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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잘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정신이 중요한 이유들...

어제 디아블로3관련 이야기(디아블로3는 스토리와 역사로 성공을 만들었다?)를 올렸는데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개발자를 탓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한국 게임 산업을 맹목적으로 비판하려 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의외로 뜨거운 반응을 독자들이 주어서 사실 조금 놀라웠다. 

방문자가 많을거라고 생각지도 않았고, 그저 게임에 아주 약간 관심 가진 사람으로서 좀 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려는 목적이었는데.. 이것이 일부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인지.. 아니면 자존심을 건드린 것인지.. 

다소 시니컬한 의견들을 주어서 반론을 남기지 않을 수 없어 관련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 한다. 



게임산업 문화적 기반과 정책만 지원되면 디아블로 같은 게임 만들 수 있나?
오해 할 수 있기에 이 말을 먼저 정의하고 가겠다. 디아블로 같은 게임이라함은 게임성이나 인기도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유저가 디아블로3 한정판 사기위해 텐트치고 날세거나  게임 구매후 하루도 안되서 만랩 결과를 만들어내며 이것을 자랑스럽게 포스틍하고 이것이 다시 언론에 소개되는 문화적 충격을 던질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자들이 늘 한결 같이 언론이 말하는 걸 그대로 받아 적은듯 말하는 정책과 문화에 대한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문화적 기반이란 것과 정책이란 것이 게임 산업이 형성되기 전부터 있었던 것인가?"

도대체 언제부터 문화라는게 만들어졌고, 게임이 산업이 되었던가? 정책이란 것은 결국 그것에 볼륨이 생기고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 받을때 다양한 문제가 파생되면서 규제가 시작되고 이것을 업계와 조율하고 정리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될려면 기본적으로 문화적 기반이 닦여야 한다. 문화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이 되는 행동 양식 "이라고 알고 있다. 

즉, 문화가되기 위해서는 결국 자연의 상태가 먼저 생겨야 한다. 자연의 상태는 불특적 계층이 게임이란 요소에 심취해 즐기고 소비하는 행위로 시작해.. 그것을 공유 할 누군가를 찾아 컨텐츠를 만들고 나누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의 결과물이 게임 문화가되는 것인데.. 이런 게임 문화를 이루는 근간에는 결국 오덕으로 대변되는 마니아 계층이 자리한다. 

결국 어제글 "디아블로3는 스토리와 역사로 성공을 만들었다?"에서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디아블로 같은 게임이 성공하는 근간에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뿐만이 아니라 이를 소비하는 마니아층 자체가 오덕급의 인물들이 주도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다. 


단순하게 개발환경과 문화적 기반이 되면 게임 산업을 뒤흔들 게임이 나온다는 착각
기본적으로 디아블로 같은 게임이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은 돈을 많이 들이고 마케팅 잘해서가 아니라 어제 이야기 한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그저 정해진 프로세서와 시나리오에 기반에 작품성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정책과 게임을 소비 할 인구가 만들어지고 그런 컨텐츠를 풀어놀 기반이 닦이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에 빠진 무생식적 접근이란 생각이다. 

단순히 정책과 문화적 배경으로만 접근 한다면 디아블로란 게임은 뭔데 이런 반응을 만들어내는가하는 원론적 접근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인 결국 "정신"에서 시작된다고 봐야하는게 아닐까?


게임에 있어서 정신이란?
그것은 일종의 욕구이다. 게임을 하고자하는 욕구,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구.. 돈을 주지 않더라도 게임을 할 수 있고.. 남들이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욕구들이 분출되고 이런 것에 게임에 투영되어 정체성을 가진 게임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의 정신이라 함은 이런 몰입속에 분출되는 욕구속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영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리조나다이몬드 백스의 원투펀치였던 랜디 존슨과 커트실링 그중 커트 실링은 발목 수술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뒷꿈치가 피범벅이 된 상태에서도 거의 완투에 가까운 결과를 이끌어내 그해 아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이것이 정신이다. 이기고자 하는 욕구, 돈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열정과 꿈때문에 움직 일 수 있는 것.. 한국에서는 투혼이라고 하지만.. 이것의 집합체적 요체는 정신에 근간한다. 

게임도 이런 정신이 있어야 한다는걸 지적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면에서 게임 오덕들은 최소한 돈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좋아서 하는거다. 환경 탓? 정책탓 하기 이전에 순수한 오덕으로서 게임을 즐기는 기본적인 욕구가 그들을 마니아로 불리게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한국의 현실적 상황이 아니라 보다 정신적인 상황에서의 이런 원초적 본능의 부족함을 꼬집고 싶었던 거다. 


