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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조금은 하류 스런 스타일로 작성 할 것이다. 비속어도 간간히 섞일 수 있으니 참고하며 읽기를 바라는 바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것은 잉여로움이 깃든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게 마냥 논다라는 개념보다는 개발자, 기획자가 스스로 재미있어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겠다는 잉여로움이었다. 


혹자들은 이런 잉여짓에 대해서 잉여짓을 가장한 노동 착취를 원하는게 아니냐란 소리도 하지만, 그냥 하고싶은거 하면서 돈 벌수 있는 말도 안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이 출발의 동기였다. 


그쯤해서 눈에 들어왔던 스타트업이 GitHub 였다. 일정, 계획 없이 하고 싶은걸 하면서 일하는 회사라고 알려진 Github가 그래서 더 대단해 보였는지 모른다. 중요한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회사에 와서 후배랑 가볍게 이야기하고 핸드프로토타이핑을 해가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걸 시도해봤다. 그중 가장 심한 뻘짓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파이썬으로 첫 프로젝트를 시작한게 아니었을까? 그쯤의 내 착각은 잉여로움은 결국 새로운 도전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익숙하지도 않은 언어로 프로젝트를 시작하자고 요구한 것이었다. 


착하고 고마운 후배는 부담이 컷을 텐데도 이 멍청한 잉여짓에 동참해 줬다. 


어찌어찌 서버 구해서 첫 프로토타입 만들고 서비스 론칭해서 참 즐거웠지만, 또 한편으론 이건가? 내가 원한 결과물이 이거야 하는 답답함도 생겼다. 


기본적으로 필자가 원했던 (이는 아마 같이 일하는 후배 개발자도 마찬가지 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준의 퀄리티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사실 여기에서부터 내가 원했던 잉여짓에 대한 환상을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인지했어야 했다. 


IT 남자는 결국 고결함을 원한 것이지, 잉여짓을 원했던게 아니었던 것이다. 

 



 

먼가 틀은 옭아매면서, 새로운 것으 하면 잉여짓이 될 것이란 막연한 환상이 그때는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알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도 해매고 있는 중이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해외 기업들이 게임룸을 만들고, 수면방등을 만들면서 잉여의 가치를 만들려고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을때 일하면서 쓸대없지만, 하고 싶은것을 맘껏 만들면 그것이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상상이라고나할까? 


 

잉여가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IT 인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잉여짓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틀과 업무량은 정해졌지만, 사람마다 일하는 사이클이 틀리고, 업무하는 스타일이 틀리니 자기 스테일대로 일하게 해주어야 겠다는 원점에서 잉여짓을 구분짓는 것 같다. 


"필자가 잉여짓을 시켜줘도 못하는 IT 남자"가 된 것은 결국 스스로가 잉여짓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을뿐 아니라, 그냥 시간적 여유와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잉여짓일 꺼야란 막연한 기대 심리가 작용 했던 것 같다. 괭장히 쓰래기 같은 생각이지 않았겠는가?


근 3년간 뻘짓하면서 돌아와 생각해 보면, 내가 생각하는 잉여짓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것을 제대로 하게 해줄때 구현된다는 생각을 갖게됬다. 그건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만든다거나 편안한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새벽까지 코딩하거나 이야기하면서 밤을 지새울 수 있는 것은 그냥 하고 싶은것 다하면서 온갖 뻘짓을 다 해볼 수 있을때, 잉여스러움이 탄생한다고 본다. 물론, 이것을 위해선 시간 내지는 업무에 대한 프레스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단점이 생기지만 말이다. 


추천 시스템 하나 만들면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추천 기능이 동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보기도하고, 지문 인식으로 되는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보기도 해야 한다. (꼭 이렇게 하라는게 아니라, 그런 다양한 사고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그럴려면 시간이 강제되서는 안되는 것이고, 결국 Web2.0 시대의 서비스는 영원한 Beta 서비스 상태라는 말이 나도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완성도나 결과물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을 어떻게 잡으며 그것을 늘 새롭게 이것저것 변경 시키며 나아가는가가 사실 잉여짓이다. 


그럴려면 다양한 서비스도 채험하고 추천짓거리도 해보고 지랄을 떨어봐야 무엇이 필요한지를 안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그걸 강제하고 있는 상태에서 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만들어 실현하면 사용자가 찾아 올꺼란 상상에 틀을 만든 것이 스스로 잉여짓에 실패한 원인이 된 것 같다. 



 

잉여짓은 IT 환경 때문인가 사람 때문인가?


한국에서는 IT 회사에서 딴짓하는 직원에 대한 문제가 많다. 딴짓의 기준은 너무 모호하고, 규정짓기 힘들다. 이 전제에는 모든 생산 활동의 결과가 시간에 대비한 매출로 판단하는 것인데, 장기적으로 볼때 생산성 유지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성장은 이루어내기 힘든 구조라고 생각한다. 


