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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낮은 한국형 OS 만든다고 떠벌리지 말고 어떻게해야 제대로 된 플랫폼 사업자를 만들지 고민하자!!

정말 안쓰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또, 키보드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도대체 뭐하는 분들일까요? 나름 행시, 공무원 고시등을 통해서 유능한 인재를 뽑아 나라를 위하라고 공무원 시켜놨는데.. 이건 나라를 말아 먹자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됩니다.

구글이 Android 플랫폼으로 뜨고, HP가 PC 사업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그동안 넋놓고 먼산 바라보던 정부가 이제 조금 정신이 들었나 했더니 다시 명텐도 신드롬 부를만한 일을 벌이고 있네요.

오늘은 제 부족한 지식이지만 왜? 한국형 OS 개발이 실효성이 없다고하고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지 그 문제를 조금 풀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지난글 "소프트웨어만 잘하면, 성공 할 수 있는 건가?"를 통해서 작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육성과 관련한 목소리들에 대해서 비판을 했습니다. 조금은 인프라웨어 중심과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는데요.

몇몇 구독자 분들이 댓글을 통해서 플랫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 주셔서 겸사겸사해서 오늘은 인프라웨어와 함꼐 플랫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 작은 지식을 풀어내는 것이니 만큼 부족함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만든다는 한국형 OS가 못마땅한 이유는?
정말 제대로 정부가 말한 방향대로 OS를 만들어 낸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문제는 논란만 부추기고 결과도 없고 세금만 축내는 그런 행태에 불만을 품는 것이겠죠?

많은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분들께서 비판하는 모습은 많이 봐왔지만 지금처럼 강력하게 비판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가 어려운데요. 이런 비판이 거세지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정부에서 소프트웨어 육성하겠다고 일 벌여놓고 아무 결과도 얻지 못했던 과거의 기억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도 기억하고 있는 몇몇 일화가 있는데 그중에서 리눅스 붐이 일던 시절 한국형 리눅스를 만든다고 몇몇 기업과 함께 아시아 리눅스 였나요? 암튼 이거 만든다고 이슈를 만들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문제는 시제품은 만들었지만 레드햇이나 우분투, 맨드레이크, 수세등 세계적인 리눅스 OS가 존속하며 성장했던 것처럼 크게 성과를 못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아직도 한컴을 통해 아시아 리눅스를 하고는 있는 것 같지만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아시아 리눅스 실패는 예견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에 열거한 리눅스들의 성공에는 강력한 커뮤니티가 있고 이 커뮤니티를 통해서 일반 사용자와 개발자간 교류가 발생하며 성장했는데, 단순히 리눅스 OS 하나 만든것에서 목적을 찾던 과거 모습을 본다면 이번 한국형 OS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소프트웨어 보다 플랫폼을 먼저 생각해야 할때..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자마자 히트쳤죠? 구글이 안드로이드 내놓고 승승장구하죠? 그게 부럽죠? 저도 부럽고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내놓기 이전에 컨텐츠를 기반으로한 iTunes를 중심으로 자신들만에 생태계를 만들 준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 플랫폼을 정점으로 끌어 올린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application 생태계를 만들어 아이폰, 아이패드를 성공 시켰습니다.

이런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걸린 시간이 근 1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구글 이야기를 할까요? 구글은 2005년경 여러분도 잘 아는 앤디루빈의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해 6~7년 이상을 투자하고 그 결과를 지금 맛보고 있는 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구글 조차 처음부터 성공을 담보 할 수 없었고, 안드로이드 출시와 함께 웹 기반의 크롬OS와 자신들이 구축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결합하고 여기에 크롬 브라우저와 웹 스토어를 만들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며 긴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 입니다.

결국 아무리 잘나고 뛰어난 OS가 나와도 그 OS를 수용하고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짓이란 것이죠. 사용자와 지지자 없는 소프트웨어는 죽은 소프트웨어란 정의를 내리고 싶네요.




한국형 OS가 명텐도 신드롬 처럼 흐지부지 될 것 같은 이유?
불과 몇년전 닌텐도는 사상 최대/최고란 수식어를 달고 소니와 MS Xbox를 압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선 필수품으로 분류되며 제2의 닌텐도 신화를 달구었죠?

그런 성공담을 목격한 우리 이명박 대통령께서 닌텐도를 본 받아야 한다며 시도한 사업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고, 더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추앙 받던 닌텐도 조차 최대 적자를 내면서 존패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기 업체가 독보적 영역을 구축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게임 타이틀로 대변되는 오프라인 컨텐츠 마켓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게임을 CD나 DVD 타이틀로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다운받아 캐주얼하게 이용하는 시대로 접어 들었다는 것이죠.

