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수년간 이렇게 고착화 된 구조에서 교수에게 무언가 변화를 요구하려면 이런 연구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게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구조로는 이 판을 깨기 힘들다 정부, 기업, 대학이 한몸처럼 나름의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틀을 누가 깰 수 있겠는가? 대학 교수나 학교 출신들이 공무원 사회에 진출후 일감을 학교나 기업에 몰아주고 은퇴후 다시 기업이나 학교로 돌아가는 현 구조는 그야 말로 제대로 된 카르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생 관계가 깨지지 않으면 아무리 빌게이츠 같은 사람을 대려다 강연을 해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교수들이 연구원들에 대한 인식도 변하지 않으면 한국의 기초 시험 연구는 이렇게 새로운 창업 열기에 내몰린 연구원이 자퇴 등으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실험실 연구원은 연구원이 아니다.. 사노비 일 뿐이다. 교수로 부터 학위 따기 위한 사노관계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런 거대한 교육 카르텔을 먼저 깨부수지 않는 이상 이글의 주인공이 바라는 창조 경제는 일어나기 힘들 수 있다. 


끝으로 이 글의 주인공이 SNULife에 올린 글의 일부를 참고하길 바라는 바이다.  


서울대학교는. 학생이 회사를 세우려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 본인들에 철학에 완전히 반대인 빌게이츠라는 사람이 학교에 왔는데, 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창조 경제 어쩌고 하는게 제 눈에는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국이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어쩌면 창조적인 소양을 가진 학생을 육성이나,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을 잘 가르치는 것보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스스로 발현 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마련해 주는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기자들의 개인적으론 빌게이츠의 말만 받아 적기 보다는 과연 빌게이츠가 전한 그 의미가 한국 사회에서 적용 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 줬으면 더 좋겠고, 한국 교육 카르텔의 문제가 뭔지를 지적해주는게 먼저가 아니었을까 싶다. 


해외에서 유명 인사가 왔다고 호들갑 떨것이 아니라, 그런 인사 초빙과 한국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전하기 위해 기자들이 더 깊은 문제를 끄집어내 줄 필요가 있어보인다. 단순한 빌게이츠의 말받아 적기는 기자의 본분이 아니니지 않을까?


또, 그런 말 받아 적기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환상만 전하며, 한국의 낡은 구조에 저항하다. 


미래까지 불투명해질지 모를 암담함을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하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 (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408/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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