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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관계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아니라 협력의 관계

몇일전 재미있는 기사를 봤습니다. "MS '' 노릇에 삼성·LG 시큰둥"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아시겠죠? 이 기사를 들어서 항국이 대단해졌다거나 이제 MS도 갈때가 됐다는 식의 이야기를 꺼내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그런 위치가 아닌데도 시장에서 이제 MS를 예전의 슈퍼 갑으로 대우하지는 않는구나란 생각을 갖게되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서 기사를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의 요지는 이런 내용입니다. "MS쪽 임원진이 윈도폰 출시를 위해서 무리한 요구 조건을 한국 기업인 삼성과 LG에 요구했는데 PC 시장이 죽고 있고 모바일 시장에선 MS가 힘도 못쓰는데 왜이렇게 고자세냐"는 뉘앙스의 기사입니다.


왜? 이런 기사가 나왔을까요?
일단, 이런 기사를 곧이 곧대로 믿기는 힘듭니다. 기사 내용의 출처도 명기되있지 않고 또한, 제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는지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몇년사이 전 세계의 산업 균형이 급격히 PC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잠시 휘청하기 했지만 삼성이 선전하고 있고, LG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어렵게 어렵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두 기업의 점유율만으로도 시장 판세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시장 상황 때문에 MS가 예전처럼 두 기업에게 Windows를 약점으로 좌지우지 하지 못하는 상황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MS 쪽에서 기사처럼 말이 나왔다면 아마 MS 쪽 임원이 아직까지 건제한 PC쪽 파워가 더 우세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 가능성 때문에 아직 배짱 부리는 것이라 판단 할 수 있겠지요.

기자 입장에서 이런 역학 관계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는게 더 입맛에 맞고 MS의 시장 위치를 소개하기에도 적절했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 MS 정말 슈퍼갑의 지위를 놓쳤나?
슈퍼갑의 지위는 이제 아니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전체 시장이 아직은 PC 중심이고 Windows 매출이나 영향력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너내들 내말 안들으면 WIndows 안준다.. 하는 식의 접근은 이제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Windows 자체의 영향력을 당장에 상쇄시키긴 어렵겠지만 데스크탑 리눅스도 많이 성장했고 MS에게 머리 굽힐 수 밖에 없었던 Office Ware도 오픈 소스 진영에서 많이 성장시켜서 사실 마음만 먹으면 대체제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대체제가 있어도 쉽게 바꾸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겠지만요)

그리고 무었보다 PC에 집중했던 기업들의 매출 비중이 모바일 분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MS가 아니어도 이미 충분히 돈을 잘버는 플랫폼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실제 삼성이나 LG 입장에서 PC쪽의 압박으로 당장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해도..

글로벌 수요는 거의 미미하기에 국내 수요만 잃을 뿐이라 당장 큰 타격은 있어도 장기적으로 볼때 MS가 Window 안준다고 깽판 부릴때 사정과는 180도 달라진 상황입니다.

특히 삼성의 경우는 전체 사업 비중에서 PC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지 않은 상황도 고려해 이같은 분석을 했습니다.


기사가 사실이라며 왜? MS는 무리한 요구를 했나?
여러분이 보시기에 PC 시장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기껏해야 10정도일 겁니다. 모든 시장이 다 모바일로 전환되기까진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완벽하게 PC 및 유선 체제에서 모바일 및 무선 체제로 체제가 전환되는 것은 길게봐도 10년일 겁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말 그대로 Post PC 체제를 대비해야 하는데 빌 게이츠가 있을때 이런 대비를 위해서 게임도 만들고 일부 하드웨어도 제조하고, 서버 사업과 엔터프라이즈급 기업용 시장까지 제대로 구축해 놨습니다.

문제는 그 시장을 잘 모바일 분야와 클라우드 분야에 적용해 체제를 전환 시켜야 하지만 MS에겐 그런 힘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고유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소프트웨어 판매를 모바일에서 해야 이런 체제 전환이 쉬울텐데.. 너무나 대응이 늦어서 사실상 주도권을 구글에 완전이 빼앗긴 상황입니다.

