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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이 자질이 높은 인문학 인재들을 뽑아서 미래의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기사가 소개됬다. 이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칭찬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란 생각을 들어 몇자 썰을 풀어보려한다. 


삼성이 근거로 제시하는 인문계열 인재의 채용은 이렇다. 최근 공학 계열 기피 현상으로 상당수 재능있는 인재들이 인문학에 몸담고 있고, 세계적 IT의 트랜드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재들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인문학쪽에서 자질을 갖춘 인재를 대려다가 공학을 가리츠면 되지 않겠느냐란 무서운 발상이다. 


특히 NHN도 그렇고 삼성도 그렇고 자체적으로 인력을 육성 발굴함에 근본이 되는 목적이 실무형 인재를 키우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대학이나 학원에서 대충 배워온 개발자들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접근법에 토달기는 힘들다. 본 필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런 사회적 문제점이 아니라, 그것이 과연 근본적인 해결이자 답이냐는 문제다. 


들어가기에 앞서 아래 링크를 꼭 읽어봐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소프트웨어, 실무형 인재의 신화

며칠전 쓴  ”소프트웨어, 잉여와 공포”, 이 글이 생각보다 흥해서 충격을 받았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회사에서 일은 안하고 방문자수를 체크하며 혼자 흐뭇해 하는 저질스러운 나를 발견했다. 흥한 글 다음에 망글을 쓰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에...

 

대학교/대학원에서 배우는 전산학은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

 대학교 오니 전공 공부는 뒷전이고 코딩만 했다. 때마침 닷컴 열풍 덕에 프로그래밍 아르바이트와 3년간의 산업기능요원으로 코딩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경험을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컴퓨터로 전공을 바꿔야겠다고 맘먹고 복수전공도 시작하였다. 



공학의 원론적 접근이 아쉬움


한국 IT계의 문제점은 사실 풍토나 환경보다 교육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전산학이나 컴퓨터 공학 계열의 공부를 2~4년가까이 했는데도, 제대로 프로그래밍을 못한다는 것은 사실 교육적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또, 공학적 사고를 갖는데 인문학 마인드가 별도로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내가 이제까지 학교에 다니고 전공하고 사회에 나와 일을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분법적 사고로 이 둘을 제단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하나의 학문적 접근이 결국은 공학적 사고와 인문학적 사고의 틀을 허무는데서 나온다는 점을 많이들 간과하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삼성의 인문계열 인재 활용에 대한 논점을 보자. 


삼성이 이런 접근을 하는 근거는 이해할 수 있고, 실제 그런 인재들로 성과를 만들 수도 있다. 그것을 부장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기존에 공학을 전공한 인재로는 그것이 어렵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는 공부가 다르기 때문이란 멋진 변명을 가져다 붙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해외의 유명한 공학도 들은 인문학을 전공자만 있는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교육 기관에서 공학과 인문학을 굳이 나누어 가르키는 것은 각자 학문이 가진 깊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NHN 넥스트도 원론적인 접근이 필요해

NHN 넥스트는 이 회사가 만든 전문대학쯤 되는 수준의 교육 기관이다. 커리큘럼도 나무랄대 없고 개발자를 키워가는 방법에도 그닥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대목은 게임/모바일/UI등 너무 실무형 인재에 집착한다고 보여진다. 


몇개월전 NHN 넥스트의 교장 선생님쯤 되는 분이 인터뷰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재를 키워나가겠다고 했고, 실제 다양한 외부 강사들을 초빙해 그런 역량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간접 경험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이 다일까?


게임/모바일/UI등 실무를 하면 공학적 마인드를 바탕에둔 인문학적 인재가 못만들어진 다고, 먼저 재단하는 것은 아니다. 


코더가 아닌 엔지니어로서 다양한 융합적 사고를 가지고 개발과 산업을 이해하려면 특정한 장르 구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개발을 배우고 공부하면서 다양한 상상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연예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역학 관계를 프로그램으로 정의해 보면서 남자 여자를 이해해 간다거나, 게임의 생리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행동 심리학과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보는 것.. 전혀 새로운 접근이란 이야기다. 


