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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트위터를 경청하다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됬는데, 이미 다 아는 내용인데, 행간의 맥락을 들춰보면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때에 따라선 같을 수도 있다는 비판적 의견이었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통용되는 제품으로 세계에 도전하다 갈라파고스가 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통용 될 제품을 만들어 한국 시장을 스스로 갈라파고스화 시켰다?"


재미있지 않나요? 일본은 분명 세계적인 기술력이 있으면서도 1억명 이상의 국민을 보유했고, 소득 수준도 높아서 사실상 세계 3대 내수 시장을 가진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반대죠? 5만수준의 인구와 소득 격차도 많아서 사실상 내수만 기대해서는 성공하기 힘든 시장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 LG 같은 기업이 세계 시장에 눈돌리게 되었고 지금의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런 국가의 기본적인 역량 차이가 한국과 일본의 현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미지출처: Wikipedia]


일본의 갈라파고스화 이유?


다들 알고 있는 것 처럼 일본의 기술력은 80~90년대 세계를 휘어 잡았습니다. 당시의 소니는 현재의 애플과 같은 혁신적인 기업이었고, Made in Japan 이라는 딱지만 붙어있어도 불티나게 제품이 팔리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로 급격히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을 잘 못하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영원한 2등이라고 생각했던 삼성에게도 선두 자리를 내주는 형국이 되고 맙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개인적으론 기술에 대한 맹신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만함에서 그 문제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갈라파고스 일본에 경종을 울린 '갤럭시S'

모바일 갈라파고스 일본, 이제 그 화상의 문이 열릴 것인가? 오늘은 일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최근에 일본에서 갤럭시S의 돌풍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nb ...



일본의 기술력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80~90년대에는 소프트웨어보다는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에 더 열을 올리던 시절이다 보니, 이미 나와있던 신기술이 많지 않았습니다. 또, 일본은 1억명 이상의 내수 시장이 밑받침되다 보니, 일단 자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아시는대로 일본인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제품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에서 성공한 제품은 전세계에서 히트 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80~90년대는 새 기술들이 탄생하며 만들어지던 시기다 보니 일본의 이 섬세하고 디테일함이 큰 성공의 조건이 되었고, 실제로 가장 앞선 기술력으로 세계를 주도하다보니 상당한 IT 영역의 표준 기술을 일본이 모두 독차지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R&D 투자와 끊임 없는 신기술에 대한 갈망이 일본의 성공을 이끈 것이죠. 실제로 현재 IT 역사에서 기본 기술에 대해서 일본이 상당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80~90년대 투자했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대가 변하하고 이렇게 기반 기술이 일정한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패러다임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도 기술력과 특허 축적을 통해서 기술들이 평준화 되기 시작했죠. 자연히 기술 표준의 주도도 일본에서 전세계 기업이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1억명 이상의 내수 시장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나라에서 성공한 기술이면 세계를 지배 할 수 있다고 2000년대 초반까지 믿었던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런 안정적인 내수 시장과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 결국 현재의 일본을 만든다는 분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갈라파고스화는?


일본과 상황이 정 반대였던 한국은 철저한 모방 중심의 패스트 팔로우 전략으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삼성이 일본 기업들을 제쳤고, 애플과 경쟁 할 수 있게 된건 어떤 면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5천만 내수 시장이 작은 시장은 아니지만, 소득 수준이 낮아서 실제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수 시장에서 성과로 공존하기는 어렵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R&D에 투자하고, 국가도 이런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일본을 따라잡는데 골몰하게 됩니다. 결국 성과를 만들었고, 세계에서 Made in Korea 제품이 조금씩 큰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한국 기업들이 철저하게 세계 시장만으로 고려하다 보니 국내 시장이 갈라파고스화 된다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작으니 IT 전반에 걸친 산업마다 경쟁 플레이어가 적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눠먹기 시장이되고, 그들간의 짬짜미가 성행 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다보니, 결국은 그들만의 리그가 됩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은 세계적인 기술 추세를 따르며 신 제품을 만들면서도 항상 한국 시장은 뒷전에 두게됩니다. 


말로는 최고의 테스트 배드라느니? 최고의 사용자를 보유한 얼리어뎁터가 즐비한 나라로 인식하지만, 실제 한국에 출시되는 기술이나 제품들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제품보다 한발 늦고, 성능도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가격대비 저사양의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이외의 시장에 출시하는 LG 넥서스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삼성의 경우 국내와 해외 출시 스마트폰 스팩을 달리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세계적인 기술의 갈라파고스라면, 한국은 이용자 관점에서 갈라파고스화가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인기 기술과 자국내 인기 기술이 따로노는 상황이라면 한국은 세계적 추세를 따르면서도 국내 사용자에겐 역차별을 제공하는 희안한 나라가 됬다는 것이죠. 


그나마 국내 시장도 조금씩 볼륨이 커지다보니 발언권이 높아져, 예전과 같은 척박한 환경은 아니지만, 한국 기업들의 국내 이용자 역차별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자국 시장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길..


일본은 자국 시장의 가치가 높기에 표준기술과 다른 자신들의 기술을 따르고 있지만, 소프트뱅크 같은 기업은 세계의 기술 추세를 적극 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만들고 이제 미국의 스프린트 인수등으로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게 일본 기업의 변화 추세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런 변화 될 조짐들이 보여집니다. 


자국 시장의 가치와 세계의 기술 추세를 동일시하려는 흐름을 인식하기 시작헀다는 것이죠. 


한국은 핸드폰 교체율이 인구 대비해서 꽤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득수준에 비해서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받아들이고 교체하는 비율이 높다는 이야기 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과소비가 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한국 소비자는 고스펙의 제품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는 당연히 기업들이 최신 또는 최고의 부품들을 사용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내수 시장이자 자신들의 든든한 지원자가 아닌 캐시카우이자, 제품 판매를 위한 봉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소비자는 이런 상화에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 도입때 그랬고, 무선 인터넷 허용을 안하려는 이동통신사들의 모습에도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대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한국이 좀 더 개방된 시장이 되어서 글로벌 제품들이 다양하게 소비되기 시작하면 한국 기업들은 국내 소비자에 애원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 놓이기 보다는 내수 시장이 그들 성공의 원천이 되었던 것 만큼 소비자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키운다면, 더 높은 기술과 성장을 도모하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요? 수익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차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차별에 저항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국내 소비자의 저항이 시작되기전에 소비자를 끌어안는 한국 IT 기업을 기다리며 이번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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