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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커-와이어드가 플립보드와 결별한 진짜 이유는 뭘까?


오늘은 어제 글 "NYT도 고개숙인 Flipboard, 미디어의 미래인가?"에서는 플립보드의 가능성을 이야기해 봤다면 오늘은 이 주제의 연장 선상에서 플립보드의 위기 요인을 살펴볼까한다. 해당 글은 iamday.net에 올린 칼럼 "뉴욕커와 와이어드의 Flipboard 이탈, 옳은 선택일까?"과 ZDnet 산하의 Techit 에 올라온 "와이어드가 플립보드와 결별하는 이유"란 글을 참조하면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플립보드는 넷스케이프 출신의 마이크 맥큐와 애플에서 아이폰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에반 돌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아이폰 엔지니어 출신의 배경이 도움이되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출시하자마자 최고의 앱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자이트와 함께 가장 촉망받는 유틸리티 미디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한, 적지 않은 언론 파트너를 섭외해 향후 전망도 밝았던게 사실입니다. ABC 뉴스, USA 투데이, 와이어드, 배너티 페어, 뉴욕커 최근 제휴한 뉴욕타음즈까지 플립보드의 미래를 밝혀 줄 좋은 우군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이들이 플립보드를 지원한다는 것은 단순히 컨텐츠 제공 루트가 하나 생긴게 아니라, 유력 매체들의 지지에 따른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고 언론과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받게하는 마케팅적 효과가 생긴 것이기에 돈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자산을 얻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더군다나 뉴욕타임즈까지 합류 했습니다. 그들이 참여해준 것만으로도 플립보드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상징적인 효과까지 더해져 공식적인 뉴미디어 채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죠.


그런데 2011년 8월경부터 이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와이어드와 뉴욕커가 뉴욕타임즈가 플립보드와 제휴하자 마자 이탈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가 플립보드를 선택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었일까?

"NYT도 고개숙인 Flipboard, 미디어의 미래인가?"에서 이야기 했든 첫번째 이유는 플립보드의 가능성때문입니다. 두번째는 하이퍼텍스트 블로그를 운영하는 엑스리브리스님의 글 "NYT와 플립보드 제휴, 어떻게 봐야 할까?"와 "플립보드 둘러싼 소동 감상법"의 내용을 보면 뉴욕타임즈의 전략 변화와 관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과거의 영향력에 기대다 모바일과 디지털 컨텐츠의 패러다임 변화를 눈으로 지켜보며 허핑턴 포스트 같은 신생 온라인 매체에 밀리는 수모까지 겪게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전략적으로 시대의 변화를 순응하며 큰 전략적 방향을 새로이 그리게 된 것이죠.


바로, 채널 다변화 전략입니다. 어차피 사용자는 플립보드를 통해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든, 웹을 이용해 보든, 트위터를 통해서 보든 모두 동일한 뉴욕타임즈 기사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명확한 자신들만의 수익모델이 만들어져 있다면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해서 굳이 뉴욕타임즈 웹사이트 방문을 유도 할 필요가 없이 해당 채널을 이용해 컨텐츠를 공급하고 유료 수익을 얻으면 된다는 논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플립보드 합류건을 보면 그들의 다채널 전략과 함께 유료화를 통한 수익 모델을 수용하는 협상 전략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는 현재 일정 수준의 글은 무료, 그 이상의 글은 유료로 돈내고 읽는 모델이 있는데 이 모델이 제시 된건지 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플립보드 측에서 뉴욕타임즈의 유료화 모델을 일정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플립보드 입장에서는 그 어떤 매체 제휴와도 비교 할 수 없는 우군을 얻은 것이고, 뉴욕타임즈 입장에서는 유료 구독을 요구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을 확보한 것입니다. 서로 WinWin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뉴스 수용 방식이 바뀌고 있는 독자의 눈을 읽은 뉴욕타임즈

"플립보드 둘러싼 소동 감상법"을 보면 이런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퓨리서치센터에서 조사 된 내용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뉴스 서비스 이용 실태를 조사한 자료입니다.


"미국 25대 뉴스 사이트를 매달 10번 이상 고정적으로 방문한다고 응답한 독자 비중이 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한다고 응답한 독자 비중은 65%"


파이낸셜 타임즈나, 조선일보냐, 한겨레냐의 논리는 더이상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기 편한 곳에서 자기가 관심있는 뉴스를 손쉽게 받아보면 된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더군다나 시장의 헤게모니 역시 미디어들이 아닌 유통 채널이 쥐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미디어들의 트래픽 50~90%를 네이버 뉴스 캐스트로 공급받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한국보다는 덜하지만 많게는 50%~30%정도를 SNS나 구글등을 통한 외부 유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뉴욕타임즈가 왜? 이런 길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게됩니다.


그래서 이런 외부 유통채널에 대한 서드파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적 관점이 뛰어난 CEO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욕커와 와이어드 이탈은 헤게모니 논쟁일까?

