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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인생 최대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의 인생 자체가 어떻게 보면 승부의 연속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겠지만, 이번 도박은 보다폰 인수때 만큼이나 위험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왜 그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이 도전을 선택했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이에 대한 내용은 이미 이 루머가 나올 당시에 아이엠데이 칼럼으로 먼저 소개했는데, 당시에는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개인적인 견해와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던게 사실이다. 


당시 글에서는 이 인수가 손정의가 꿈꾼 미래를 이루기 위한 필승카드로 분석했고, 나아가 글로벌 통신 허브를 구축해 전무후무한 통신 인프라 허브를 가진 통신 기업으로 성장하는 꿈을 실현하는 첫발이라고 분석했다. 


이전글이 개인적으로 분석한 전략적 관점에 치우쳤다면, 손정의 회장이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하면서 선보인 84장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살펴봄으로서 왜? 이 도전을 감행했는지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위험한 모험의 시작 배경


우선 소프트뱅크가 84장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일일히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와 관련해서는 벤처회사 '멘플'에 근무하는 트위터러 이창훈 씨(@changhoon81)가 번역해 공유해 주셨으니 그 자료를 살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참고링크: http://www.slideshare.net/nodrink81/20121015-01


우선 미국 시장과 일본시장은 세계 Top5 안에 들어가는 통신대국이다. 미국 시장이 규모가 크기에 매출이나 실제 이익률은 일본보다 앞서는게 사실이지만, 일본/미국 모두 과점 상태로 이런 사태에서는 소뱅이나 스프린트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힘든 만년 3위의 기업으로 전락 할 우려가 있다.


이는 마치 한국의 LGU+와 비슷한 처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번 인수에 대해 정리한 PPT 앞부분을 보면 만년 3위의 이 기업이 합치게 될 경우 단숨에 세계 3위에 해당하는 통신 대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1위가 차이나 모바일, 2위 버라이즌, 3위 AT&T와 동률로 올라선다는 이야기다. 물론 실질 가입자 수에서는 AT&T에 밀려서 4위 사업자 이긴하지만 이동전화 판매고로만 본다면 소뱅스프린트, 윌컴등을 합해 2.5조엔 규모로 3위 사업자에 올라선다는 걸 알 수 있다. 


만약 일본 시장에 국한지어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절대 소프트뱅크는 NTT 도코모를 넘어서 일본 최대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수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낮은게 사실이다. 


기존의 게임의 룰을 따르자면 승산이 없고, 손정의 회장이 설정한 세계 30위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어려운것이다. 


일본에서 해결 할 수 없다면 밖에서 해결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 대안이 시장 정체로 고생중인 스프린트였다. 


그것도 싸게 인수한게 아니라는 점을 PPT를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는데, 충분한 값을 치뤄 상대편이 협상에 순순히 응할 수 있게 유도해 속전속결로 인수를 매듭지은 몇 안되는 사례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서로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고, 소프트뱅크는 그만한 자심감이 있었던 것이다. 




위험한 모험의 항해 일로?


스프린트는 미국 시장에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마땅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태다. 돌파구를 위해서는 과감한 배팅이 필요한데, 현재의 여력으론 그런 과감한 배팅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손정의 회장은 왜? 스프린트 넥스텔에 집중한 것일까?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 일본시장에서의 성장성 한계와 장벽 때문이 첫째 이유이고, 둘째 이유는 미국이란 매력적인 시장때문이다. 핸드폰 최대 이용국은 중국이지만, 스마트폰으로 국한한다면 아직 미국이 중국보다 5000만대 가까이 많은 상태로 1.7억명에 이른다. 


문제는 미국의 휴대폰 최대 이용 수치가 3.5억대에 이른다는 점으로 볼때 아직 시장이 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미국 시장은 ARPU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세계 넘버원으로, 일본 시장보다 약간 앞선다. 아직 시장이 개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를 토대로 성공적인 인수합병과 경영이 이루어지면 투자 비용 회수가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후불 비용도 높은 편이라서 전반적으로 돈을 쓸어담기 좋은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 하나를 대 보면 이 시장이 아직 LTE가 활성되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이라면 투자 비용이 그만큼 커지고 기회대비 이익을 만들어내기 어렵기에 손실을 입을 수 있지만, 현재의 미국 시장은 3G 시장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점이다. 




