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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장의 대응이 늦은 점은 아직까지 심각한 상태로 볼 단계는 아니지만, 대응이 더 늦어진다면 기업 존망이 걸린 위기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으로 모바일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던 2006 전후를 생각하면 PC 시장 대비해서 1% 남짓의 틈새 시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애플 중심으로 급격하게 패러다임이 모바일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시장 구도는 5:5 정도 시장으로 변했고, 앞으로 2~3년 내에는 6 (모바일) : 3 (PC) : 1(기타) 시장으로 분류 될 정도로 전환 될 것으로 많은 시장 조사 기관은 예측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무서움은 빠른 전이 속도에 있다. 2~3년 사이에 PC 시장의 절반을 흡수 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빠른 속도와 폭발적인 성장은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의 경쟁 구도를 완벽하게 재편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ARM 같은 저전력 기반 마이크로 프로세스 제작 회사들은 인텔에 경쟁이 안 될 정도로 영세했지만, 지금의 모바일 구도만 놓고 본다면 인텔과 상황이 역전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갈길 바쁜 시장 상황에서 인텔은 오텔리니의 경영적 실수를 하나가 더해져 모바일 시장 진입에 스스로 발목을 잡는 상황을 만들었다.







인텔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는 처음부터 저전력 기반의 마이크로프로세스가 없었던게 아니다. 모바일 초창기 인텔 엔지니어들은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오텔리니 CEO 취임 이전부터 ARM 계열 칩을 자사의 포트폴리어에 포함시켜 개발해 왔다. 


그러나 친 인텔파인 오텔리니가 취임하자 이런 계획을 모두 재검토 되며, 윈도우 대응을 위한 PC 기반의 x86 마이크로프로세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ARM v5 아키텍처 기반의 XScale 프로세스 라이센스를 마벨에 팔아 넘기게 된다. 


이 XScale 프로세스는 DEC사에서 개발 된 StrongARM CPU를 개선한 제품으로 핸드헬드 PC, PDA등 저전력 기반 프로세스 시장 대응을 위해 인텔이 인수해 발전시켜 온 제품이었다.


이 XScale 프로세스의 라이선스를 양도하기 직전 상황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 시제품을 출시하며 주목 받았지만, 모바일 시장이 급격히 세를 불린 것은 2009년 후반으로, 당시 오텔리니는 PDA나 핸드헬드 PC 시장은 아직 성숙 단계가 아니라 이 분야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X86에 집중해 PC 기반의 저전력 프로세스를 개발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물론 친 인텔 성향의 경영자로서 PC 시장을 지배한 X86 기반 프로세스들에 대한 자부심도 이런결정을 하는데 한몫 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최소한 마벨에 이 제품을 넘기지만 않았더라면 작은 시장이라도 자신들만의 제품으로 일정 수준의 시장을 유지했을 테지만, 이미 시장이 재편된 상황이고 ARM 기반 CPU 라이선스 취득이 용이한 상황이기에 인텔이 이 시장에 진입하기는 생각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 됬다. 


당시 선택에 있어 큰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인텔은 PC 시장에서 구축한 파트너사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 하드웨어 파트너사들로 초기 모바일 시장만 대응했더라도 이렇게 실적 걱정하며 경영자가 중도 퇴진하는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모바일 시장 대응에 있어서의 선택 하나가 몇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인텔에 큰 부담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자의 선택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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