하이퍼텍스트를 운영하는 엑스리브스 님이나 ZDnet 산하의 Techit의 기자님들은 수익과 헤게모니 논쟁에 따른 입장차 때문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플립보드의 근본적인 방향은 일종의 모바일 뉴스포털로 한국의 네이버와 유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컨텐츠를 가능하면 플립보드의 프레임안에 가두고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트래픽과 수익을 도모한다는 접근으로 해석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와이어드나 뉴욕커는 뉴욕타임즈와는 다르게 기사는 무료로 제공하고 이렇게 무료로 제공 된 기사를 링크를 통해 들어오는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해 수익을 취하는 체제입니다.


플립보드 내에 이런 와이어드나 뉴욕커가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규격화 된 공간을 제공하지만, 수익을 플립보드측과 나눠야 하고, 그 공간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당연히 RSS 등만 제공후 유저가 RSS 링크로 이동하는 웹 화면을 통해서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는게 광고 노출등에 큰 이득이 되는 것이죠.


이 이외에도 헤게모니에 대한 의견도 있습니다. 포털이 유통 권력을 확보하면서 미디어들이 포털의 트래픽에 종속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독자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포털이 가져다주는 트래픽이 엄청났던 겁니다.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그 트래픽의 단맛을 잃어버릴까봐 함부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합니다. 과거 민중의 소리가 네이버의 뉴스캐스트에서 쫒겨날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네이버측 입장도 분명 일리가 있었고, 민중의소리 입장에선 섭섭한 부분도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언론도 이를 공론화하지 않았고, SNS를 통해서만 일부 공론화가 되다 결국 이슈화되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이게 유통 권력의 힘인데.. 결국 뉴욕커나 와이어드는 수익적 관점에서 지금 플립보드에 최적화 된 컨텐츠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크게 잃을게 없다는 측면(한마디로 돈이 안된다는 거겠죠. 뉴스 링크를 제공할 때보다..)과 플립보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종속화 될 우려를 동시에 지고 떠났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헤게모니 논쟁으로 봐선 안될일..

권력이란게 균형의 추가 일정하게 유지될때에는 크게 문제가되지 않으며 서로 견제하며 순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마련할 수 있지만, 그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찌보면 와이어드나 뉴욕커는 이를 거부한 것입니다. 이게 단순한 관점에서만 본다면 매체 한둘 떠나간 것이지만.. 플립보드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측면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부분이라 매우 민감합니다.


플립보드가 아무리 RSS 등의 링크 컨텐츠를 최적화해도 해당 링크로 이동하는 페이지는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이런류의 미디어 컨텐츠가 대부분일 경우 결국은 플립보드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플립보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트래픽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고민중인 것으로 분석되는데..


뉴욕타임즈 같은 유료화 모델을 인정하는 부분이 많아지거나 뉴욕커나 와이어드 같이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이용한 광고 수익 확대에 더 목을 맨다면 결국 서비스 성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이 미디어적 관점으로 본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일이지만, 소비자 논리로 접근한다면 매우 무의미한 논쟁입니다. 와이어드나 뉴욕커가 떠났다고 그 빈자리가 클까요?


너무나 많은 대안이 존재하고 이들에게 먹음직스런 당근만 확실히 제시한다면 그 구멍은 언제든 매워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헤게모니 논쟁이 아닌 결국 서로 공생하는 관계모델을 어떻게 정립 할 수 있는가로 봐야 합니다.



새로운 가치사슬이 관점을 봐라본다면?

그럼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지어보면, 플립보드는 미국 상황에서의 관점은 어떨지 몰라도 최소한 한국에서 포털이 제시한 미디어 유통 방식보다는 더 합리적인 방식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포털과 미디어의 컨텐츠 공급은 처음부터 잘못 된 접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만해도 포털이 이렇게 거대 유통 권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미디어들의 무사안일주의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단층적 시각이 더 큰 문제였지만 그 문제의 근간에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컨텐츠 유통에 대한 권위적 시각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컨텐츠를 제공하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던가.. 아니면 광고 수익등을 공유하는 공생관계를 만들던가, 뉴욕타임즈처럼 구독료를 받는 유료화 모델을 제시하던가 하는 방법들이 필요하지만, 단순하게 현재 상황만 탓하며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습니다.


포털이 더이상 뉴스를 받아주지 않는다거나 트래픽을 회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NYT도 고개숙인 Flipboard, 미디어의 미래인가?"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오히려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컨텐츠를 교류하면서 수익적인 공생관계를 만들어보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컨텐츠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공급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굳이 다루지 않겠지만, 다양한 협의와 공유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미투데이,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과 제휴를 통해 기사 원문을  바로 받아 보되 광고를 노출하게 한다던지, 기사를 원문을 제공하고 이들 매체에 노출시키되 이 컨텐츠의 트래픽과 노출된 광고의 효과 측정을 통해 유통 채널이 수주한 광고 수익을 나누어 먹는 상생의 구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찾아보면 사실 시도해 볼만한 것들이 많지만 쉽지 않을 뿐더러, 성공할지 모르기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것만 지켜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뉴 미디어들과 다양한 유통 채널 확보와 이를 통한 공생 관계 형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론지어보면 뉴욕커와 와이어드의 결별은 이런 공생관계 형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립보드 입장에선 상당히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뉴욕타임즈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커와 와이어드는 더 많은걸 얻으려고 결별했습니다. 누가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합종연횡의 횡횡한 것은 결국 과도기적 상황으로 보는게 옳다란 생각남기며 이번글 마무리 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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