오죽하면 삼성이 만든 바다 플랫폼 보다도 시장에서 더 알아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MS의 모바일 플랫폼 그렇게 쓰레기인가?
MS초창기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지금 수준에서 MS가 그렇게 허접한 기업인가요? 분명 훌륭한 플랫폼이지만 문제는 그 플랫폼에 대항 할 수 있는 무료 플랫폼이 너무 잘 자리를 잡았다는 점입니다.

삼성이 지난해 윈도폰을 출시한 이유도 어찌보면 기사의 내용처럼 바다, 안드로이드, 윈도폰 플랫폼이 각각 어느정도 시장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지 간보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LG도 만들기로 했지만 실제 상용화가 안된것은 결구 그만큼 시장성이 없다는 결론 때문인것인데.. 문제는 아직 MS가 이런 시장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미 주도권은 완전히 빼았긴 상황입니다. 대응도 너무 늦었고 MS 특유의 뻥쟁이 습관(MS는이제까지 제품 출시일을 자신들이 말한 날짜에 제대로 한적의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늘 시장에 기대치만 높여놓고 경쟁사 제품이 시장에서 힘 못쓰도록 양아치 짓만 했죠)이 모바일쪽까지 유지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유지하려는 전략을 중심을 밀고 나가니 당연히 시장에서 찬밥일 수 밖에요. 같은 값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쓰는걸 쓰려고하지 아무도 안쓰는 걸 쓰려고 하겠습니까?


MS가 한국 기업에 요구한 것은?
이 부분은 기사에도 소개되있지 않았습니다. 추측성으로 무리한 요구정도로 마무리했지만 정확히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필자가 유추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윈도폰 OS가 탑재 된 제품이 한 3~500만대 사이에 판매됐으니깐 적어도 삼성과 LG에 각각 100~200만대 분량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이 안팔린 이유가 제품력이 떨어지고 시장 흐름에 밀려서 그런것도 있지만, 제조사들이 워낙 출시를 안해줘 노키아와 삼성정도만 출실한 상황에서 유저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 힘들었기에 더 인기가 없었던 것도 있습니다.

제품을 다양하게 전세계 통신사와 제조사를 유인해 같이 폭발적으로 마케팅하며 덤볐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러니 뭔가 이번엔 해보고 싶은데 모토로라, HTC, 중국계 기업은 아예 연고도 없고 PC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 않아 압박하기도 힘들고 끌어들이기도 힘든데 삼성, LG는 그나마 한국 시장에서 PC 쪽이랑 몇몇 분야에서 어느정도 서로 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예전 파워 믿고 덤빈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런 MS 어떤 살길이 있을까?
이제 정말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가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처다도 안볼정도 수준의 기업인 삼성, LG 한테도 "아쉬운건 니들 아니냐? 왜 뻣뻣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위세가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 MS가 만든다고 하면 반응하던 환호와 분위기도 스티브 발머가 잘 말아 먹었고, 오로지 믿고 기댈것은 이제 PC 시장에서의 윈도우와 기타 소프트웨어 뿐입니다.

결국, MS가 가야 할 길과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윈도우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 전략입니다.

윈도우 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합하고 모바일과 윈도우 디바이스에서 공통으로 사용 가능한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클라우드등으로 모바일과 PC를 하나로 묶어나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든다면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컨텐츠 생태계 육성을 위해 개발 API를 공개하고 스토어에 어플리케이션 판매 비율을 거의 무료 수준으로 한시적으로 개방함은 물론, 개발툴도 현재 유료 비주얼 스튜디오로만 개발이 가능한데 이런갈 이클립스 같은 오픈 소스에서도 개발 가능하게 하는 체제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것만 일단해도 시장 주도권 가져올 수 있죠. 사용자는 PC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 대다수를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도 굳이 프로그램 설치해서 왔다갔다 할필요 없어 윈도우를 클라우드처럼 이용 할 수 있게 해버리면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못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체제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실제로 MS도 이런 걸 준비하기 위해 윈도우8과 윈도폰 OS 통합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기술적인 문제와 하드웨어적 한계로 당분간 분리해서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윈도8을 보면 MS가 모바일 시장 주도권 가져가기 위해 발악 한다는 생각 갖게됩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미 MS 내부에선 윈도우 9 체제에를 준비할텐데 아마 제가 말한 일부분이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어쨌든 어줍잖은 분석이지만 MS가 이빨빠진 모습과 삼성, LG 한테도 비웃음 사는 모습을 보니 통쾌함도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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