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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종에 종사하면서 NHN 직원 말고는 이 기업을 옹호하는 집단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일부는 그들 혼자만의 성공이 배아파서 그럴 것이고, 상당수는 생태계나 협력사들을 고려한 상생이 아닌 1인 독식 구조의 성장 모델을 주축으로 내세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상생의 경제론을 내세우며 해성처럼 등장했다. 그래서 많은 IT 인들은 시장이 조금이라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측하고 카카오의 탄생을 지지했었다. 그래서 그들을 지지하면서도 가슴 한켠에는 결국 카카오도 헤게모니를 잡으면 NHN처럼 되는 것 아니냐란 우려를 지울 수 없었다. 


그 첫번째 이유는 NHN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카카오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 두번째 이유가 너무 단기간에 성장해서 카카오 이외의 사업자가 경쟁 할 수 있는 구도가 조기에 사라졌다는 점, 세번째 이유가 서비스 철학이 없다는 점등을 들어 우려를 보냈다. 


실제 모바일 시장의 맹주로서 사실상 한국 시장의 리더가 된 카카오는 아니나 다를까? 안하무인격 행보를 요즘 보여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PPT까지 진행한 아이디어를 모방했다는 루머가 도는가 하면, 운영비도 쪼들리는 게임 개발 업체에 과도한 수수료 (구글 30% + 카카오 20%)에 서버 운영 대행까지 진행하며 운영비조로 상당한 비용을 가져가고 있다는 논란들이 그것이다. 


기업의 고유 목적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기에 돈벌이 자체를 욕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과 협상해 구글 수수료와 카카오 수수료를 최소화 하고 게임 개발사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를 제공해야 하지만, 그들은 어려운 구글 협상은 배제한체 자신들의 수수료 챙기기에 나섰다. 


최근 컨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론칭한 카카오 페이지도 이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유료 회원제 방식으로 개인 및 법인 사업자 가입을 유도하고, 연회비조로 비용을 받고 있다. 또, 콘텐츠 판매의 경우도 인앱 결제를 통해서 구글 30%, 카카오 20%를 가져간다. 컨텐츠 창작자는 50% 만 가져간다. 


카카오란 거대한 플랫폼 운영비나 여러가지를 고려해도 중간에서 구글과 창작자를 연결하는 것 밖에 없는 카카오가 20%나 가져가는 것은 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온라인에서 무료라고만 생각했던 컨텐츠에 유료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까지는 좋았지만, 창작자 입장에서는 구글과 카카오란 2개의 플랫폼 사업자에 컨텐츠 수수료로 50% 내야 하는 구조다. 마케팅의 어려움등을 고려하고라도 구글 마켓을 이용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NHN도 이런 카카오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N스토어란 컨텐츠 유통 채널을 만들었다. 카카오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구글을 통하지 않고 네이버란 자체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기에 20%가 세이브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마저도 NHN이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수수료 10%를 당분간 추가 할인한다. 말은 멋들어지게 컨텐츠 개발사와 상생을 위해 한다는 전제를 내세웠지만, 카카오가 없었다면 이런 구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

카카오가 나타남으로 인해서 좋아진점은 NHN이 긴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를 넘어뜨리기 위해서 더 나은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효과가 카카오를 통해 얻은 최대 수혜라고 생각하고 이점은 분명 칭찬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한다. 


최근 뉴스에서도 NHN은 카카오 페이지의 창작자 유도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서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웹툰 같은 컨텐츠를 창작하는 창작자가 네이버에 컨텐츠 유통시 무료/유료로 콘텐츠를 판매 할 수 있게 함은 물론, 광고 및 파생상품등을 같이 노출 할 수 있게해 컨텐츠 창작자에게 더 많은 이윤을 가져다 주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미지출처: asadal 트위터 계정]

 

NHN이란 그림자 자체가 싫다는 사람들 조차 최근 카카오톡으로 인한 NHN의 변화에는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게 바로 이런 이유다. NHN이 장악한 웹 시장에 경종을 울리고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낸 카카오의 명분이 이래서는 제대로 설수 없다. 


오히려 생태계 교란자로서 욕먹던 NHN이 카카오보다 더 좋은 정책을 들고 나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구도가 지속되고 NHN 카카오란 대표 플레이어 이외의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해 시장을 더 치열하게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사실상 소비자와 컨텐츠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전해 질 수 있다고 본다. 


난 이들의 전쟁이 상생으로 간다거나 더 나은 형태로 진화하길 바란다는 허무 맹랑한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더 치열하게 싸우되 서로 지치지 않고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고, 이 구도가 누군가의 독식으로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두 플레이어중 하나가 나가 떨어지면, 다른 해외 국가처럼 새로운 플레이어가 그 시장을 차지해 경쟁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닌, 기존에 버티던 대표 플레이어가 나머지 과실을 다 갖는 한국 구조가 우려스럽고, 그런 우려를 안만들어내기 위해 영리한 지혜를 가진 소비자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실제 우리는 익숙함이란 무기속에서 NHN을 스스로 비호해 왔고, 잘 성장 시켜 줬지만, 돌아오는 건 무분별한 키워드 광고와 낙시 인기 검색어 서비 같은 것들이었다. 


카카오 NHN의 컨텐츠 전쟁의 우려는 경쟁이 사라지는 순간으로, 이는 경쟁자들의 노력 이외에 소비자들의 노력이 같이 동참 될때 유지 된다는 점을 독자들이 인식해 주길 바라며, 두 서비스가 선의의 경쟁을 촉발하게 한쪽 편만 들지 말고 양쪽을 동일한 기준으로 이용하고 비판해주길 바라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251/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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