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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이론에 보면 "프로크루스테스 콤플렉스”라는 용어가 있다. 모든 일을 자신의 잣대로 해석하고 안주하는 현상을 뜻하는데, 이 용어의 기원은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테세우스가 괴물들을 물리치는 여행을 하던 중 침대를 가지고 여행객을 괴롭히는 프로크루스테스를 만났는데, 그는 나그네들을 자신의 침대에 눕혀서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작으면 늘여서 고통을 주었다고 한다.


테세우스는 그와 혈투를 벌여 이긴 후에 똑 같은 형벌을 주었다는 일화인데, 경영 이론에서는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자신이 세운 기준에 얽매여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에 비유 되 활용된다”


이 경영 이론을 소니에 대입해 보면 소니는 스스로가 정한 기준과 정책으로 스스로를 옭아매 실패의 잔을 들이킨 기업으로 묘사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니 1990년대 이미 내부적으로는 관료주의와 할거주의 같은 ‘대기업 병'이 대두 되고 있었고, 지나치게 독선적인 기준으로 독자기술과 독자표준에 집착한 나머지, 갈라파고스화 현상속에 고립을 자초하는 우를 범했다. 






소니의 추락은 기업문화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이나 LG가 일본의 소니를 넘어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여겨졌다. 일본에서도 소니는 그런 자심감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선 소니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끝없는 실적 부진, 경영적 위기등을 겪으며, 드디어 자신들의 아래로 보던 삼성, LG에 앞을 내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세계 IT계의 거목이었던 소니는 무었 때문에 침몰하고 있는 중일까? 이에 대해서 힌트를 하나 찾아보자면 소니 바이오 사업부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미야자키 타쿠마가 쓴 <소니침몰>이란 책에서 몇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소니의 문제는 기업문화 실종, 성과 주의, 매출지상주의, 주가 근본주의를 소니 침몰의 4대 요인으로 꼽고 있다. 



소니는 기술을 존중하며 사내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조직이나 인력을 후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사라진 이상공장 건설의 자존심


미야자키 타쿠마의 이야기에 따르면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소니 시절은 “이상공장 건설”이란 슬로건 하에 기술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장인정신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장인 정신이란 것은 고객의 요구를 묵살하고 기업의 철학과 정책을 따르는 막무가내 정책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 그 이상을 제공하겠다는 기술적 접근이었다고 한다. 


인텔이 제품에 인텔 브랜드 노출시 제공하는 마케팅 지원금도 포기 할 정도였다는 사실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지독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고, 자신들의 브랜드와 기술에 몰입되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기술에 집중하고 자신들의 브랜드는 곧 기술로 암시하던 이들이 왜? 자신들의 문화를 배척하고 성과 주의, 매출 지상주의, 주가 근본주의로 들어선 것일 것?



위험을 감수하는 DNA를 잃어버린 소니


이에 대해서 다양한 해외 분석 자료나 칼럼을 보면 명확하게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관료주의”라고 말이다. 블룸버그도 소니의 관료주의에 대해 냉정한 일침을 가하는 내용에서도 소니가 얼마나 관료주의의 상징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모리에타 회장 시절 세계의 IT 시장은 소니로 시작해 소니로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소니와 일본을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그의 시대가 끝난 뒤부터는 전략과 비전의 부재로 기술의 소니가 아닌 마케팅의 소니가 되고 궁극에는 위대한 회사에서 그저 그런 회사로 추락했다”


[아이엠데이 IT 칼럼 - 블룸버그가 말하는 애플의 소니화는 어떤것인가?] 



미야자키 타쿠마 역시도 비슷한 지적을 하고 있다. 성공에 도취되고 돈이 사내에 넘쳐 흐르자 관료들은 위험과 도전을 택하기 보다는 안전한 투자와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위험에 도전해 실패할 경우 돌아올 위험부담을 임원들이 거부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런 관료주의가 소니란 기업안에 팽배하기 시작하자 “이상공장 건설”, “기술 중심의 소니”란 찬란한 기업문화는 더 이상 기업내에서 힘을 쓸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소니 성공을 이끈 혁신적 지원 제도


이렇게 변해 버린 과거의 소니는 진정 어떤 기업이었는지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소니 과거 IT 기업의 이상향이었다. 1980년대를 지배한 현재의 구글과 같은 혁신적인 위치의 기업이었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혁신적인 모습는 '에스퍼 연구실'이라는 초능력을 연구 부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마치 구글이 X 프로젝트란 미명아래 우주 탐사 계획, 초고속 인터넷 프로젝트,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등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접근이다. 소니가 이토록 기존 IT 와는 다른 분야에까지 연구를 지원한 것은 폭넓은 창조성과 발상의 유연성을 중시하게 하기 위해서 였다. 


현재야 워낙 소니가 추락해서 의미 없는 사례일지 모르겠지만, 에스퍼 연구실이 언론에 소개되던 당시에는 각 매스컴에서도 그 진위여부가 화제가 될 정도로 소니란 브랜드를 혁신의 대명사로 만든 프로젝트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그들이 이 연구소를 이용해서 위험하거나 황당한 연구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기(氣) 과학적 검증, 투시능력과 텔라파시 실험, 유아교육 연구.. 등 다체로운 연구를 했다. 이런 기술들이 장체 NFC나 투명망토 같은 하이테크 기술과 연계 될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를 추진한 소니의 기술 대표인 이부카 마사루는 그래서 대단한 인물이었다. 


문제는 이부카 마사루가 살아 생전엔 그에게 도전할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그가 죽자 1년만에 이 에시퍼 연구소는 해체되고 만다. 


이 때부터가 소니가 혁신의 DNA를 잃고 소니가 관료주의에 물들기 시작한 기점으로 볼 수 있다. 



다음편에 계속..



다음 메인에 제 글이 노출되었네요. 부족한 글을 노출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댓글과 추천으로 응원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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