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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 특허권 취득후, 안드로이드 동맹을 위해 하드웨어 부문은 불리 매각한다는 이야기는 뭘 모르고 하는 소리

요즘 왜 이렇게 제목이 자극적으로 나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고요. 우선 이 글은 제 블로그를 구독하는 한 독자분이 몇일전 제게 "모토로라 분리 매각 가능하지 않냐?"라는 질문을 주셨는데요. 해당 글을 쓰려고했는데 이미 기자들이 먼저 쓰셨더군요.

뒷북이 되버렸지만 전 이해 안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 이상적인 가설 "모토로라 분리 매각설"의 허와실에 대해 한마디 해보려고합니다.



모토로라 특허랑 분리매각 왜 안했나?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역시 전문가들이 생각하기에도 모토로라 인수가 구글에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3조원 가까운 비용을 들여서 특허 1만 5천개(출원중인 특허까지 합하면 3만 4000여개 보유)특허에 19,000여명 수준(위키백과 기준)의 인력을 인수한다는 것, 사실상 망하자고 작정하는 것아니면 좀처럼 하기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MS도 그래서 모토로라 인수 당시 특허만 별도로 매각 하길 원했다 실패했는데요. 문제는 모토로라의 현재 상태를 보면 특허빼면 별로 매력이 없어서 매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4~5년째 적자에 직원은 2만명에 육박하고 점유율을 계속 하락하고 이런 기업을 특허랑 분리매각하면 특허는 잘 팔려도 기업 자체는 팔릴 가능성이 낮다는 거죠.

결국, 산제이자(현 모토로라 CEO)입장에선 어떻게든 통합 매각을 원했을 것이고 모르긴 몰라도 구글급정도 되는 회사들(한국계 회사도 포함해서요) 다들 오퍼를 날렸지만 모두 거절했겠지요. 그 상황에서 구글이 덥썩 물어준 것이고요.


구글 인수 후 분리 매각 한다는데 가능성 있나?
이것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보기만은 어렵지만, 좀 더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해보면 이번 인수를 바라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이상론적 대안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첫째가 안드로이드 동맹을 유지하기 위한다는 명목이고, 둘째는 협력사(삼성, HTC.. 등)가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 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버텨내기 어렵다는 점, 셋째 구글이 하드웨어 판매보다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다는 점과 현재의 비즈니스 구조(안드로이드, 구글TV, 클라우드 컴퓨팅, 검색과 각종 온라인 광고 서비스) 때문이란 분석들 때문입니다.

일견 그럴싸 해보입니다. 특히 구글 동맹을 깨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도 나름 근거있어보이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면 알맹이(특허)빼고 19,000명 이상의 인력과 점유율 하락이 뻔한 모토로라 인수가 가능할까란 의문과 몇몇 언론이 이야기한 중국 기업 같이 브랜드 약한 기업이 모토로라 브랜드 활용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한다는 이야기등이 있는데..

모토로라 브랜드까지 파는게 아니라 로열티 지불이 필요하고 19,000명의 직원 고용 승계도 일정한 계약으로(IBM이 레노보 인수때 계약 참조) 승계를 요구 할 경우도 있어서 여러 부담을 떠않게 된다는 단점이 발생합니다.

IBM처럼 레노보 인수시 생산라인이 다수 중국으로 옮겨가 있던 상황이나, 매출과 이익면에서 그래도 경쟁력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모토로라는 적자 상태에서 위에 말한 조건만 가지고 인수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한마디로 돈 먹는 하마를 그것도 언제 파산할지 모를 기업을 인수하긴 어렵다는 점입니다. 구글도 그걸 인정하고 전체 모바일 산업 부분을 인수한 것 아니겠어요?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알 수 있어..
정의로운 구글의 모습을 바라는 전문가, 이해 할 수 없는 천문학적 금액 지불을 납득 못하는 전문가들의 비 이성적인 이야기에 더 신경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왜?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 했는가에 포커싱 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시장 트랜드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부족할땐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하드웨어 발달이 중요했기에 투자와 시장 트랜드가 하드웨어 중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하드웨어 성능이 남아도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하드웨어에 고가의 비용을 들이려하기보다 가상화 기술 같이 저렴한 하드웨어에 운영체제를 4~5개 이상 실행해 효율을 높이려는 트랜드가 더 관심을 받고 있기에 소프트웨어 파워가 급부상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른 시장 트랜드를 생각해 보면 핸드폰으로 사진찍고, 음악듣고, 영화보고, 일정 관리하고, 메일보고, 웹서핑하고, 게임하는 것 처럼 시장 중심이 급격하게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소프트웨어 응용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더이상 하드웨어를 사기 위해 제품을 사는게 아니라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사는 상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죠.

결국 이것이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배경이 됩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하는데 모토로라 인수한다? 그래도 이해 못하겠다?
자 그럼 다시 생각해 보자고요. 구글은 소프트웨어를 팝니다. 그런데 이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50% 가까이 점유하고는 있지만 돈이 안되요. 왜일까요?