웹 디자이너가 해외의 이쁜 디자인 사이트와 여행지 사진을 업무시간에 보고 있다. 일반적인 경영자의 입장에서 여행 사이트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 그나마 넘어갈 수 있겠지만, 금융권 프로젝트를 하는데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의면, 한소리하게 된다. 


기업의 자금 상황 같은 좃같은 상황은 배제하고 생각을 해봐도, 이를 용납 할 수 있는 경영자는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잉여짓이 정말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이렇게 말하면 존나 욕하겠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서두에 정의한 것인데, 예를들어보면 웹 에디터를 만든다고 생각해보면, 이를 잘 수행 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뭘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주갈탱이 없는 생각으로는 글을 잘쓰든 못쓰든 글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웹 에디터를 조금은 다르게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글쓰는걸 좋아하니, 자연히 다양한 주제와 생각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서 블로그, 카페, 다양한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댓글과 온갖 생각이 담긴 글들을 생산하며 웹에디터와 다양한 글쓰기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않았겠는가?


이렇게 하려면 단시간에 몇개 서비스 이용해 보고 벤치마킹이랍시고 떠드는 걸로 다 안다고 말 할 수 없다. 결국 평소에 다양하게 이런저런 것들을 경험하고 있어야 그것이 가능한데, 그럴려면 결국 삶 자체가 잉여짓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된다. 


문제는 맨날 야근하고, 매출 목표가 설정 된 IT 회사에서 이게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또, 설사 업무 환경도 좋고, 다양한 쉴 공간이 제공되는 조금은 여유로운 벤처 회사에 몸담고 있다고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정의하면 쉽지 않다. 사장이 나서서 우리 게임도 하고 다양한 웹사이트에 글도 올려보자. 뭐라고 안할테니 놀면서 일해보자라고 말해도 그런 분위기가 쉽게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문제의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평소의 삶이 잉여롭지 못한데, 잉여짓이 필요하다고 바로 영여가 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결론이다. 

 



잉여짓 못한 IT 남자의 결론


이런건 사실 기업이 시작할때 형성된다. 게임개발 회사를 만들어다 치몀, 회사에서 무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게임을 만들까를 고민하고, 각자 자기가 만들고 싶은걸 만들며 조율해나가고, 업무 시간에도 틈틈히 관심있는 게임잡지도 보고, 각종 커뮤니티 활동도 하면서 댓글 놀이도 해가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그게 하나의 문화가되고, 스스로 잉여짓과 업무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잉여짓이 시작되는 것 같다.


나도 못해봤기 때문에, 근 3년간 잉여짓이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해 본 결과다.


사회에서 일하면서 가장 불쌍하게 느낀 사람이 밥벌이 때문에 관심도 없는 서비스 만드는 사람들이다. 글쓰는게 싫은데, 블로그를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블로그하며 댓글놀이하고, 메타 블로그 돌아다니며 추천질도 하고, 블로거간 싸움질도 하면서 느끼는 희열을 못느끼면서 블로그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생각해 보라? 스스로도 괘로울 뿐만 아니라, 서비스적으로도 얼마나 문제가 많겠는가?


그래서 잉여짓은 하고 싶은걸 할때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그걸 위해선 자기가 좋아 할 수 있는 분야의 일을 얻는게 중요한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늘 놀던대로 노는 것도 잉여짓의 한 부류겠지만, 그런 잉여짓은 오타쿠로 남을 뿐이고, 한국이 요구하는 잉여짓도 아니란 생각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경직된 IT 회사의 기업문화를 맛본 사람이라면 스스로 좋아 할 수 있는 잉여짓 가능한 분야와 일을 찾는게 중요하고, 본 필자의 마지막 꿈은 지금 만드는 서비스가 그런 좋아하는 일에 가까운 서비스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하게 빨리 끝나고, 회사에서 업무 강도가 낮아서 잉여짓이 가능한게 아니라,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때 잉여짓이 가능하다란 원론적인 답이 아닐까 싶다. 


좋은 경영자라면, 가능하면 회사의 비전과 직원 개인의 비전에서 재미를 찾아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는 걸 그래서 고민해야 한다. 회식 많이 시켜주고, 일의 양을 줄여준다고 잉여스러운 회사가 되는건 아니다. 몰입할 수 있는 목표와 함께, 자율도 + 재미가 가미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참 어려운 부분이란 결론을 내리고 싶다. 


어거지로 잉여짓 하려고 하기 보단, 현 시점에서 스스로 재미있어 할일이나 과제를 주어지는것.. 그게 현재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이 아닐까 싶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264/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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