기존 게임기 제작사가 이런 변화에 미온적으로 대응 한 것은 초고퀄리티 게임은 쉽게 만들수 없고 그만한 사양의 디바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안일한 마음과 자신들이 구축한 유통 채널에 대한 강한 믿음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이런 경쟁력이 있기에 아직까지 게임기 시장을 지탱 할 수 있었겠지만 점점 디바이스 성능이 업그레이드 되는 현 상황과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게임을 유통하는 상황에선 지금과 같은 형태를 고수한다면 기존 게임기 제작사가 얼마나 버틸지 예측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소니처럼 PSN 과 같은 개념을 내놓거나 Xbox처럼 윈도폰 플랫폼에 어떻게든 엮어 넣어 보려는 시도를 할 수 밖에 없을 텐데 이게 쉽지가 않고 기존 유저와 새로운 유저를 흡수하는데  시간이 걸리게되니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답은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 컨텐츠를 수용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뉴 플랫폼을 고안하지 않는다면 도퇴 될 것이란 결론과 한국형 OS가 성공하려면 결국 플랫폼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결론이 생기게 됩니다.


한국형 OS를 만든다면 한국형 플랫폼에 대한 폐해도 생각해야
모바일 시장에서 한국의 기업과 한국식 생태계가 득세하던 시절도 있었죠? 당시 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콘텐츠 유통을 장악하던 시절 CP사는 영원한 을이었습니다. 컨텐츠를 만들고 플로그램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보다 유통사로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았던 시절이죠?

닫혀 있던 시장에서 몇몇 사업자가 시장을 나눠먹던 시절의 한국형 플랫폼에선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개발자와 유통사가 수평적 구조로 서로가 공생하는 관계가 아닌 단순하게 사업자가 만든 플랫폼에 기생하며 철저한 을로 살아가야 하던 시절의 교훈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긴 무리가 있지만 현재의 구글 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를 보면 CP와 유통사의 구조가 왜 평행적 구조여야 하는지 확인 할 수 있고 이런 수평적 관계는 사용자와 CP사 간에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결국 더욱 많은 사용자를 불러오는 효과를 얻는 다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사용자가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관심을 표하고 개발자의 노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더이상 개발자는 개발한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에 신경을 안쓸 수 없게 됬고 이것이 더 좋은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는 물론 플랫폼을 강화하는데 주춧돌이 되고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플랫폼 + 서드파티 생태계를 이해하자?
소프트웨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밟아야 합니다. 플랫폼 역할을 할 허브와 이 허브를 활용 할 소프트웨어가 구비 되어야 하고 여기에 다양하게 응용 가능한 API를 개방해 개발자들로 하여금 플랫폼을 활용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최근의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들은 개발사 중심이 아닌 서드파티 중심으로 가고 있고 이런 서드파티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는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스니다.

이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런 노력을 해야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구축됩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보면 출시 된 지 몇년도 안되서 파폭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습니다.

그 성공 스토리를 꺼내보면 크롬 OS의 디자인, 부가 기능 제공, 개발자 참여한 웹스토어를 통해 개발자들이 써드파티 프로그램을 개발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서드파티 프로그램은 크롬 브라우저의 한계를 극복하는 요인이 되었고 이런 확장성에 목말라 있던 사용자는 크롬에 대한 충성도로 보답하며 생태계 질서를 만들었기에 지금의 성공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또, 온라인의 예를 보면 트위터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트위터의 트래픽 70%는 서드파티에서 발생합니다. 이것이 현재에 와선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트위터가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자신들의 서비스를 플랫폼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드파티들을 끌어들여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정말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뿐만이 아니라 이런 플랫폼이 어떻게 확장되고 사용자 참여를 끌어 낼 것인지를 고민하는데서 먼저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론, 정부는 밑그림과 투자만하고 오픈 생태계를 통해 OS를 만들자
제가 말하고 싶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정부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없습니다. 또, 소프트웨어를 아는 전문 인력도 많지 않고, 정부 연구 기관이나 몇몇 대기업 중심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한다면 시장에서 찬밥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선은 2~3년내 짧은 결과를 보고 OS개발을 추진하지 말고 장기적 안목을 보고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정부가 맡고 각종 연구 기관등을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일정한 비율로 소프트웨어 구축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을 나누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길 권합니다.

또, 개발 단계부터 웹과 클라우드에 대응할 수 있게 로드맵을 만들고 일반 개발자들이 베타 버전부터 테스트함은 물론 오픈 생태계 구축을 위한 API 오픈과 사용 범위 컨텐츠 승인과 협업을 위한 다양한 툴을 개발하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MS/애플/구글과 경쟁 할 수 있는 오픈화 전략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으며 어렵지만 민간 중심의 오픈 플랫폼인 우분투나 레드햇이란 좋은 성공 경험을 실현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플랫폼들의 성공요인을 잘 따져보고 절충점을 찾으면 좋은 방향성을 찾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2~3년내 500억 투자해 삼성, LG와 뭐 만들겠다는 생각은 제발 버렸으면 합니다.

2~3년 뒤면 지금의 모바일 OS 시대는 저물고 있을 것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과 함께 웹 기반의 새로운 클라우드 OS 체제가 준비되고 있을텐데 모바일 시대를 뒤쫒는 어리석은 논리에 빠지지 말았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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