스프린트 넥스텔의 가치?


스프린트는 미국 시장에서 후불제 3위 (3,300만명), 선불제 2위(1,500만명), 매출제 3위(340억달러), 통신 수입 성장률 1위 (전년대비 8.2% 증가), ARPU 성장률 1위 (전년대비 7.4%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도 높고 실제 유저대비 이익률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요금플랜 간소화로 코스트를 85% 삭감해 영업 이익이 14.5억달러에 이른다. 또, 소뱅이 집중한 것은 넥스텔, 스프린트로 이원화 된 플랫폼 운영에도 집중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넥스텔 플랫폼을 정지시키고 스프린트로 통합하면서 LTE 중심으로 집중투자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로밍비용, 영업비용, 네트워크 중복해소, 설비투자 효율등이 올라가 손해를 입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PPT에는 이런 다양한 효과와 소프트뱅크의 LTE 운영 기술과 인수 대금중 80억 달러를 활용하면 짧은 기간안에 버라이즌과 AT&T로 양분화된 시장에 긴장감을 제공 할 수 있고, 현재 기준올 스프린특 그런 가치를 제공 할 여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인식한 것 같다. 


이때문에 200억 달러의 인수 대금중 80억 달러를 증자자금으로 활용해 네트워크 투자, 재무 체질 개선, 전략적 투자등에 활용한다고 하는 것이다. 




일본을 벗어난 소프트뱅크 스마트폰 No.1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만큼은 NTT를 넘어서 일본 넘버원이 되었다. LTE 서비스 속도도 18.2Mbps 급으로 일본 경쟁 기업들보다 4배가까운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성장률도 2005년 이후 한번도 꺽임 없이 최대 성장률를 기록해 왔다. 또, 일본 시장에서 소프트뱅크, 보다폰, 윌컴등의 자회사 실적을 모두 V 자 곡선을 그리며 추락했던 실적을 모두 회복시켜 성장세로 돌려놓은 경험이 있다. 


손정의 회장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PPT에서 자신있다는표현을 중요한 시점에 활용하며 그들의 계획에 자심감을 표하고 있다. 부채 비율도 103억 달러 수준으로 거의 3배가까이 감소시켜 왔고, 이런 추세라면 2018년에는 완전히 부채정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신용 등급도 높을 뿐 아니라,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에 가세할 경우 8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몇년간 고생하면 충분히 부채비율을 낮추면서도 잉여율을 높여서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장미빛 전망이 대부분이지만, 일본 3위에 해당하는 은행이 1.8조엔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나올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실제, 스프린트 이익율도 높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서 LTE 시장에서 최소한 10% 이상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다양한 리스크를 해소하며 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다. 세계 1위 통신 사업자가 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도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LTE 시장 초입이라는 점과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게임의 룰의 변화가 이런 도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1등되기 위한 손정의의 도전은 성공할까?


손정의 회장은 스프린트를 인수하면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남자고, 2등 혹은 3등이 아닌 1등이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1등이 아닌 3등의 위치에 있는 승부는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일본 시장에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하는 것으로는 1등이 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그를 이런 도전에 내몰았을 것이다. 성공 할 가능성이 높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보다폰 인수 시절보다 경험도 많이 쌓였고, 스프린트가 성장 정체기에 있기는 하지만, 적자 상태의 기업도 아니다. 


소프트뱅크의 노하우와 스프린트 노하우를 결합하면 충분한 승산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 하는 점이다. 현재까지로는 스마트폰 확장과 LTE 시장의 형성등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시장 환경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쉬운 선택은 아니다. 전환 사채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그런 자신감의 배경과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승부는 던져졌다. 그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신만이 알고 있고, 우리는 그저 그 승부를 지켜볼 뿐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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