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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시장 대응에는 크게 추종자 전략 (Fast Follow)이 있다. 이는 후발 주자로서 빠르게 선도 업체를 벤치마킹해 경쟁자의 위치에 오른다는 전략으로 전사적으로 시도되는 올인 전략이다.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출시 된 제품에 대한 시장 요구를 반영하며, 제품력을 끌어 올리는 ‘반복시도 전략’(see what sticks)이 자리한다. 




노키아 몰락의 결정적 이유 관료화

이런 전략들을 아우르는 것이 바로 스피드 경영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 할 수 있게, 빠른 의사 결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삼성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이 스피드 경영이 있었기에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이 된 것이다.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삼성은 한국 최대의 대기업으로 78개 계열사에 28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명실공이 대규모 조직을 갖춘 기업이다. 이런 대기업이 구글이나 애플 이상의 시장 대응력을 보였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중 하나이다.


노키아가 몰락한 결정적인 이유도 사내에 심화 된 관료화와 함께 늦은 의사 결정이 한몫 했는데, 강력한 중앙 집권적 체제와 그룹 경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 스피드를 높여 이 위기를 극복했다.


세계 시장의 70%를 일본이 점유하던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기업을 누르고,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스피드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서 양산/출시에 이르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경쟁사에 비해 1.5배 빠르다고 한다. 


채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수율을 안정시키는 작업도 매년 업계 신기록을 갱신 시킬 경쟁 기업과는 비교가 불가 할 정도로 앞서 나가고 있다. 양산 3년 만에 LCD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한 것도 다 스피드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삼성 스피드 경영, 미래 전략실이 담당한다 

삼성은 스피드 경영을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을 만들었다. 계열사별로 서로 상충되는 의견에 대한 조정자 역할을 이 미래전략실이 담당하며, 그룹 전체의 의사가 반영 될 수 있도록 경영 밸런스를 유지 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애플보다도 더 심한 중앙 집권적 관료 체제임에도, 이런 조정자 역할을 통해 경영 공백과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해주고 있는 것이 삼성이 여러 영역에서 스피디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최근 이건희 회장 문제와 주식 승계 문제등이 종합적으로 부각되며, 삼성 비리의 핵심으로 지목받아 이름을 바꾸기도 했지만, 실제 시스템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크게 이변이 없는 한 삼성은 앞으로도 이 컨트롤타워 조직을 바탕으로 스피드 경영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 스피드 경영에 대해서 알아야 할 점은 단순한 전술관점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에 있어 스피드는 그 자체가 전략으로 동작하기도 한다. 물류, 제품 개발, 양산 및 다양한 조직 특성에 모두 이 스피드가 기본이 되어 경영이 이루어 진다.


제품을 생산 할 때,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 출시 주기에 조금씩 밀리는 현상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한 근본 전략은 양산까지 거치는 과정의 문제를 개선해 스피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었다. 현재는 애플보다도 2~3개월 빠른 제품 사이클을 가져가고 있다.


보통 모바일 제품 양산 사이클이 개발에서부터 최소 13개월 가량 걸리는데, 노키아는 16개월이고 애플/삼성등은 11~12개월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제품 출시까지의 시간이 이정도란 이야기지, 실제 제품 완성 시간을 계산하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한다.


사이클 개선은 소비자 요구 반영시간을 단축 시킨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 보다 빠른 제품을 출시하고 경쟁사가 출시하는 동안 추이를 지켜보며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 삼성 중심의 시장 흐름을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니도 넘어선 삼성의 스피드 경영

소니 같은 기업도 이런 스피드 경영에 밀리니 삼성이 먼저 출시후 소니의 대응을 보면서 바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 방향을 새롭게 재구성해 시장을 공략하니 경쟁에 밀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서 삼성의 스피드 경영은 어떻게 시작 된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199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된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신(新)경영 선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됬다. 


이 신 경영을 위해선 조직 개편은 물론 전체적인 그룹사 전반에 대한 상황 파악이 필요했고, 1997년 ERP를 본격 도입한 후 10여년간 이를 개선하면서 실수와 시스템 보강을 통해 삼성만의 프로세스를 만들어내게 됬다. 


삼성 그룹내에서 불만도 많았지만, 삼성전자 경영 시스템의 중요성 때문에 계열사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경영을 위한 기초를 다지게 된 것이다. 삼성의 표준 ERP 시스템이라고 하는 S-ERP가 바로 이 바탕 아래 만들어지게 됬고, 최지성 부회장이 주목 받게 된 것도 바로 이 시스템 기반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스피드 경영의 핵심 시스템 파워

미래 전략실 같은 컨트롤 타워가 그룹 전반을 관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시스템 경영의 기반 때문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그룹사 현황을 파악해 빠르게 그룹 전체적인 사항을 협의하고 결정하면 해당 그룹사 사장단은 이를 빠르게 실현하는 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모든 그룹사가 ERP 같은 시스템을 도입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각 그룹이 속한 업종별 표준을 만들고 노후도를 평가해 매년 4~5개 이상의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시대에 시스템이 뒤쳐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이 시스템을 근거로 삼성의 경영 프로세스를 보면 TV 담장자 임원은 자기 사무실에서 전 세계 유통망의 판매 실적과 재고 현황을 대형 TV로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 후 의사 결정을 진행한다. 만약 외부에 있을 경우라도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최지성 부회장이 삼성 CEO로 있을 때 이 시스템을 통해서 실적을 체크하고 해외 지사에 오전 5~6시에 이메일을 전달해 압박 경영을 했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한 일이 됬다. 


이 때문에 삼성의 협력사는 이런 시스템에 대응 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다른 회사가 재고 파악에 2주가 걸릴 때, 삼성은 실시간으로 확인 한다”며 부품 생산량 조절,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진행에 있어서 이런 스피드 경영 전략이 녹아 들어가 있다고 말할 정도다. 


애플을 추격 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미 시장은 만들어져 있었기에, 삼성은 창조적 도전이 아닌 최대한 빨리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관건 이었고, 삼성의 시스템이 이를 바쳐 줄 수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 했다고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이 때문에 단순한 “세일즈 머신”이란 비아냥도 당하지만, 삼성 비즈니스를 잘 아는 국내 전문가들은 빠른 의사 결정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성을 충족하는 형태로 비즈니스가 발전해 온 삼성에겐 어쩔 수 없는 필연적 선택이었다고 대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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