해외의 전설적 게임들도 대부분 이런 과정에서 태어나..
시드마이어, 톰클랜시, 윌라이트, 존 로메로, 블렌진스키.. 등 전설적인 개발자 및 시나리오 작가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게임 개발의 시초는 원론적인 욕구에서 출발한다. 

GDC에서 윌라이트는 핀볼제작세트를 이야기하며 이런 이야기를 던진다 "그것은 굉장히 강력한 도구였다" 윌 라이트는 이 게임을 끝낼 때 여기저기 글자를 입력하는 것보다 복잡한 도구를 움직이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으며 '핀볼 제작 세트'를 이용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면서 창조적인 능력을 부여받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핀볼 제작 세트'를 통해서 그는 도구 이용하고 문자가 아닌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대화하는 심시티등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게이머이자, 게임 기획자 내지는 개발자가 되었고.. 남들이 요구하는 게임을 만든게 아니라 스스로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었다. 개발 초창기를 따져보면 이정도 명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생각외로 쉽게 게임 개발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드마이어의 이야기"를 보면 시드마이어는 1500달러를 들여 마이크로포스를 설립한다. 투잡생활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1~2년의 고생스러운 개발 과정을 거쳐서 NATO Commander (1984), Spitfire Ace (1984) 같은 게임을 만들며 성공의 길을 걷는다. 

누구나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면 이렇게 성공한다는 것이 아니다. 출발점에 선 게임 개발자와 기획자 내지는 개발사들이 뭔저 어떤 목표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은거다. 

게임을 하고 싶은, 만들고 싶은 원초적 본능의 자극 없이는 전설적인 게임 탄생은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과 문화, 산업적 기반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스스로 준비되었나를 되돌아보자
다시 한번 말한다. "준비가되고 기반이 닦이고, 정책적으로 완전하면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출발점이자 근간이 되는 게임 정신이 틀리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정책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원론적으로 한국 게임은 어떤 출발 선상에 있는지 따져 묻고 싶다는 거다. 

최근 나온 한국 게임들중 개인적으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게임은 모바일 게임인 헤비메크였다. 

전문 게임 개발사 출신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나와서 척박한 환경에서 만든 게임.. 규모적인 부분을 떠나서 모방이란 부분을 떠나서 가장 몰입도를 높여줬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 MMORPG.. 등 천편 일률적이고 일반화된 게임 시장의 성공 패턴을 반복하던 게임들과는 다른 재미를 주었다. 이것이 배고픔에서 시작된 게임이기에 이런 반응을 얻었다는게 아니라.. 

어떤 출발점에서 어떤 정신으로 출발했는지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진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거다. 대다수 매체는 이 헤비 매크를 개발한 변해준씨에게 성공적인 관점을 이야기하는데 2009년 당시 디지털타임즈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했을 뿐.. 가족들이 기뻐하는 것이 가장 기분좋다", "앱스토어에 도전한 것도 일이 라기보다는 놀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것을 전문 개발사에서 얻을 수 없어서 회사를 뛰쳐 나왔다고 하지만, 기존 개발사의 안정적 생활에 길들여진 대다수 개발자가 이런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러면서도 정책과 문화만 이야기하면서 한국 시장을 이야기하는 건 뭔가 오류가 있다는 생각이 안드나?


개발자를 욕하는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를 점검하자는 이야기..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난 한국의 게임 개발자를 욕하는게 아니다. 좋은 환경이든 아니든.. 그런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정책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거다. 

그런것은 어찌보면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부수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렵다는 것 안다. 힘들다는 것 안다. 그래서 무조건 그렇게 되라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더 큰 성공을 위해선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거다. 

게임을 만들고 또 소비하면서 사람들이 무었을 생각할지.. 이 게임을 어떻게 여기고.. 왜? 이 게임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물어야하고.. 그런 물음에 답을 찾았다면 결국 개발에 대한 정신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된 뒤에 정책/문화를 지적하는게 옳다는 것이다. 먼길을 돌아왔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이정도 성과를 내는 개발자와 개발사가 대단하다. 다만, 더 큰 게임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서 단순히 개발적인 요소 이외에 어떤점에 더 목마름을 느껴야 하는지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는 말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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