무료라서? 아니면 기업들이 채택을 안해서? 모두 아니죠? ㅎㅎ

그들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생각 했던 비즈니스는 안드로이드에 검색, 메일, 동영상, 음성, 지도 서비스등..을 끼워 팔아 광고 수입을 높이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제조사가 자사 하드웨어에 채용하면서 개조해서 서비스 제공율이 떨여졌습니다.

돈이 당연히 안되겠죠?

그리고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려고 했을땐 어떤 방향(꼭, 돈이 아니더라도 철학 같은 방향이 있었을 것..)이 있었을 텐데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넥서스 시리즈 같이 레퍼런스폰을 만들더라도 해당 제조사의 입장을 배려해야 했기에 자신들이 많들고 싶은 100% 레퍼런스폰 제작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 향후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크롬OS를 통해서 스마트폰, TV, 냉장고, 네비게이션, 세탁기, 홈네트워킹까지 진출을 염두해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원하고 가고자하는 방향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 유지 할 수 있는 제조사가 필요했다고 보여집니다.

좀 더 미래를 내다 본 투자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구글이 원하는 것은 무었인가?
바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바로 "기술 표준입니다." 기술표준이 무슨 말이냐? MS 이야기로 잠시 방향을 틀어보면,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PC를 만들때 어떤 기업의 기준을 따라 제품을 만들까요?

바로 MS죠? MS가 제시하는 윈도우 플랫폼에서 다양한 하드웨어적 기준을 제시하면 이 기준에 따라 하드웨어를 생산해 납품합니다. 결국 PC에 대한 기술 표준을 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것이 주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시장 장악을 통해서 경쟁 없이 손쉽게 제품을 판매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궁극에는 구글은 이렇게 모바일과 각종 하드웨어 OS 표준을 장악함으로 인해서 자신들의 광고 플랫폼을 삽입해 광고 비즈니스를 통해 MS가 20여년 이상 누려왔던 세계 지배를 꿈꾸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MS는 운좋게 좋은 시대를 만나 OS를 돈받고 팔아 수익을 냈지만 구글은 오히려 OS를 무료로 배포해 손 쉽게 시장으 장악하고 기업들을 자신들 플랫폼에 종속시켜 자신들 플랫폼에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와 광고를 삽입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정적 매출을 기대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모토로라 인수 성공하기만 할까?
현재 상황만으론 실패 확율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분석을 하는 첫번째 이유는 협력사 이면서 경쟁사인 기업들의 면면이 너무 강하다는 점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이들을 없이 여길 경우 이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고,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이외의 대안이 많다는 점도 걱정꺼리입니다. (차후 기회가 되면 소개해 보지요)

세번째로는 모토로라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하고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시설투자와 R&D 투자 같은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을 위해선 우선 제조 라인과 중복 투자 부분을 포함 불필요한 사업 부문을 정리해 조직을 슬림화해야 하고 OS 개발과 하드웨어 개발 조직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위한 조직 개편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이정도 노력을 통해 1만명 내외로 조직을 축소하고 중복 부분을 제거함은 물론 구글의 후광 효과와 최적화를 통해 2~3개 모델만 성공시키면 생각보다 빨리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안드로이드 동맹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키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오픈 소스 제단인 아파치나 우분투 계열에 기탁하거나 안드로이드를 공동 개발하고 표준화 할 수 있는 독립 기구 형태를 취한다면 최소한의 구글의 입장을 유지하며 당분간 협력사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아니면 버전을 2가지로해 모토로라/구글을 위한 최적화 버전, 속도와 안정성 범용성에 기반한 오픈용 안드로이드를 개발하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태블릿 전용 허니컴처럼 말이지요.


결론, 모토로라 인수 구글의 원대한 꿈을 위한 기초이다
구글은 세계를 연결하는 허브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신재생 에너지 투자, 광통신망 무상 보급과 같은 납득 못 할 투자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 모두가 구글이 그리는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구글만의 다양한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투자 가운데 구글이 아무런 이득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여기고 있지만 구글은 이런 투자를 통해 철저하게 이용자를 분석하고 산업의 파급 효과를 분석하며 자신들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분석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구글이기에 안드로이드의 무료화는 지속적으로 지켜질 것입니다. 래리페이지가 노망나지 않는 이상 눈에 보이게 모토로라만 편애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구글을 지켜봤듯 언제든 목적이 준비되면 뒷통수 칠 수 있는 기업이라(참고로 저 정말 구글 많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ㅡㅡ;;)한국 기업들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OS 독립 생각보다 쉽지 않고 결국 이 OS도 애플 앱스토어 같이 컨텐츠가 밑받침 되어야 제대로 성장 할 수 있는데 한국은 이런 준비가 안되 있는 만큼 오히려 이런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오픈 된 안드로이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오픈 OS를 만든다 거나 MS나 애플의 시스템에 등록하 소프트웨어를 따로 포팅과정 없이 활용 할 수 있는 역발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보여집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앞으로 10년간은 구글에서 종살이 할 각오하되 10년 뒤에는 독립해서 구글하고 맞짱뜰 준비를 기업과 정부, 국민적 차원에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0년뒤에도 삼성이 반도체 팔고 싶다면, 뭘 해야할까요?를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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