새로운 가치간과 사고를 갖게 하는게 공학적 수업과 쿼리큘럼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즉, 실무형 인재가 필요해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면 이런 비용을 들여 인재 양성소를 하는게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예전 모 컴퍼런스에서 일화가 있다. 당시 모 회사가 게임회사와 협업을 하는데, 웹에서 퍼포먼스를 늘리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게임 회사는 웹 개발 회사의 엔지니어를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회사 회식에서 이야기하다 게임 개발 회사가 어려움을 겪던 문제를 웹 개발 회사가 해결해준 일화가 있었다. 

 

 

게임 개발자들의 역량은 꽤 중요하고 실제 실력도 웹 중심으로 하는 사람들보다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야 하기에 더 뛰어나다는 일부의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 예에서 볼 수 있듯, 자기 관습과 습관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오픈 마인드로 시장을 접근하면 게임 시장과 전혀 배치되던 시장으로 여겨졌던 웹 시장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결국 개발자는 공학도가 되어야 하고 공학도는 코딩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다고 정의하고 싶다. 

 



삼성의 위험한 개발자 양성론


삼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자를 양성해 왔다. 이번 발표는 그것을 좀 더 확대하겠다는 일환으로 보여진다. 다만, 삼성이 원하는 인재들 특히 해외에서 구글등에서 일하는 수재들을 만들려면 이런 위험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공학도를 만들기 위해서 공학 계열이나 인문학 계열이나 자질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인재를 육성하는 초점이 잘못됬다는 생각이고, 원론적으로 이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고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서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그것을 위해 인문학이나 공학적 인재냐의 기준은 너무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그런 인재들은 단기간에 양성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시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공부를 통해서 육성된다. 


후배가 대학원 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자신이 주로 해왔던 컴퓨터 그래픽스가 아닌, 물리학 계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이야기해 준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그동안 공부온 분야 이외에 원자력 관련 공부와 물리학과 화학등 전혀 다른 분야의 공부까지 해나가는 모습을 봤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물리 엔진을 만드는데, 결코 기존 방식의 학습으로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딩이 아니라 그 프로젝트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연관된 전산학과 다른 학문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삼성의 위험한 개발자 육성론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꼭 석박사를 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삼성이 요구하는 미래형 인문학적 개발자 육성을 위해서 어떤 폭넓은 산업적 관계와 공학적 생각을 이해시키고 새롭게 양성 될 인력을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의구심이다. 


돈대고 코딩 잘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공학도를 만들 것이라면, 여러 IT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고에 대해 재고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해외는 자체 육성이 아닌 투자로 결실을 맺는다


구글이나 MS등은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개발과 관련한 커리큘럼도 있지만, 취미와 관련된 것도 있고, 다양한 사고가 가능하게 하는 교육을 위해 투자한다.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가 초기 이 프로젝트를 지휘 했다고 하는데, 기업에서의 교육 목적은 양성이 아니라 보강의 관점이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스스로 그것을 보완하고 발전 시키게 하는 주요한 목적이다. 만약 양성이 목적이라면 기업이 아닌 학교의 제도권 교육에 투자를 통해서 시스템화 될 수 있게 지원해야 하다. 


구글, MS등도 다양한 미국내 주요 대학에 많은 비용을 기부하고 실제 금전적 투자를하고 인재 지원과 각종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도 한국계 기업들이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다. 한국 제도 교육이 문제라 투자 할 가치가 없는게 아니라 그 문제를 인식하고 학내에서는 그것을 해결 할 수 없느니 외부에서 투자를 통해사 자각 시켜줘야 한다는 사고다. 


개인적으론 육성은 이런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제도권 교육도 더이상 무의미한 수업보다는 공학적 사고와 소양을 키울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의 교육과 커리큘럼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중구난방이 경우가 많고, 필수 과목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커리큘럼과 강사진 구축에 비용투자가 안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꽤 많은 투자를 해야하고 실제 공학도 배출을 위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학이나 인문학이냐는 최근의 화구가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서로 화학적으로 결합시키고 각성하게 하느냐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사고하는 법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하는 공학을 한국 IT 인들이 깊이있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며 이번 글 정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220/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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